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 작고 여린 생의 반짝임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스텔라 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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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의사들은 '환자'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신생아 중환자실(Neonatal Intensive Care Unit)을 줄여 니큐 NICU 라고도 부른다)에서는 자주 들을 수 없는 말이다. 대부분 '아기' 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7-)



심리학 개론 첫 수업, 교수님은 포르말린에 담긴 인간의 뇌를 가져오셨다.그때 받은 충격이란...심리학개론만 들었는데도 알아챘다. 내가 생각했던 심리학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 고민 끝에 정신과 의사로 진로를 바꿨다. (-21-)



레지던트 때부터 시작해 교수가 된 이후에도 죽음은 항상 나를 따라다녔다. 태어나자마자 울어보지도 못하고 죽는 아기들, 잘 크다가도 암이나 유전병으로 갑자기 죽는 아이들, 분명히 아침에 웃으면서 학교에 갔는데 뇌사 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는 아이들. 책이나 영화, 뉴스에서만 보던 슬픈 일들은 내 눈앞에서 너무 자주 그리고 더 끔찍하게 벌어졌다. 실제로 크게 아프거나 죽는 아이가 많지 않았다는 걸 머리로는 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본 경우는 너무 많았다. 그래서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원하는 것은 딱 두가지, 건강 그리고 친절이다. (-61-)



의료진의 공감,글고 적절한 완화치료야말로 세상 마지막 길을 축복하는 하나의 방법이자 의료진이 꼭 배워야 할 수업이 아닐까. 아인슈타인이 널리 알린 말처럼 "타인의 기쁨에 기뻐하고, 타인의 아픔에 아파하는 것.이것이아말로 인간을 이끄는 최고의 지도자다." (-111-)



분만실에서 또는 신새아 중환자실에서 아기의 심각한 상태와 어두운 예후를 자주 전한다. 단어 하나하나 ,말투,내가 쓰고 있는 머리 망, 마스크, 수술복 모두 다 부모에게 각인되었으리라.미숙아를 낳은 엄마가 쓴 글에서 아기의 예후를 전한 의사를 심하게 욕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나라고 다를까.본의 아니게 부모에게 상처를 준 경우도 많을 것이고,누군가는 내가 말하는 장면을 잊지 못한 채 살아가기도 할 것이다. (-169-)



"산모 기도 삽관 했습니다. 시작하세요."

마취과 의사의 외침을 신호탄으로 산부인과 의사가 재빠르게 아기를 꺼냈다. 어찌나 손이 빠른지 우리 신생아분과 의료진이 필요한 준비를 마치기도 전에 아기가 고개를 내밀었다. 회벽같이 탁한 빛깔의 아기는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 의료진의 굳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탯줄 바로 자르세요! 아기 주세요!"(-204-)



2023년 한국에 문을 연 도토리하우스(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는 소아 청소년 환자의 단기 돌봄을 도와주는 센터다. 이곳에서 전문 의료진이 214시간 아이를 돌봐주니 간병으로 고된 나날을 보내는 부모도 쉼 수 있고, 늘 부모의 관심이 고픈 자녀들 곁에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한편 미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발달장애 정도에 따라 의료 전문가가 방문하는 가정간호가 이뤄지기도 한다. (-224-)



책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을 읽으면서, 이 책이 요구하는 삶에 대해서 돌아보고 있었다. 삶과 죽음에 대해서 인간은 이율배반적이다. 뉴스에 나오는 주요 기사를 보면, 사람들의 감정과 느낌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을 때가 있다. 갓 태어난 신생아가 탯줄에 감겨 사망하였다는 뉴스 , 어린 아이를 텔레비전과 미디어를 통해서, 미숙아 어린이 후원을 받는 그 모습들, 우리는 왜 여리고 약한 존재들을 부각시키고, 나이가 있는 이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이해를 돕고 있었다.



내 아이가 아프면,그것이 아이와 홙자 부모에게 큰 슬픔이 될 수 있다. 초미숙아로 태어난다는 것은 죄책감을 끌어안고 사는 것이었다. 아기가 갑자기 인큐베이터에 들어가고, 평범한 일상을 하다가 병원에 들어가는 일이 태반이었다. 돌아서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이 생겨난다.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여러가지 문제의 근원이 되고 있었다. 살아가면서, 이 책을 통해서, 문과생에서, 미국 유학길에서, 정신과 의사가 되어서, 환자와 환자 가족을 마주하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으며,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삶에 대한 존중과 배려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삶에 대해서 ,죽음은 항상 우리에게 어두운 그림자를 남긴다. 그것이 공감 부재가 될 수 있고,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의사 앞에서, 약자가 될 수 있다. 책『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에서 환자의 입장이 아닌 의사의 입장에서, 그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고,이런 요소들이 서로에게 큰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고 있다. 즉 의사는 환자의 슬픔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의사 자신에게도 위로, 자기회복력이 필요하다. 어린 아기의 죽음은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만 아픔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사 또한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만, 스스로 의사로서 한계를 절감하고, 무너지기 때문이다. 아픔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가지 요소들을 우리는 생각하고, 깊은 고민에 빠져들게 하는 에세이 『나는 죽음 앞에 매번 우는 의사입니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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