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류의 탄생 - 늙어도 낡아지지 않는,
허은순 지음 / 현암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는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그 끌어당김에는 진심, 헌신이 늘 바탕에 존재한다.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에, 기질적으로 타고난 정확한 직관력과 판단력, 추진력이 더해져 본능적으로 직진부터 하고 본다. 모르는 길도 일단 앞으로 간다. 엄마가 행동하는 용기는 여러 사람에게 울림을 주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 우리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11-)



남편은 항상 내게 말했다.

내가 받은 만큼 도려주기만 해도 성공한 거라고.

나도 그렇게 살기로 했다.

마음먹어도 용기 내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난 약속을 지킬 거다.

감사한 분들을 우리 집으로 초대했다. (-63-)



'왕년에 내가 어땠고' 를 말하지 않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를 말하는 어른.

'내가 너만 할 땐'이라고 뻥치지 않고

'내가 너라면'이라고 공감하는 어른.

소파에 누워 TV 리모컨 누르다 잠들지 않고 좋은 글귀 따라 쓰기라도 해보는 어른.

나 알아주지 않는다고 나 알아달라고

사람들에게 큰소리치고 호통치면

사탕달라고 떼쓰는 아이랑 무엇이 다른가? (-80-)



명절이라서 냉장고 청소한 거 아니다.

이사 갈 거라서 한거지.

언제 어디로 갈진 모르겠지만

냉장고는 참 깨끗하다.

아무리 그래도

추석인데 이건 너무하다.

명절이라고 음식 하지 않는다.

며느리는 친정 먼저 보낸다.

음식 안하니까 올 필요 없다.

무조건 친정 엄마가 먼저다.

결혼할 때 그렇게 정해줬다.

아들은 이미 독립시킨 지 오래.

이제 네 남편이니 나는 모르쇠.

서운이고 섭섭이고

다 개나 줘버리자.

며느리 행복이 내 행복이다.

나와 아들은 그 아이를

보호하고 사랑해야 할

의무만 다하면 된다.

내 며느리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가차 없이 응징할 거다.

그게 내 아들이라도 말이다. (-125-)



집 짓기도 인테리어 하는 일로

먹고 살아보려 했다.

하지만 나는 돈 계산을 잘 못하고

나한테 일 맡기려는 사람들은

계산이 바르고 영악했다.

견적 내 주면 토끼고

어떻게든 이용해 먹으려 했다.

몇 번 당하고 나서

이걸로는 먹고 살수 없다는 걸 알고 때려치웠다.

좋은 자재를 쓰고 자시고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239-)



나는 부띠끄 디렉터다.

맞춤옷을 하다 보면 가봉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결과가 다 좋은 건 아니다.

결과가 다 좋다면 더 노력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가봉을 하면서 더 공을 들여본다.

가봉한 옷이 잘 나오면 행복하다.

내 옷을 입는 사람들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나는 행복한 옷을 만드는 마리에 뿌띠끄 디렉터다. (-303-)



1993년 01OB(장호일,정석원)의 '신인류의 사랑' 이 생각난다.1990년 결성하여,지금까지 가수로 활약하고 있다.기존의 틀과 법칙, 법도에 벗어나 내가 만든 규칙과 법칙, 원칙에 다라서 살아가는 이들을 신인류라 부르고 있으며, 가부장적 남성 중심의 가족 구조의 틀에서, 벗어나, 탈 유교적인 관습을 우선하는 삶이 신인류의 삶 그 자체였다. 꼰대가 되지 않고, 민폐가 되지 않는 어른이 되는 것, 당당하고, 소신을 밝히며 살아가되, 누군가에게 내 삶의 전부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삶이 우리가 추구하는 신인류였다.



작가 하은순이 쓴 『신인류의 탄생』 은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으며, 우리의 상식의 틀을 거부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아들보다 며느리를 먼저 생각하고, 친정 엄마를 먼저 찾아가는 며느리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었다.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이 귀하다는 것을 작가 허은순은 실천하고 있다. 내가 주는 만큼 돌려받는다는 믿음, 내가 받은 것은 다시 돌려준다는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인류의 삶은 독립적인 삶이다. 하은순의 삶은 하은순의 삶이고,아들의 삶은 아들의 삶이다. 서로 선을 넘지 않는다. 신인류의 삶은 솔직하고,당당하며, 없이 살아도, 추하게 살지 않는다.부족하면 부족한데로 살아가며, 있으면 있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간다.그것이 허은순이 살아가는 방식이며, 타인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지 않는다.질투하지 않는 삶, 비싼 것에 집착하지 않는 삶, 죽을 때, 똥칠하지 않겠다는 삶이 원칙을 고수하고 있었으며, 항상 당당하게 걸어가고, 남다른 패션 감각을 유지하고 잇었다.개성있게 살아가되 결코 민폐가 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존재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삶이며,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보편적인 삶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