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G짜리 바벨을 양쪽에 달면 5KG이 된다
방현일 지음 / 좋은땅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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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보이지 않는 공포였다. 해피와 산책하러 나오던 주이었다. 그녀의 기침 솔리에 해피는 출입문 안에서 오줌을 지렸다. 온몸을 둥글게 만 채, 16년째인 내 차의 시동처럼 달달거렸다. 나는 해피를 들어 올리여 했으나 바닥에 딱 붙은 오래된 껌처럼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17-)



시간이 흐르고 아버지는 점점 야위어 갔다. 씹는 것도 힘들고, 소화력도 약해서 될 수 있으면 가장 부드러운 것을 사야 했다.홍시, 바나나, 카스텔라 등,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도 넘기지 못했다. 침대에 세로에서 가로로 돌려져 있었다. (-49-)



"아직도 날 의심하는 겁니까? 재겨인 의뢰인 안미라의 이복동생입니다.미라는 내게 재경일 애인이라 소개를 했죠. 그때 알았어요. 미라가 왜 내게 접근했는지, 오해하고 있구나 해서요. 그때 그 친구는 위암말기 환자였어요.이미 죽은 목숨이었단 말입니다." (-107-)



활짝 여린 창문으로 달빛이 비치고 있었다. 나는 새우등처럼 허리를 구부린채 머리를 평상시와는 반대로 달빛을 받으며 꼼짝하지 않았다. LED 조명은 껌뻑거리더니 '퍽!' 소리와 함께 꺼졌다. (-148-)



재형은 다른 직원들이 대개 오전 일곱시 십오분에서 삼십분 사이에 온데 비해 약, 사십 분 가량 먼저와서 그날의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스위치켜기부터 책상 서랍,캐비닛 열기, 복사기 켜기, 행정실장 책상 위에 신문 갖다 놓기, 화분의 물주기,열개의 일지에 기록하고 도장을 찍고 운동장에 나가서 휴지를 줍고 들어와서 그날의 일과를 준비해 놓았다,. (-194-)



인간은 행복을 꿈꾸며 살아간다. 살의 의미를 만들고,나름대로, 인생관,가치관을 만들어 살아가며, 성공을 꿈꾸며 살아간다.그 과정에서 우리는 비정한 현실을 목도 하며 살아가고 있으며,경쟁 사회의 잔인한 면을 항상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소설 『2KG짜리 바벨을 양쪽에 달면 5KG이 된다』은 12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우리의 인생에 대해서, 2kg짜리 바벨 두 개를 지고, 5kg짜리 안생의 무게를 체감하며 살아간다는 걸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었다. 행복은 돈이 기준이다. 돈이 많으면 행복하고, 돈이 없으면 불행하다. 대한민국 사회가 불안한 사회로 인식되고 있는 이유는 그래서다. 물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불안한 삶, 강박과 자신의 결함을 느끼며 살아감으로서, 우리 스스로 후회와 직결되는 선택을 매순간 하고 있었다.



12편의 소설은 무겁고 침울하다.그리고 막막하게 느껴진다. 우리의 인생도 그러하다. 행복과 점점 더 멀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가난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믿기 힘든 상황에 내몰리고 있었다. 2kg짜리 인생의 무게를 양 손에 들고 5kg까리 불행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소설 『2KG짜리 바벨을 양쪽에 달면 5KG이 된다』 은 공교롭게도,우리의 삶과 밀접한 누군가의 아픔과 고통을 담고 있기 때문에, 위로가 되고,치유가 되었다 .내 삶과 나와 가까운 이들의 삶이 거기서 거기라는 걸 느낄 수 있다.그불행한 삶은 공포스러운 삶과 연결되고 있으며, 분명한 불행이나 후회,불안은 존재하지 않는다.단, 막막한 순간, 막막한 인생이 눈앞에 놓여져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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