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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이 - 나답게 살기로 한 여성 목수들의 가구 만드는 삶
박수인.지유진 지음 / 샘터사 / 2024년 6월
평점 :
우리는 다정함을 뿌리에 두고 가구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가구를 주시는 분들 또한 결이 비슷하다는 걸 느낀다. 많은 가구들 중에서도 나무로 만들어진, 사람의 손길이 닿아 만든 가구를 쓰시는 분들이니 말이다. (-10-)
자작나무는 특히 예쁜 결로 유병한 수종인데,이 세상에 같은 결을 가진 자작나무는 하나도 없다. 어떤 무늬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풍겨내는 느낌도 천차만별이다. 어느 속도로 얼마만큼의 햇빛을 받고 자랐는지에 따라 그 결이 달라지는 것이 사람의 인생과도 똑 닮았다. 손끝으로 테이블을 쓰다듬는느 게 버릇이 될 만큼 애정하는 이 테이블이 집에 온 것은 4년 전이다. (-62-)
인생 첫 차가 트럭이라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지만 왠지 좋았다. 날씨마저 청명한 9월 가을이었다. 하얗고 귀여운 1톤 봉고 트럭이 마치 오랜만에 할머니집에 온 아이처럼 신나게 달려오고 있었다. 봉고 트럭은 우리의 공방이 있는 만우리에서는 아주 흔한 데다가 저 트럭이 우리에게 올 차가 아닐지도 모르는데 ,왠지 벌써 정감이 갔다. (-136-)
요리는 여성이 하는 일, 목수는 남성이 하는 일, 이렇게 일,직업, 역할이 고정되어서 살아간다. 여성이 기름칠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지낸다는 것을 우리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만큼 어떤 직업에 있어서, 희소성, 소수자로 남는 경우가 있다. 덤프 트럭을 남성이 몰고 다니면,사람들은 그닥 궁굼해 하지 않는다. 하지만, 큰 덤프 트럭을 여성이 몰고 가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목수도 마찬가지다.남성이 공방을 열어서 목수일을 하는 것보다, 여성이 목수 일을 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 매력적이다. 그리고 그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존재한다.
목수, 공방, 우드 예술,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 공방 에서 작가 박수인, 작가 지유진 두 여성목수가 일하고 있었다.따스함과 다정함,나무의 결을 닮은 두 사람의 인생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들이 책 속에 채워지고 있었다. 이 책을 나무사이라고 하고, 사람사이 라고 말하고 싶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뭉늬 결은 사람의 인생결과 흡사할 때가 있다. 목수로서,뿌듯함을 느끼는 것은 내가 이 직업을 잘 선택했다는 것을 느낄 때이다. 어떤 일에 대해서, 힘든 것보다 사람이 힘들기 때문에,마음과 마음이 연결되길 원하는 두 사람의 다정다감함이 느껴지는 에세이다. 특히 우리 앞에 놓여진 삶 속에서,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가구를 직접 제작해 준다는 것, 돈보다도 더 값진 정성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백혈병에 걸린 아픈 고객을의 요구 조건을 들어 주며, 맞춤형 주문제작을 하면서, 받았던 편지글은 이 여성 목수로서 자신의 일 대한 자부심,뿌듯함을 느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