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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그대 ㅣ 일본문학 컬렉션 6
다니자키 준이치로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4년 8월
평점 :

소녀는 한동안 이 기괴한 그림을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눈빛이 변하더니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신기하게도 소녀의 얼굴이 점점 왕비의 얼굴로 닮아가고 있었다. 소녀는 그림 속에 있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 (-17-)
결혼 후 그럭저럭 3개월 동안은 그들도 여느 신혼부부처럼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남편은 약간 여성스러운 면이 있는데다 말수가 적은 사람이었다. 회사에서 돌아오면 저녁을 먹고 몇 시간은 반드시 아내와 함께 보냈다. (-33-)
머리가 끝날 무렵 슬그머니 다시 미용실로 돌아온 다 지마는 3센티 정도 되는 두툼한 지폐 다발을 미용사의 흰색 윗옷 주머니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거의 기도하는 마음으로 속삭였다.
"굿바이."
그 목소리는 본인도 놀랄 만큼 위로하는듯 사과하는 듯 다정했고 애조를 띠고 있었다. (-88-)
나는 재빨리 왼족 팔에서 뽑은 피를 이 심장으로 흘려보내고 심전도계를 작동시켰지. 점점 약해지던 심장에 내 피가 닿자 갑자기 활기를 띠며 거의 서른 번 정도 격렬하게 박동하더군. 그러다가 금방 도 힘이 약해지더니 심박동이 딱 멎어 버렸어.심장이 죽은 거야. (-145-)
우카르나무는 가느다란 이파리 하나 흔들리지 않았고 땀방울이 등을 따라 스르르 흘러내렸다. 너무도 고요했다! 온 마을이 다 잡든 걸까? 사람이나 돼지, 닭이며 도마뱀까지, 그리고 바닷소리도, 나무도 ,헛기침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피곤함이 조금 잠잠해지자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156-)
정원에는 작은 언덕이나 석가산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그리고 단풍나무라든지 백일홍 등 관상수의 굵기나 정원사의 송길이 그대로 남아있어 꽤 고풍스러운 정원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오빠네 집 옥상 정원에서 봄이면 구름처럼 보이던 벚나무도 이 정원 안에 있었다. (-175-)
100년전 일본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지금의 일본과 다른 모습을 추구했던 그들이 살았던 그 당시의 모습을 일본 문학 컬렉션 여섯 번째 이야기 『안녕, 나의 그대』에서 느껴 볼 수 있었다. 일곱 명의 일본 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아쿠타가와 류노스케,다자이 오사무,고사카이 후보쿠,나카지마 아쓰시,오카모토 가노코,이토 사치오가 쓴 단편 소설 일곱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일곱 단편 소설은 자연적인 삶을 추구하며,지금과 다른 삶을 추구하고 있다. 자본보다는 인간이 우선이며, 그 당시에 우리가 살아왔던 삶과 다른 일본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그들으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았고,기술적으로보나,자본으로 보나 우리보다 더 나은 삶 그 자체였다. 도시의 정취보다, 자연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왔고, 일본인의 애면을 어덯게 그리고 있는지, 남녀가 서로 사랑하였는지 느낄 수 있으며,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의 삶이 10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 단편에서,놓칠 수 없는 것 중 하나로 일본 작가드의 생각과 가치관이 한국 소설에도 반영되었으며,일본의 로맨스 풍이 우리에게 어던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랑은 인간이 추구하는 삶의 일부분이며,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