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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소녀 찔레 ㅣ 오늘의 청소년 문학 42
심진규 지음 / 다른 / 2024년 6월
평점 :





"아니 , 주상 전하께서 항복하셨대.청나라 황제에게 무릎을 꿇고 땅바닥에 머리를 찧으셨대."
산돌이는 들은 이야기를 전하며 마루를 주먹으로 쳤다. 찔레도 놀라서 입이 벌어졌다. 임금이 항복하고 무릎을 꿇었다면 이제 백성들은 어찌 되는 것일까? 조선 땅 전체가 청나라의 것이 되는 걸까?
"찔레야, 그래서 말인데, 우리 얼른 혼인하자." (-13-)
"시강원 문학 나리 아니신가? 여긴 어찐 일이신가?"
사내는 청나라에 볼모로 가는 세자를 보필하는 역할을 맡은 시강원 문학 정뇌경이었다. 정뇌경이 정명수를 향해 소리쳤다.
"네 이놈!" (-39-)
장군 부인이 용골대를 보더니,눈물까지 보이며 속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용골대와 정명수가 두 손이 묶여 들보에 매달린 찔레를 쳐다보았다. 용골대는 별다른 말 없이 부인과 안으로 들어갔다. 정명수가 창고 안으로 들어와 한 손으로 찔레의 턱을 잡아 올렸다. (-66-)
해주댁과 언년이가 걱정되었지만, 해주댁 말처럼 찔레는 우선 자기 걱정부터 하기로 했다. 찔레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일부 찔레는 길게 자란 풀을 살며시 헤치며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억센 풀에 얼굴과 팔 이곳저곳이 긁혔다. 지나간 흔적이 남으면 병사들에게 잡힐 수 있었다. 흔적을 남기지 않게 찔레는 커다란 풀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89-)
"저기 열십자 모양의 나무에 못 박힌 사람의 형상은 무엇입니까?"
찔레가 세자와 탕 신부를 번갈아 봤다. 찔레도 궁금했던 참이었다. 탕 신부가 웃으며 대압했다.
"십자가라고 부릅니다. 천주님의 아들인 예수님께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사람의 모습으로 이 새상에 오셨습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인간들이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엿습니다."
"사람의 몸에 못을 박아 죽였단 말입니까?" (-133-)
1636년 12월∼1637년 1월까지 일어난 조선과 청나라의 싸움을 병자호란丙子胡亂이라 한다. 이 전쟁에서, 여진족은 후금을 세웠고, 인조 때, 삼전도 굴욕을 당했다. 소설 『조선 소녀 찔레』 은 17세기 조선의 상황을 잘 묘사하였으며,찔레가 살아온 아픈 삶, 슬픔으로 채워지고 있는 삶을 엿볼 수 있다.
양반, 상민이 아닌 이상 노비, 천출, 갖바치, 첩으로 태어난 그들은 조선이 풍전등화의 상태에 놓여진다 하여도,그렇지 않은 평온한 조선이라 하여도 별다를 게 없었다. 배고픈 삶은 여전하였고, 추위와 더위를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놓여지고 있었다. 쩔레가 정영수의 첩으로 간다는 것은 찔레의 삶이 바뀐다는 것이다. 몸을 팔아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고, 찔제네 가솔에게 숟가락 하나 덜어낸다는 것, 그것으로 만족하였다. 하지만 병자호란이 일어났으며, 인조 임금의 굴욕이 실제 존재했다. 하지만, 찔레에겐 , 위기의 순간에 기회가 찾아오는 거이다. 바로 천주교,서학이 조선 땅에 들어온다는 것이며 예수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였던 찔레에게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게 된다.
소설 『조선 소녀 찔레』은 역사에 기반한 소설이면서, 나를 성찰하게 해주고 있었다. 아픔 속에, 우리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17세기에 살아오지 않았지만, 지금 우리는 그대보다 더 평화로운 삶을 살아오고 있다. 물론 찔레처럼 힘든 삶을 살지 않는다. 천주교 박해가 시작되었던 그 당시,위태로운 조선을 온몸으로 감내해야 했던 찔레의 삶을 돌아보면,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그때보다 더 나은 삶이라는 걸 알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