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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늦은 30대 고백
강진영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11월
평점 :
아빠와의 대화 중에 서로 의견의 차이가 있으면 일방적으로 아빠 자신의 깊고 현명한 말을 따르지 않는 내가 한심해 보일 정도니 말이다. 이러니 나는 아빠에게 먼저 다가갈 자신도 없었고, 그럴 수도 없었다. 안 그래도 상처받은 마음 더 깊이 파고 드러내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79-)
정말 이런 병사들을 보면 골치 아프다. 내가 그걸 찾아볼 시간이 어디 있냐 말이다. 나는 반대로 운전병만 사격하지 말라는 법이 육군 규정에 나와 있는지 직접 찾게 만들고 싶었다. 물론 모든 간부들이 '사격은 모든 병사가 해야 하는 병 기본 훈련에 포함되어 있으며, 운전병도 개인화기가 편제되어 있기 때문에 적법한 이유 없이는 운전병이라 할지라도 사격 훈련을 해야 한다'고 곧장 설명할 수 있는 능력들과 요구하는 지식들이 너무도 많다. (-106-)
나는 평소에 독서나 상담, 강의 뿐 아니라 종종 영화도 보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다니기도 했다.어릴적부터는 영화는 그저 잠시 쉬어가는 힐링 타임에 불과하다는 관념이 있었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영화 속 곳곳에 숨어 있는 삶의 의미들과 교훈들을 하나라도 얻기 위해 집중하기 바빴다. (-148-)
그 수많은 궤도 장비의 주인인 중대장을 내가 곧 맡게 될 거라는 엄청난 자부심이 있었지만 부담감 역시 만만치 않았다. 기본적으로 모든 장비는 중부재들이라 각종 수리 부속들과 정비 공구까지 상당히 무거워 까딱 잘못하면 순식간에 손가락이 날아가는 사고는 물론 사망 사고까지 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
중대장실에 어떻게 포토존을 만들지 생각하다가 내 중대원 주에 정말 그림을 잘 그리는 병사가 떠올랐다. 그 애는 군대에 있기 아까울 정도로 그림을 잘 그렸는데 ,항상 저녁마다 주말마다 그림을 연습하고 있었다. 군대에서 써먹지도 못하는 그런 재능이 너무 아쉬웠던 나는 내가 장교 생활을 하면서 꾸역꾸역 만들었던 포스터들이 생각났다. 나는 그에게 자신의 놀라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229-)
어느새 아주 희미하게나마 날이 밝아 오고 있었고, 곧 나는 피니시 지점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피니시 지점은 100KM 에 걸맞은 성대한 대접을 하듯 레드카펫이 깔려 있었는데, 그 레드카펫을 밟는 순간 나는 벅찬 감정을 못 이겨 눈물이 터져 나올 뻔했다. 완주할 때 느낌은 100KM 에 걸맞게 엄청남 것이었다. (-271-)
철인작가 강진영의 『오! 나의 늦은 30대 고백』이다. 자신의 이름 앞에 붙어 있는 철인은, 마라톤, 수영,자전거, 이 세가지 종목으로 된 코스를 완주할 때,붙는 호칭이다. 작가 강진영의 아버지는 군인이었다.어려서부터 자주 이사를 했고,자신도 장교의 꿈을 키워 나갔다.
성공과 실패,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우리는 이 책을 통해,저자의 인생의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군인 장교로서의 부적응을 극복하면서, 억울한 상황에 대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내가 한 일도 아닌데,자신이 책임지는 상황을 스스로 납득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버지의 강요로 인해 육군 3사관학교에 편입되었지만, 제2차 중대장을 이어가면서, 스트레스와 번아웃에 시달리게 된다. 슬픔과 마음 속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힘든 상황에서,새로운 길을 찾았으며, 철인3종 경기에 출전하여,완주하였으며,2번 100km 울트라 대회에 나간 특이한 이력도 나온다. 내가 가진 재능이 적절한 곳에 쓰여지기 위해서는 나를 객관화하고,내가 적응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가 '철인작가;의 삶을 살게 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