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눈으로 바라봐주면
송하영 지음 / 출판사 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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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별을 새긴 사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마나면 나도 모르게 물끄러미 바라보게 된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을 넘어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을 보며 또 배운다. 어제는 그런 사람을 만났는데 눈에 별을 새겨 놓은 듯 반짝였다. (-19-)

강아지

서로 터치가 허락된 사이.

뽀뽀하고 나뒬굴고 열은 식을 줄 모르고

처음 봐도 만나서 반갑다고

꼬리는 헬리콥터 날개처럼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 왔냐고 물었더니 천국이래.

이 땅에 천사가 필요해서 왔대

잘 웃지를 않더래 자꾸 갈라지더래

나를 사이에 두면 분위기가 녹더래

정체를 숨기려고 날개는 하나만 만들었대

꼬리로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었는데

가끔 나를 알아봐준대. (-32-)

여름 관찰

이른 새벽 공기

신선한 풀내음

길거리 미니 채소 장터

핑크빛 배롱나무 꽃

정취를 느끼는 어르신

제법 키가 많이 자란 코스모스. (-61-)

애도

나이를 가질수록 탄생의 기쁨보다 죽음의 슬픔에 빠질 일이 잦다. 어른들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자연한 죽음. 자연의 섭리. 자연과 죽음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자연에겐 인간은 미안한 존재고, 죽음 앞에서 인간은 작아지는 존재이니까. 소리 없는 둘 앞에 깊이 패인 절망이 있다. 죽음을 설명하지 않고 죽음을 기리지 않는다면 살아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 (-113-)

술버릇

걷기와 떠들기. 술은 마음의 경계를 허물고 시간을 무감하게 만든다. 시간을 절대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헤어지기 싫거나 잠들기 아쉬운 체력을 길러낸다. 이 밤이 영원할 것처럼 믿으면서, 사실 다음날 체력을 끌어오는 것에 속으면서., (-141-)

송하영 작가는 산문집 『그런 눈으로 바라봐주면』 에서 자신은 삶이 곧 인터뷰인 사람 이라고 말한다. 세상에 관심이 많으며, 질문을 던지기 좋아한다는 걸 보면서,나는 나에 대해서, 200자 내외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해 빠져 들었다. '산문집'이라 쓰고 '시집'이라 말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내 안의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었다. 슬픔과 기쁨을 마주해 놓고 나를 돌아보았다. 내가 태어나는 건 내 의지가 이니건만, 나에게 죽음이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다. 책에 수록된 소소한 이야기들 중에서, 눈에 별을 새긴 사람,강아지,여름 관찰,애도,술버릇 에 시선이 간다.

나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좋다. 그들은 흔들리면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그들이 남긴 발자국 하나하나가 내 삶을 흔들어 놓고, 나를 큰 성찰과 큰 깨달음을 주곤 한다. 내 삶에 있어서, 강아지들조차도 사랑하고, 서로를 아끼며 살아간다. 인간으로 태어나, 스스로 족쇄가 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삶 속에 우리는 일상을 항상 채우며 살아간다. 비우는 걸 놓치고 살아간다. 결국에는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가는지 , 내 삶의 퍼즐은 나의 선택과 나의 결정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그 하나하나가 모여서,나의 성경이 되고,나의 기질이 될 때가 있다.

결국엔 이 책을 통해서, 작가가 자신를 객관화하면서, 나는 어떻게 나를 객관화할 것인지 알아보고 말았다.나이가 먹어서, 생각이 바뀌고,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진다. 결국 적을 만들며 살지 말라는 진리, 우리는 언젠가 죽어야 할 공통된 존재라는 것을 다시 복습하고 ,예습하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가면, 누군가의 죽음, 부고장이 내 앞에 놓여지며, 내가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시간을 적립하며 살아간다는 걸 알 수 있다. 애도한다는 것은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게 애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을 나는 잠시 잊고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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