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라면소설 3
김영리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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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이 풀리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부엌으로 들어가 후다닥 라면을 끓였다. 그 사이 식탁까지 금붕어 똥처럼 쫄래쫄래 따라온 언니들이 돈을 얼마나 쓴 거냐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한입 먹기도 전에 체할 것 같다. 10만 팔로워를 달성하려면,잔소리 방해꾼들과는 선을 그어야 할 때였다. (-20-)



"아! 나 이 이야기 알아, 장화랑 홍련이 그 용감한 부사한테 다 말해서 부사가 억울함을 풀어 줬잖아. 근데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야?"

"염소랑 소녀."

"쟤들이 장화랑 홍련이라고? 말도 안 돼."



몇몇 사람이 목소리를 높여 노동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세상에는 많은 일이 일어났고, 방글라데시는 멀었고, 사람들은 잊었다. 슬프고 가슴 아픈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환경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도 몰랐다. 싸게 사고 쉽게 버린 옷에는 샤히나 같은 소녀들의 피가 묻어 있었다. (-73-)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쓰레드, 이런 것을 SNS 라고 부른다. SNS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비추고, 우리는 거울처럼 함께 살아가고, 함께 서로 소통하면서, 공동체를 만들었고, 서로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교환하며, 사회적인 의미로 작용하고 있다. 때로는 SNS 가 추구하는 순기능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부정적으로 쓰여지거나,의도적으로 정치적으로 쓰여지는 경우가 종종 생겨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우리는 SNS 공간 안에서,인간의 욕망을 투영하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확인시켜 주고 있다.



책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에는 인플루언서가 어떻게 쓰여지고,개념화하는지 엿볼 수 있다. 100만 팔로워 정도는 되어야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다. 사람들에게 내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유투브 구독자 100만이 넘어서면,그들에게 상패를 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인플루언서와 소비독점은 서로 엮이며,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일반인이 제품을 홍보하는 것과 인플루언서가 홍보를 하는 것은 차이가 난다. 자본주의와 인플루언서는 서로 커넥트하고 있다. 


패션,트렌드, 소비,이러한 것들이 자연스럽지 않고,인위적일 때가 있었다. 소설에서,우리가 어떻게 소비하고, 쉽게 버리며, 유행이 지나거나 ,트렌드에 벗어나면, 더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리는 것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쉽게 살 수 있고, 편리하게 버릴 수 있다. 돌이켜 보면,우리 주변의 수많은 앱은 이렇게 자원의 순환이라는 탈을 쓰고 있지만,실제로는 내가 쓰기에는 애매하고, 버리기에도 애매한 제품이나 옷을, 누군가는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착안하였다.우리의 소비를 적극 줄이자는 캠패인을 실천하는 이들은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이 소설은 바로 우리의 소비에 대해서, 민낯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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