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영화가 내린다면
홍 기자 지음 / 찜커뮤니케이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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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하늘에 <안갯속 그녀_리턴> 이라는 회색빛 영화제목이 뜨고 음악이 잔잔하게 흘렀다. 우울하면서도 슬프고도 아름다운 오프닝 OST였다. 현재는 검은 하늘의 스크린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45-)



병원 건물과 병원 공원이 연결된 잔디 속 돌길의 비뚤비뿔한 돌 하나씩을 사이좋게 나눠 가지런히 밟으면 저벅하고 돌과 신발이 만나는 소리, 사이가 유독 가까운 돌을 밟을 때면 수줍게 스치는 현우와 미희의 팔, 현우의 남방 셔츠를 다시 추스릴 때마다 미희의 목덜미에 느껴지는 차갑고 알싸한 늦은 밤의 차분한 공기. (-47-)



"할머니, 내가 신기한 것 보여줄까?"

"신기한 거 뭐?"

경우는 한참을 웃다가 정색하고 경희를 쳐다봤다. 경희와 현재는 호기심에 가득한 눈빛으로 경우의 얼굴을 뚫어지게 봤다. 이때 병동 간호사 두 명이 병실에 들어왔는데 한 명은 병실을 돌아다니면서 노인 환자들에게 선글라스를 하나 씩 씌어 줬다. 테는 짙은 초록색이고 렌즈는 옅은 주황색이었다. (-70-)



바로 그 순간 경우의 콧속으로 너무 좋은 형기가 살짝 들어왔다. 약간 진한 로즈향기라고 할까?'진한 로즈마리 향기,' 맞다. 그거다. 향기가 정말 좋아서 경우는 눈을 감고 콧구멍을 벌렁거렸다. (-81-)



소설 『하늘에서 영화가 내린다면』은 INFJ 인 아들 경우와 INTJ 인 엄마 현재가 주인공이다.엄마와 아들 사이에,요양원에 계시는 경우의 외할머니 경희가있었다.서로 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며, 상상력이 충만한 경우는 이성에 충실한 엄마 현재와 부딛칠 수 밖에 없었다. 소설은 바로 이런 다름에 대해서, 작가의 시선을 담고 있으며,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이성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인간관계도,소통도 마찬가지다.



하늘에서, 영화가 보인다는 상상력,언제나 우라는 상상이 현실이 되었고, 또다시 세상을 상상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수업 시간에 조는 아이들, 먼 산을 바라보며, 수업에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던 공상가들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셈이다. 집에 나와서, 하늘을 보면, 영화를 볼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실제가 되는 것이다. 물론 그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확신의 t'의 힘, 이성의 힘이 필요하다.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감성의 F'는 '확신의 T' 와 부딛치며 살아가며, 갈등과 반목이 매번 나타나고 있었다. 일을 잘하는 아들 경우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사장님으로 인해 매순간 힘들어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예측 불가능한 감정을 표출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 F형 노동자는 항상 힘겨워 한다. 여기서 '강철 멘탈 현재'기 아들 경우를 보면서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이 소설은 세상에 대해서, 인간관계에 대해서,MBTI 로 말하고 있어서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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