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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쁜 딸입니다 ㅣ 라임 청소년 문학 65
파스칼린 놀로 지음, 김자연 옮김 / 라임 / 2024년 5월
평점 :





'맞고 사는 여자'는 무조건 약한 존재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는 그렇게 말하지 못하게 해 줄 거다. 나 역시 더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참이다. 무너지고 또 무너져도, 살아남기 위해 계속해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자신의 피가 흥건한 바닥에서 기어 나올 수 있는 사람이.... (-20-)
나탕.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나탕은 단순히 같은 반 아이가 아니었다. 맑은 두 눈을 살짝 덮은 반항적인 앞머리가 매력적인 아이였다. 더군다나 사령관 할머니와 달리, 항상 차분한 태도로 친절하게 말하곤 했다. (-42-)
"여기에 사람이 앉아 있는게 그렇게 거슬리면 의자를 놓지 말았어야죠! 우리라고 여기 있는게 좋은 줄 알아요? 우리가 뭐, 관광이라도 하러 왔을까 봐서요?"
남자의 표정을 보아하니 기분이 몹시 상한 듯했다.내 말에 대꾸하려 입을 달싹이는 순간, 희끗희끗한 머리를 틀어 올린 여자가 급히 남자를 불렀다.
"마뉘!" (-55-)
할머니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우리 인생이 그대로 굳은 채 멈춰 있을 것이다. 현실을 빗겨 난 채로, 하지만 할머니가 나타나는 순간, 우리를 감싸고 있던 비눗방울이 터지고 말겠지.
엄마도 나와 같은 생각인 듯했다. 초콜릿색 눈동자로 나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다가와 나를 감싸 안았다. (-88-)
적어도 나는 아빠의 죽음이 인과응보이자 엄마의 목숨을 앗아 간 것에 대한 징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쌍둥이에게 그 남자는,비록 엄마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길 간절히 바라긴 했겠지만, 어쨌거나 백마 탄 기사이자 우주, 아버지였을 터이다. (-103-)
인간은 사악하다. 가끔은 이타적인 행동을 보여주다가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잔인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남자와 여자, 그 두 사이에 종족 번식이 나타나고,그 안에서, 사회성 훈련이 된 새로운 생명이 만들어진다. 인간과 동물이 다르다고 말하는 호모 사피엔스는 결정적인 순간에 야만적인 행동을 보여줄 때가 있다. 프랑스 오를레앙 출신 파스칼린 놀로의 『나는 나쁜 딸입니다』에서 아내와 딸 사이에서, 한 남자가 인간의 양면적인 속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청소년 소설 『나는 나쁜 딸입니다』에서, 폭력적인 가정에서 태어난 주인공 리라가 처한 현실과 환경을 본다면, 자신의 불행한 환경의 틀 안에서,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빠이자 한 여성의 남편이기도 한 그는 항상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하였으며,밖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폭력이라는 것이 반복되는 이유는 주변의 방관에 있다. 집안에 어떤 시끄러운 일이 있으면,그것이 부부간에,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서로 의견 충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 문제를 적극 해결하려 하지 않았고,방관하고 있었다. 이런 모습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폭력이 답습되고 이유다.
소설 『나는 나쁜 딸입니다』에서 엄마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사망하였고, 남편이자 리라의 아빠도 사망하였다.이 모습을 리라는 인과응보,징벌이라고 담담하게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의처증에 대해 한국 뿐만 아니라,유럽사회에도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며,우리가 앞으로 이 소설을 통해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그리고 리라는 정녕 나쁜 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빠의 의도적인 잘못과 불행의 늪으로 빠지는 환경에 대해서, 살펴 볼 수 있었다.내가 바뀐다고 해서 가정 폭력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가족 간에 서로 노력하며 살아야 가정폭력,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