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 첫 번째 이야기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양승복 외 지음 / 디멘시아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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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할머니 요양원에 보내지 마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치매가 뭐라고 그 정도도 우리가 못 돌봐 드려요? 가뜩이나 할아버지도 일직 돌아가시고 외로우셨을 할머니를 거길 또 보내서 외롭게 할 순 없잖아. 그치? 아빠! 이건 아니야. 안돼요!" (-46-)

할머니는 정말 어린 시절의 나와 같아 웃음이 새어 나왔다. 들은 채 만체 하면서 온몸으로 힘들다는 티를 내고 있었다. 그런 할머니를 이끌고 다시 내려왔다. 할머니와 같이 시장으로 장을 보러 갈 대면, 상인들은 모두 할머니와 나를 틀림없는 할머니와 소녀딸로 알았다.

어절 수 없어 나는 이불을 하나하나 펼쳐 보이고 다시 개여 장롱 속에 넣으며 말하였다.

"분홍 이불 속에는 반지가 없네요."

"파랑 이불 속에도 반지가 없네요."

어머님더러 복창하게 하였다.

"겨울 이불 속에는 반지가 없다."

"여름 이불 속에도 반지가 없다."(-139-)

1995년 친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2000년 친할머니는 돌아가셨다. 2014년 외할머니도 돌아가셨다. 세 분의 공통점은 치매였다. 친할아버지가 생전에 요양 관련 복지가 전무하였던 시기라서, 큰집에서 돌아가신 기억이 난다.치매는 내 곁에 가까이 있는 질병이면서, 가볍게 여기고 있는 슬픈 질병 중 하나였다. 몸과 마음이 서로 이율배반적으로 행동하게 되고,그것이 치명적인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가까운 곳에 간병 시설, 재가 요양시설이 존재하고, 심각하면 아이처럼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각별히 조심하는 이유다.

책 『그리운 기억, 남겨진 사랑: 첫 번째 이야기』에는 치매와 관련한 이들의 수기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디멘시아 문학상 수기 부문 작품집이다. 이 수기하나 하나가 내 주변 사람믈의 경험들이며, 이야기들이었다. 기억들이 깜박깜박하고, 소지하고 있는 물건을 잃어 버리고,그로 인해 자신이 어디에 있으며, 누구와 함께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치매는 진행상태,발현상태가 된다. 뇌세포가 서서히 지워진다. 간호사도 힘들고, 요양보호사도 힘든, 가족은 더할 나위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종착지에 죽음과 함께 한다.

내 가족의 삶 속에서, 언젠가는 가족의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디멘시아 문학상 수기를 읽으면서,후회와 원망을 덜어내고, 용서와 희망으로 채우는 방법, 치매에 걸린 소중한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게 된다. 결국 우리는 언젠가는 이별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고아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수기 속에서,그리움과 외로움,사랑과 감사함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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