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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탄다 말을 탄다
김지나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4년 4월
평점 :




등자는 쉽게 말하면 '발걸이'인데 , 말을 탄 사람이 발을 걸도록 안장에 달려 있는 장치다. 이게 없으면 말에 오르는 일도, 말 위에 균형을 잡고 리듬을 타는 일도 매우 불편한 정도를 넘어 ,'등자 없이 말을 타는 게 가능해?'란 생각이 들 만큼 힘들기 때문에 초보자들은 이 작은 등자에 온 몸과 마음을 의지한다.그래서 '등자를 세게 밟는' 것은 말을 처음 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다. (-14-)
불로뉴숲을 걷기도 ,달리기도 하면서 한참을 가다보니 갑자기 범상치 않은 외관의 건물이 나타났다.그 옆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것이 보였다.루이비통 재단의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 이었다. 숲속에 미술관이 있어? 아니, 그보다 여기다 이런 미술관이 들어올 정도로 도심에서 가까운 곳이었던가? (-57-)
차창 밖에는 깊은 산세와 너른 초지가 펼쳐진 시골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한국과 비슷한 것 같다 싶다가도 연둣빛의 들판과 드문드문 보이는 프랑스 특유의 아기자기한 집들이 여기가 낯선 타지임을 알려 주었다. 도시의 흔적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희뿌연 수증기가 나지막히 내려앉아 이곳이 꽤나 고산지대라는 걸 짐작게 했다, (-115-)
그 일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났다.빗물에 약간 진흙탕이 된 길에서 장고는 발이 미끄러져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었고, 나 역시 몸이 기울어지는 걸 느꼈다. 그때였다. 장고가 갑자기 움찔하며 놀라더니 옆으로 난 숲길로 냅다 뛰기 시작했다.나는 장고가 놀라면서 몸을 푸드덕대는 순간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낙마였다. (-129-)
승마에 대한 오해 중 하나.말이 다 하고 사람은 그 위에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하는 게 아니냐는 것.그래서 승마는 스포츠가 아니라는 소릴 하곤 한다. 당연히 사람이 가만히 앚아 있기만 하지 않는다.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한다면 말이 두 발자국을 채 걷기 전에 말 등과 헤어져서 땅바닥에 인사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161-)
높이 40cm 의 낮은 장애물 정도는 얼추 안정적으로 넘어 다니게 됐을 때,새로운 미션이 주어졌다. 경기 영상에서나 보던'장애물 코스'였다.여러 개의 장애물를 연속으로 넘는 것이다.어떤 장애물은 비스듬히 놓여 있기도 하고,어떤 장애물은 두개가 직선상에 연달아 서 있기도 했다. 그래도 실제 승마 경기에서 볼 수 있는 온갖 모양과 난이도의 장애물 들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었다. (-227-)
승마에 진심인 서울대 인류학 전공 김지나 작가는 시사저널에 '김지나로 문화로 도시 일기'을 연재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인류학에 대한 연구에 대해 진심이었고, 승마를 배우면서.' 김지나의 그런데 말(馬) 입니다' 를 추가로 연재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경험, 자신이 좋아하고, 취미로 삼고 있으며, 승마 초보자로서,흔히 말하는 승린이로서, 말이라는 생물에 대해 배우고 학습하고,교감해 가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법, 라포를 형성하는 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승마 초보자가 하는 대표적인 실수로, 하체의 힘이 아닌, 상체의 힘으로 말을 타는 것이다. 말을 탈 때, 내가 타는 말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흔한 실수로 , 주로 타는 말이 아닌,다른 말을 선택했을 때, 낙마를 각오해야 한다. 추가적으로 낙마를 하는 순간에 고삐를 놓아버리면,더 큰 사고를 직면해야 한다. 물론 작가 김지나 또한 낙마를 여러 차례 겪었고,고삐도 놓쳤다. 자신이 승마를 스포로서,로서,취미로서 경험하고 매력을 느꼈던 일상이 책 한 권에 녹아있었다.사람은 서울로,말은 제주도로 보내매라 하였던가,프랑스 알자스 벨몽의 승마학교에서 승마를 배우면서, 펫티켓의 기본을 알았다. 내가 살아온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중요하며, 승마가 주는 삶의 매력을 이해할 수가 있다. 승마는 단순히 말을 타는 게 아니다. 말이 나에게 마음을 열 때,비로서, 말를 탈 수 있고,등자에 올라갈 수 잇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