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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데트의 노래
프란츠 베르펠 지음, 이효상.이선화 옮김 / 파람북 / 2024년 9월
평점 :
한 소녀가 수녀 앞에 서 있다. 나이에 비해 작은 편이다. 마른 체구가 남부 지방 특유의 조숙함을 보여 주지만 둥근 얼굴은 매우 어리게 보인다. 소녀는 농민들이 입는 긴 작업복을 입고 나막신을 신었다, 이 지역에서는 소수의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렇게 입는다. 소녀의 눈빛은 마치 성직자의 것처럼 솔직하며 무심한데, 그 속의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수녀의 신경을 거스른다. (-41-)
다사다난했던 수비루 가족의 2월 11일이 마침내 끝닜다. 프랑수아 수비루가 주도한 사육제 만찬은 아직도 토방의 매캐한 공기 속에 남아 있다.아궁이 속에는 잘 마른 나무가 타며 벽에 그림자를 만든다. 하지만 아직 잠들지 않은 베르나데트는 평소와 달리 그림자에서 악마의 얼굴이나 무서운 형상을 보지 않는다. (-118-)
베르나데트는 순순히 종이와 펜과 잉크를 받아서 여인이 서 있는 암벽에 다가가 바위에 올라서서 두 팔을 벌린다. 이 행동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인상적이어서 뒤에 있던 두 여인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들도 기적을 보게 될 것인가?아직 아무도 보지 못한 기적을?밀래 부인은 기절할 것 같다. 심장이 멈추고 오한이 온다. 그녀는 동굴에서 나와 되도록 멀리 떨어진 개울가에 무릎을 꿇는가. 페레도 뒤따른다. (-151-)
재봉사 앙투아네트 페레는 변덕스러운 밀레 부인이 금새 베르나데트에게 싫증이 나서 곧 친절을 거두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평민 출신 소녀가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와 이득을 보는 것을 참을 수 없다. 더구나 자신의 판단 착오로 벌어진 일이다.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연옥의 엘리즈를 구하자는 제안을 자신의 입으로 했을 리 없다. 미레 부인의 작은 예지자 소녀에게 홀딱 만했고, 그 변덕스러운 애정이 언제 끝날지 도무지 알 수 없다. (-200-)
"번개가 치면 그 주변이 환하게 보이듯이 루르드의 이 비극적 사건은 이 지역의 주민이 처한 물질적, 정신적 빈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도대체 지난 10년간 이 지역을 현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나 했을까?전혀 하지 않았다. 게다가 의도적이다. 신부를 비롯한성직자가 지역 주민의 교육을 대부분 맡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절대로 독재에 대항할 수 있는 자유사상을 키울 수 없다. 세상을 바꾸려는 높은 목표를 지닌 사람을 바른길로 인도하려면 종교의 속박을 없애는 것이 가장 훌륭한 방법이다. 제국의 종교와 교육 담당 룰랑 장관은 이런 점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260_
"저는 불운한 사람입니다. 그런데고 하느님께서 아직도 저를 시험에 들게 하십니다. 제 딸아이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정신이 나간 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우리를 갖고 노는 건 아니라는 것 이것 한가지느 확실히 알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찌 되었든 계속 살아 나가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렇게는 못 살겠습니다. 이 좁은 방에 지금 총 열 명이 있어서 공기가 부족하네요. 그러니 친애하는 친지와 이웃 여러분,제가 여러분께 이 방에서 나가서 다시는 오지 마시라고 해도 원망하지 말아 주십시오," (-276-)
136년간 시신이 썩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미라, 베르나데트 수바르 수녀가 있다. 베르나데트 수녀는 1858년 2월 11일부터 7월 16일까지 18회에 걸쳐서, 순수한 동정녀 마리아 발현이 있었다. 이 소설은 실존인물 베르나데트 수녀의 삶을 복원하기 위한 영성 소설이며, 하느님의 신비로움과 인간의 성성(聖性)을 참미하고자 하였다.
베르나데트 수바르는 어린 시절 , 가난한 삶을 살았고, 나막신을 신으면서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며, 삼위일체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이 소설에서, 현세에 사는 인간이 보여주는 여러가지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자 한다. 특히 우리 스스로 소설이 인간의 영혼을 정화시키기 위한 긴 여정을 소설에서 읽을 수 있었으며,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녀 마리아가 마지막 발현되는 순간, 메르나데트에 대해서, ' ‘원죄 없이 잉태된 자(Immaculata Counceptio)’라고 밝혔다.
소설은 종교적인 가치관, 신에 대한 숭고함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순수한 종교적 결정체,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여러가지 조건들과 일치하고 있으며,우리가 생각하는 여러가지 요소들을 밀접하게 엮어 나간다. 이 책을 통해 종교적인 가치가 우리에게 어떤 인격적인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지, 어떻게 하는 종교적 가치를 숭고한 삶으로 엮어 나갈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으며,앞으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 순수함을 지키고, 더러움을 정화시키는 과정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1943년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으며,아카데이 영화상 4개 부분에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