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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피
나연만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평점 :

안치호는 목이 와이어에 졸린 채로 질식되어 꿈틀거린다. 무기력한 반항이다. 안치호의 움직임 탓에 주머니에 들어 있던 갤럭시노트와 녹색지포라이터가 슬금슬금 빠져나온다. 마치 살겠다고 기어 나오는 것 같다. (-9-)
준우는 아버지의 정신이 온전하지 않길 바랐다. 맑은 정신으로 죽음의 고통을 감내하는 아버지를 지켜보기가 괴로웠던 까닭이다. 폐암은 그런 병이었다. 아버지는 그 말을 한 후 이레 만에 숨을 거뒀다 엄마 공예지가 죽은 지 10년 만이었다. (-13-)
2012년 4월 11일.공예지가 살해당한 날.공판 때마다 검사와 변호사는 인사말처럼 그 날짜를 던지면서 다음 말을 이어 나갔다. 준우는 공판이 시작될 때부터 샌드백처럼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24-)
박한서는 다른 경찰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안치호의 전자발찌를 안치호의 집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몸에 부착했을 것이다. 서로 말한 마디 나누지 않았지만,박한서와 준우의 손발은 계획범죄자들 이상으로 잘 맞은 셈이었다. 그렇게 안치호는 수많은 실종자 중 하나가 되었다. (-104-)
남자 역시 언덕 위에서 산타페를 발견하고는 차가 있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대, 감색 셔츠가 산타페에서 블랙박스를 떼 오는 걸 보고는 제방 위에 멈춰 서 기다린 것이었다. (-209-)
이미 돼지 안 마리가 자리깃을 무어 바닥에 깔기 시작했다. 출산 징후라고 했다. 집 안의 모든 일을 준우가 할 수 있었지만 돼지 새끼는 늘 사광욱이 직접 받았다. 그만큼 신중하고 중요한 일이었다. (-252-)
백상은 준구아 발을 들어 올린 틈을 타 다시 계단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발이 바닥에 닿자 그는 비틀거리면서도 온 힘을 다해 복도 끝에 있는 문을 여고 들어갔다. 준우는 그를 뒤쫓았다. 넓은 방이 펼쳐 졌다. (-297-)
소설 『돼지의 피』은 주인공 사준우가 나오고 있다. 자신의 가족에 불행을 안긴 안치호가 있었으며, 2012년 준우는 엄마 공예지을 죽음에 대해 복수하기로 결심하였다. 아빠 사광욱과 엄마 공예지는 천리안 PC동호회에서,마난 결혼하였으며, 준우가 태어났다.
행복한 삶, 평범한 삶을 꿈꾸었던 가족이 하루 아침에 불행이 찾아왔다. 2012년 엄마가 살해당햇고,10년 뒤 아빠도 사망하였다. 이제 준우는 부모 없는 고아가 되었으며, 자신에게 불행을 준 안치호에게 직접 복수하기로 결심하였다.
하지만, 누군가가 안치호를 직접 죽였다. 출소 후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던 안치호는 누구를 해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신이 스스로 죽음을 맞이해야 했고, 준우가 안치호를 죽인 건 아니었다.복수를 꿈꾸었지만, 도리어 누군가가 복수를 실현해주었다. 공교롭게도,준우는 안치호의 죽음의 배후에 있는 유력한 용의자였다. 하지만,준우가 죽인 건 아니었다. 형사는 범인을 찾아야 했고, 유력한 용의자 대신 다른 사람을 물색하게 된다. 준우가 원햇던 것을 해결해준 인생의 해결사,그 해결사가 소설 속에 채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