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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예찬 - 위대한 사상가들의 실패에 대한 통찰
코스티카 브라다탄 지음, 채효정 옮김 / 시옷책방 / 2024년 6월
평점 :
시몬 베유는 어려서부터 신기한 역설을 체화했다. 그는 비범한 가능성을 지닌 아이인 동시에 가망 없는 약골이었고, 영재인 동시에 위험할 정도로 병약한 아이였다. 즉 강철이자 먼지였다. 어느 통찰력 있는 의사가 베유가 어린 아이였을 때 그녀를 치료했던 어느 통찰력 있는 의사는 '베유가 너무 특별해서 계속 살아갈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33-)
실패가 전화위복이 되는 순간이 그 순간이다. 실패는 이렇게 우리 존재의 비정상성,즉 존재할 명백한 이유가 없음에도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자각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잠복 상태의 끝없는 위협-발아래의 심연-이기 때문이다. 무에서 나와 무로 돌아가는 인간 존재는 예외적인 상태이다. (-49-)
간디는 오늘 아주 실망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간디는 추종자들이 자신이 가장 소중히 하는 원칙을 벗어나는 것을 끝내 보고 말았다. 간디의 동포는 선혈이 낭자하고 비인간적인 동족상잔에 빠져들었고,비폭력주의 카디와 다른 많은 간디의 원칙은 정치적 급류에 휩쓸려가 버렸다. 환멸을 느끼고 실망한 그는 아마도 오늘날 간디주의에 대한 유일하고 확공한 옹호자일 것이다. (-114-)
1920년에 레닌은 건방지게도 이렇게 관찰했다. "우리는 수천 명을 총살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고, 그 일을 (다시) 하는 데에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약 10년 후 시몬베유가 통찰력 있게 관찰했듯 볼셰비키 정권은 차르 독재 체제의 연장선에 있는 게 아니라 차르 독재의 완성이었다. (-177-)
선백받은 자들과 버려진 자들, 성공한 사람들과 실패한 사람들은 사랑은 식었지만 이혼은 논외인 결혼생활에 영원히 속박된 사람들처럼 한데 묶여 있다. 칼뱅이 사람 미치게 만드는 엄격함으로 보여주었듯이 예정설은 이중적이다. 선택된 자들이 버려진 자들을 필요로 하듯 성공한 사람은 실패한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루저를 맹렬히 경멸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세상 다른 무엇보다 필요로 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주위에 루저들을 두는 것이다. (-232-)
미시마에게 시간엄수는 삶의 모든 것을 계획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강박만큼이나 주요했다. 그는 계획한 대로 생의 마지막 날 아침에 마지막 책의 마지막 페이지 작업을 마쳤다. 그는 마지막 줄을 적고 원고에 서명한 후 편집자에게 전달할 봉투에 넣었다. 그러고는 그날 일정의 다음 항목인 죽음과의 약속으로 넘어갔다.데드라인을 이보다 더 문자 그대로 지킨 사람은 드물 것이다. (-321-)
누구나 실패를 경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실패는 부끄럽고,수치스럽고, 스스로 무너지는 순간을 나 스스로 체념하면서 바라보는 것이다.나의 실패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서 듣는 것만큼 힘든 것은 없다. 특히 성공을 기대하였고, 성공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였을 때, 그 순간 실패로 결과가 나왔을 때,느끼는 감정이나 기분은 더럽고, 불편하다.
책 『실패 예찬』에서는 실패를 긍정히고 있다. 인류에 실패가 없었다면, 철학도,문학도,과학도,수학도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풍요로운 삶으 살 수 있었던 것 도 실패 예찬에 답이 있었다. 모든 학문의 시작은 실패를 통해서, 성찰하고, 겸손해지고,자신을 돌아보며,, 위대한 실패 속에서, 성공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간다는 데 있다. 특히 내 인생의 대부분이 실패로 이어졌을때,그 삶에서, 깊은 심연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실패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마르셸 프루스트가 그 어떤 문학자보다도 위대한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넘갈 수 있었던 건,실패가 절망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책에 나오는 시몬 베유,간디, 미시마 유키오,이들은 위대한 인생을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현실은 실패로 얼록져 있었다. 그들이 위대해 보이는 이유는 그들의 삶 대부분이 실패로 채워져 있지만, 위대한 성공을 위한 발자국을 끊임없이 남기고자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실패란, 서투름의 실패, 사회적 실패, 심적 실패, 루저로서의 실패로 크게 구분할 수 있으며, 누군가 나에게 루저라고 낙인찍는다 하더라도,나의 마음가짐이나, 신념,가치관에 따라서,그 실패를 실패로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얻게 되었다.
미시마 유키오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유력하였음에도, 스스로 할복 자살했던 것은 생물학적인 실패였지만, 그의 문학은 영속성을 가질 수 있었다.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던 이순신 장군의 업적이 위대한 성공으로 인식되었던 것은 원균의 실패가 있었기 때문이다.물론 이순신 장군 또한 전쟁의 마지막 전투에서,숨을 거둔 바 있다. 미시마 유키오처럼 생물학적 실패를 경험한 셈이다. 결국 우리의 삶은 성공과 실패의 삶이 연결되고 있다.내가 성공하면,누군가 한 사람 이상은 실패한다. 이러한 모습은 피할 수 없다. 결국 스스로 어떻게 실패를 인정하고, 빨리 새로운 선택을 하느냐,,내면 속 심연으로 들어가서, 무언가를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때로는 실패할 거라는 걸 알고도, 실패를 찾아가는 사례도 있다. 일본의 가미가제 특공대가 바로 그 실패 예찬의 하나의 예시라 할 수 있다.얼마 전 , 영덕에 다녀 오면서, 인천 상륙작전 성공 뒤에는 잊혀진 역사, 1950년 9월 15일 장사상륙 작전 의 실패가 있었다. 즉 , 장사상륙작전은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한 위대한 실패 중 하나다. 꼭 역사가 아니더라도, 내 삶에 있어서, 위대한 실패는 얼마든지 존재한다. 성공을 위해서, 스스로 실패를 찾아갈 수 있어야 다음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실패에서, 나 스스로 겸손함을 배워야 하는 이유도 그러하다. 누구나 실패하고, 인간의 죽음은 실패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즉 이 책을 읽기 전만 하여도, 성공을 예찬하고,어떻게 하면 성공할 것인가 머리를 짜냈던 나 스스로, 때로는 실패 속에서,깊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며, 대로는 실패를 선택할 수 있고,실패를 준비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알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