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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위의 아이들 ㅣ 라임 청소년 문학 64
남예은 지음 / 라임 / 2024년 4월
평점 :




밝고 명랑한 설연 엄마는 우리 엄말와도 금세 친해졌다. 아줌마는 식구가 달랑 둘 뿐인데 딸의 사춘기가 시작돼서 괴롭다며 엄마에게 점점 의지했다. 지금은 엄마의 제안으로 파주 헤이리 프로방스의 작은 편집 숍에서 아예 함께 일하고 있다. 영어를 잘하는 데다 외향적인 성격이어서, 아줌마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했다. (-18-)
기선우,나쁜 새끼.언제는 죽자고 따라다니더니 아기가 생겼다고 피하기 시작했다. 비겁한 자식, 그래서 내 쪽에서 뻥! 차 버렸다. 독해져야 내가 산다. 나에게는 이 방법밖에 없다.
북적거리는 점심 장사를 마치고 나면 엄마와 나는 한가하게 얼음 띄운 커피 한 잔을 마시곤 했다. 그러나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내 커피는 찬물로 바뀌었다. (-55-)
유리창에 찍힌 내 손바닥 자구와 최기호의 손바닥이 겹쳐졌다.미세한 기억의 픽셀들이 점점으로 날아들어 최기호를, 그리고 그 앞에 무릎 꿇린 채로 맞고 있는 영수를 ,뒤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나를 차례로 완성시켰다. (-103-)
나는 민지를, 민지는 나를, 서로의 집으로 초대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민지는 우리 엄마와 아빠가 이혼했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아 버렸다. 내가 엄마와 산다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 집에는 늘 엄마 대신 돈을 받아다 주는 무서운 삼촌들이 들락거린다는 사실를 알게 되었다. (-145-)
소설 『선 위의 아이들』은 남예은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며, 네편의 단편소설 『나쁜 사랑』, 『코르셋』 『선 위의 아이들』, 『지하철 1호선 』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청소년의 일탈의 원인이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지 사회의 기준이 아닌,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돕고 있었다.
네 편의 단편 소설의 주인공은 불안하고, 걱정 속에 살아가고 있었다. 불안은 우울로 이어지고,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날 수 있다.이혼과 폭력, 단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불안 속에서, 이기적인 인간들 사이에서 상철르 받고 성장한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들에 대해서,사회적 기준이나 선에서 벗어날 때, 그 안에 채워지고 있은 사람들은 어떻게 문제에 접근하고, 답을 찾아가며, 해결하고, 어떻게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는지 이해를 돕고 있다. 이혼으로 인해 부모의 부재가 발생할 때, 청소년은 눈앞에 놓여진 문제를 해결하는데 급급하고,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함으로서, 사회에 대해 ,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그것을 나름대로 벗어나려 한다.그것이 아이에겐 최선의 선택이지만, 사회의 기준으로 볼 땐, 선을 넘는 것일 수 있다. 두번 째 단편 소설 『코르셋』은 우리가 만든 선이 한 사람에게 어떤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지 확인시켜 주고 있다.사랑으로 맺어진 관계, 결국 미혼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며, 누군가의 절실한 보호와 아이를 지우려 하는 주인공의 마음, 여기에 사회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에 애해서, 엿볼 수 있다.소멸되고 있는 공동체 회복이 사회가 만든 선을 지키고, 사람과 인간관계도 지킬 수 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