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 - 동명 스님의 시에서 삶 찾기
동명 지음 / 모과나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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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난 돌과 바위에

부딪혀 다치는 것보다

같은 무에 생채기

나는 게 더 두려워

강물은 저토록

돌고 도는 것이다

바다에 처음 닿는

강물의 속살처럼 긴장하며

나는 그토록

아프고 아픈 것이다. (-28-)



제 몸을 둥글게 껴안고

스스로의 깊은 생각에 잠긴다.

더 이상 튀어오를 수 없는 건가

바람이 빠지자

비로소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졌다.

제 몸의 생각을 숨 쉬게 되었다

숱한 발길질에도 구겨지지 않고

둥글게 살려고 하던 공

세게 얻어맞을 수록 더 높이

더 멀리 더 오래 날아가던 공

고통이 그를 움직이던 에너지였다.

생각하며 사는 게 괴로울 때도 많았다.

골대 밖으로 튕겨 나와 발버둥치고

벽을 넘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퍽, 공은 마침내 늪에 처박혔다.

부리 잃은 삶의 구렁텅이를 딛듯

제 몸의 숨구멍을 더듬게 되었다.(-49-)



봄에 꽃들은 세 번씩 핀다.

필 대 한 번

흩날릴 대 한 번

떨어져서 한 번

허공에서 한 범

바닥에서 밑바닥에서도 한 번 더

봄 한 번에 나무들은 세번씩 꽃 핀다. (-73-)



책 『가만히 마음을 쓰다듬는』에서는 시 한 편과 시평 하나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시 한 편 한 편마다 지혜가 담겨져 있었으며,내 삶에 대해 관조하는 법,비우는 법,지혜롭게 살아가는 법을 하나하나 채워 나간다. 살아가면서,가장 어려운 것은 인간답게 사는 것, 적을 만들지 않으면서, 둥글게 사는 법이다.이 법은 누구에게나 해당되지 않았다. 적을 만들지 않고 살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인간은 돌이 아니며, 물이 아니며, 무생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 스스로 적을 만들지 않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내 안에 독소처럼 채워져 있는 언어들이 결국 스스로 무너질 수 있고,그것이 내 인생의 생체기가 될 때가 있다.



시 『강』에서, 생체기에 주목하였다.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에게서 얻는 상처보다,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들에게서 얻는 상처가 더 깊다. 나를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주는 상처는 무엇으로도 씻을 수 없는 상처다.그 상처가 생체기라 말할 수 있다. 하나의 상처 속에, 수십 개의 생채기가 존재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아프지 않은 것 같은 생채기들이 반복됨으로서, 우리는 스스로 상처가 속으로 곯아 들어간다는 걸 느끼고 있다.



시 『공』 에서 공의 지헤를 얻었다. 진흙속에서 공은 굴러 다닌다. 사람에게 바로 차이고, 머리에 부딛치고, 어깨와 마주치며 공은 스스로 살아가는 법, 버티는 법을 터득하고 있었다. 짧은 세상, 둥글게 살라고 한다. 둥글게 살기 위해서, 공에서 답을 구해 보았다. 살아가면서,느끼는 수많은 경험들과 기억들,기록들은 그렇게 그렇게 내 삶 속에서,아픔으로 기억되고, 기쁨으로 성장하고 있다. 적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다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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