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달달북다 1
김화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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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창 더웠던 날 그 남자를 마났다. 내가 티튀루스라고 부르기로 한 남자. 딱 그 이름이 어울렸던 남자. 남자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고 있었다. 개가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빠르게 걷던 속도를 늦춰 개를 바라보며 걸었다. 개의 목줄을 쥔 주인이 나를 슬쩍슬쩍 보는 게 느껴져서,어색하게 고개를 끄덕 숙여 인사를 건넸다. 강아지가 너무 예뻐요.만져봐도 되나요? 하고 말을 건넬 용기는 없었기 때문이다. (-18-)

책늘 좋아한다기엔 1년에 네 권 읽는다. 떡을 좋아한다기엔 떡집에 들른지 한 달이 겨우 됐고, 산책을 좋아한다기엔 나가기까지 너무 귀찮아한다.티튀루스를 만나기 전까진 그랬다는 말이다. 티튀루스를 만나고 나서는 떡집을 들르는 것도, 공원에 나오는 것도 신이 났다. (-47-)

침묵이 너무 길지 않소,티튀루스 .심술이 난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티튀루스의 옆구리를 쿨 찌른다. 옆구리를 붙잡고 웃는 티튀루스.하하 웃고 흠흠 목을 가다듬는 티튀루스의 표정이 어떤지 쑥스러워 보여 에에 뭐야 표정, 하며 몰리려고 했는데 티튀루스의 목소리가 더 빨랐다. (-71-)

김화진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에는 평범한 회사원 모림이 나온다. 회사원으로서 평범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우연히 강아지를를 데리고 공원에서 산책나온 , 개르 데리고 다니는 남자 '티튀루스' 라고 부르는 그 남자를 만나게 된다. '티튀루스' 는 떡집에서 일하는 '찬영'이며, 모림이 가끔 다녀왔던 떡집이다. 두 사람이 서로 알아보지 못했던 건, 찬영이 떡집에서 일할 땐 다른 옷을 입고 있어서다.

'티튀루스' 는 앙드레 지드, 『팔뤼드』에 나오는 소설 속 주인공이다. 모림이 찬영을 '티튀루스' 로 부르기로 했던 이유는, 앙드레지드의 소설을 잃고 그 주인공의 내면을 함축하고 있어서다. 회사원 모림이 찬영의 강아지 '약밥이'에 관심을 먼저 가졌으며, 그로 인해 남자에 관심을 느꼈던 것이다.

이 소설에서,인연이라는 것이 우연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으며,그 인연이 사랑이 될 수 있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삶 속에서, 사람과 사물에 흥미,관심을 느끼고, 그것이 삶에 변화를 가져 오고 있었다. 모림은 평소와 다른 어떤 행동이 또다른 우연적 행동과 이어지고, 모림의 삶이 찬영을 통해서, 독서를 통해서,한순간에 바뀌게 된 것이다. 김화진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에서, 작가는 내 삶이 변하는 것은 갑자기 바뀌는 것은 아니었으며, 독서ㄹ르 좋아하지 않는 모림이 소설 『팔뤼드』 을 읽었고, 개 '약밥이'를 공원에서 보았으며,그것이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공원, 산책길, 약밥이라 부른 강아지 ,그 강아지가 불러들이는 나비 효과, 소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에서 티튀루스의 표정,행동, 목소리, 느낌 하나하나에 ,우연적 사건 하나하나가 삶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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