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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의 속도
전혜지 지음 / OTD / 2024년 7월
평점 :



사람들은 내 뚱뚱한 외모 때문에 당연히 운동을 싫어할 거라고 생각한다. 월,수,금은 새벽에 수영 강습을 받고 출근하는데, 대부분이 깜짝 놀란다. 운동도 하냐며 노라고, 생각보다 부지런하다고 놀라고, 물에 뜨냐면서 놀랐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밖에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했다. 좋아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잘 하기도 했다. 100m 를 13초에 뛴다고 했던 건 중학교 때인데 학교 대표로 육상대회에 나가기까지 했다. 그러니까 우리의 외모만 보고 운동과 건강을 운운하는 건 사장의 오해라는 것이다. (-15-)
플라스틱 용기를 찍어내는 공장에서 불량품을 걸러내고 개수에 맞춰 포장해 나르는 일이었다. 나와 미화언니가 살이 쩠다는 사실은 이 일에 아무 지장이 없었다.,우리는 불량품을 잘 골라냈고 , 개수도 틀리지 않았으며, 깔끔하게 포장해 번쩍번쩍 잘도 날았다. 그 일의 대가로 월급을 받아서 우리는 불금에 치킨과 맥주를 마셨다. 미스 정도 함께.(-45-)
'다른 사람의 일에 말려들지 않도록 조심하시고."
나는 점심시간 끄트머리에 시위대에 합류했다.마치 프린터기에 가져가지 않은 출력물이 남아 있었다. 폰트는 헤드라인에 색은 빨갛게, 크기는 72포인트 정도로 '원장 독재 타도' 가 적힌 출력물이었다.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었다. '조심'하셔도 말려들 수밖에 없었다. 노동이란 그런 거니까. 언제 어디서 누구든지 고단한 거니까.(-78-)
나도 언주도 중고교 시절 우등생이란 소리를 들으며 소위 말하는 '인서울'의 대학에 다녔지만, 나중에야 우리가 깨달은 건 우리의 공부 실력은 어설펐다는 것이다. 입학할 때야 개천에서 용 난 줄 알고 상경했지만, 졸업 후 서울살이는 녹록지 않았다. 취업에도 우리의 학력은 어설퍼서 어설픈 직장을 얻었기 때문에 어설프게 살게 된 것이다. 그 바람에 언주는 우리 아들은 어설프게 만들지 않겠다며 우리의 처지보다 많은 돈을 들여가며 교육에 열과 성을 보였다. (-132-)
2023 목포 문학박람회 청년신진작가 출판오디션 수상집 작품집으로 다섯 편이 선정되었다.그 다섯 편은 《인어의 꿈》, 《한 눈이 반했습니다》, 《캐서린의 속도》, 《슈팅 라이크 쏘니》, 《상하이 , 너르 위해 준비했어》 다. 소설 《캐서린의 속도》 는 컴퓨터 공학과 연극을 공부한 전혜진 작가가 쓴 소설이며, 로봇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으며, 10년 간 신춘문예에 응모하여, 10 번 모두 낙방한다. 자신의 낙방 습작 글들을 모아서, 《신춘문예 낙선집》을 제작하였으며,좌절하지 않으며,자신의 꿈을 펼쳐 나가고 있었다.
소설 《캐서린의 속도》 은 여섯 편의 단편 「비만은 병희다」, 「오늘의 운세」,「나비키스」,「수수료」,「캐서린의 속도」,「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에서」 으로 이루어져 있다.여성으로서의 삶과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점, 더 나아가 우리가 바꾸어야 하는 현실적이 요소들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있었다. 특히 「비만은 병희다」는 여성이라면, 죽을때까지 다이어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회사에서, 면접을 할 때, 여성에게 외모와 몸무게, 나이는 빠지지 않는다. 이 세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일을 잘 하던 못하던, 결함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이 단 편 속 주인공 미스 정병희는 162cm의 키에, 70kg이 넘는 몸무게를 가지고 있었다.그건 회사 내에서 눈총 받기 쉬운 상황이며, 뚱뚱한 사람은 운동도 안하고,일도 못하고,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곱지 않은 민낯을 그대로 주인공 병희에게 나타나고 있으며, 비만은 4대 성인병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만나는 사람마다 , 잔소리로, 다이어트 , 살빼라는 잔소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머지 다섯 편의 소설은 한국인만이 느낄 수 있는 한국 사회 곳곳의 저서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바라보면, 한국의 뜨거운 교육열을 칭찬한다. 하지만, 한국 사회 안에서, 학부모의 자녀 교육열은 내 아이는 절대 나같이 살아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에서 시작한다.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한국 사회의 교육열은 학교 체벌을 상식으로 생각하였고, 스승의 그림자는 밟으면 안된다는 불문율이 생겨났다.지금은 거꾸로, 학생들 눈치를 보고 있는 선생님이 늘어나고 있으며,예전보다 선생님의 처우는 좋아졌지만, 선생님의 인권은 과거에 비해 미흡한 현실이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1등 만능주의 , 어설프게 하느니 안하는게 낫다는 정서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