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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머니 ㅣ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평점 :
에디는 시카고로 다시 돌아가거 뚱보를 이겼다. 뚱보가 어깨를 으쓱하며 에디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그 말을 할 때까지, 계속 그를 제압하고 있었다. 갈수록 점점 더 흐릿해져 가는 앞으로의 인생에서 에디는 뚱보의 그 말을 절대 잊을 수 없었다. 앞으로 무엇이 잊히든 간에,"나는 자네를 이길 수 없네. 패스트 에디." (-65-)
에디를 방해하는 한가지는 책상 서랍 안에 있는 신문이었다. 사흘전 아라벨라가 외출해 있는 동안 그는 짐을 풀면서 빈 서랍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맨 아래 책상 서랍부터 빼 보았다. 신문지 더미 위에 한 신문이 올려져 있었다. 그는 아무 생각없이 신문을 들었다가 아래에 사본이 하나 더 있는 걸 보았다. (-148-)
에디는 자기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서 손놓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요한센은 다음 경기에서 랭크된 공을 한 번에 처리할 뻔했지만, 7번 공에서 실수했고, 결국 그 공은 아래쪽 코너 포켓 근처의 레일에 처박히고 말았다. (-253-)
스피커에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나왔다."1983년 동부 나인볼 챔피언십 2위에 오른 뉴저지의 오렌지 출신, 브라이언 메이크피스가 3번 테이블에 출전합니다!"가벼운 박수 소리가 나왔다."그의 상대는 미네소타 뚱보와 함께 미드 아메라칸 TV 시리즈의 스타가 될, 켄싱턴의 렉싱턴 출신, 페스트 에디 펠슨입니다! " (-353-)
2020년 11월 마이크타이슨 로이존스 전설의 복서 대결 이 있었다. 50대 중반이 되어, 이제 육십 가까이 되어버린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과 세기의 대결을 끌었던 이유는,마이크 타이슨의 주먹이 여전히 살아있을 거란 기대를 품고 있어서다. 매스 미디어가 발달함으로서, 세기의 대결은 자본과 엮이게 되고, 대중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각종 마케팅 전략을 쓰기 마련이다. 당구계에, 전설의 대결이 있다면, 소설 『컬러 오브 머니』에 등장하는 페스트 에디 펠슨과 미네소타 뚱보의 대결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1960년대 에디와 뚱보가 달구장에서, 만나서, 격렬하게 도박 당구 대결 끝에 에디가 지고 만다. 그 다음, 20년이 지난 이후, 1983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컬러 오브 머니』에서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당구장을 팔고, 빈털털이가 된 에디의 모습이 나온다. 에디가 패스트 에디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는 당구 판돈을 빨리 키우기 때문이다. 지기 싫어하는 에디의 성격이 전설의 당구 게임을 만들었으며,에디가 빈털털이가 되었던 것도 마찬가지다.
이 소설은 『허슬러』와 함께 보아야 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폴뉴먼이 등장하는 『허슬러 』 속 에디의 모습과 톰크루즈가 나오는 『컬러 오브 머니』 속 중년이 된 에디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젊었을 때 당구 게임은 돈을 모으기 위해서,신분 상승을 위해 당구 게임을 펼쳤다면, 중년 이후의 에디에게 당구 게임은 돈 이상의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에디와 뚱보의 맞대결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놓지 않으려 하는 그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또다른 모습으로 느껴질 수 있다. 왕년에 내가 무었을 했다고 말하는 수많은 이들이 말년에 초라한 모습을 살아가고 있는 걸 볼 때, 우리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회복하려고 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