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교실은 살아 있다 -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수업을 꿈꾸는 어느 국어 교사의 행복한 교단 일기
허서진 지음 / 책과이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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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3반의 담임교사,1학년 전 반의 국어 수업 전담 교사, 환경기획 업무 담당 교사, 세가지 타이틀이 첫해 나를 수식하는 말이었다. 첫 담임으로 만난 아이들은 그저 예뻤지만 학급을 안정적으로 잘 꾸려가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이었다. (-50-)



청탁금지법이 현장에 도입된 이후에도 몇몇 아이들은 스승의 날이 되면 작은 선물을 가져왔다.학생들이 준비한 선물은 과자나 초콜릿,작은 카네이션 바구니, 열쇠고리나 손거울 등 소박한 것들이었으나 법에 저촉되므로 모두 거절했다.그때마다 나는 어쩐지 아이들의 마음을 거절하는 것 같았다. 애써 준비한 선물을 돌려보내는 내 마음과 준비한 선물을 도로 가져가야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부딪혀, 우리는 서로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했다. (-89-)



참관과 관찰이 전부이던 2주 차를 지나 3주 차가 되던 때에는 교생 선생님들과 수업 실습이 에정되어 있었다. 이제껏 관찰한 내 수업을 참고하여 세 사람 각자 자기에게 맞는 수업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당시에 내 수업은 디귿 자 자리 배치를 활용한 활동 위주였기에 그런 수업을 처음 설계하는 교생 선생님들로서 어려움을 많이 겪을 수밖에 없었다. (-146-)



나는 요즘 용기있게 선을 넘는다. 매시간 깨지고 부서질 각오를 하며 넘고 또 넘는다. 수업 중에 선을 넘는 것도 모자라 교실에 들어갈 때부터 아예 앞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뒷문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어느 날 문득 교사가 꼭 앞문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법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천연스럽게 뒷문으로 들어가 교실을 한 번 훑고 지나갔다. (-176-)



"샘,다른 학교 가서도 다 그렇게 다 그렇게 말하는 거 아녜요?"

끓어오랐던 교실 온도를 일순간에 떨어뜨린 한 아이의 질문,그 질문에 내가 하는 말이 진심처럼 느껴지지 않은 걸까. 입에 발린 소리라고 느낀 걸까,순간 머뭇했다. 하지만 자신 있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해주었다.

"다른 학교에 가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정말로 행복한 교사겠지?"

질문했던 아이는 피식 웃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 아이의 눈빛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259-)



현직에 있는 교사들은 교사들의 이야기가 가장 궁금할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아이들과 부대끼고, 교육의 방향은 어떻게 햐야 하는지, 초등학교라면, 6년마다, 중고등학교라면, 3년마다 3월이 새로운 아이들이 바뀌고, 그 과정에서, 정들었던 아이들과 헤어져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만남과 이별에 대해서,아쉬움을 느끼거나,서로 관계의 다정함을 원할 것 같다. 선생님과 제자 사이에는 사람과 교육이라는 공통 분모가 존재하며, 시대에 따라서, 선생님의 역할이 바뀌고 있어서, 일선 선생님들의 고민도 그만큼 깊어진다.



작가허서진, 일반계 고등하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교과목 이외에,교육청에서 요구하는 역할도 추가되고 있다.학원과 다른 점은 여기에 있었으며,아이들을 바라보는 따스한 마음의 온기의 기준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임용고시에 합격 후, 교사로서, 담임으로서, 환경기획 업무 담당 교사로서의 역할이 존재하였으며,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은 무엇인지 생각하였다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생님 스스로 바뀌어야 아이들도 바뀔 수 있다. 때로는 띠스한 눈빛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때때로, 아이들의 질문 속에 숨어있는 생각도 엿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질문한다는 건, 용기가 필요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여기에 선생님은 때로는 아이의 질문에 대해서,적절한 답을 말하지 못할 수 있다.그것을 어느 정도 감내하고,아이들에게 진심어린 말과 생각을 전달한다면, 원하는 답을 말할 순 없어도,아이들은 선생님 또한 자신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려 한다는 걸 느낄 것이고, 서로 따스한 눈빛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스승과 제자 사제 지간에 지켜야 하는 기본이며, 수능과 입시가 교육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명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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