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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ㅊㅊ 3 ㅣ 별ㅊㅊ 3
별ㅊㅊ 지음 / 이분의일 / 2024년 3월
평점 :
품절
아무 것도 없는 집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와 불을 켰다.
짜증도 함께 켜진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어지럽혀진 책상 위로 정리되지 않았고
굳게 닫힌 창문까지도 아무 말 없었다.
오랫동안 묵혀있던 물이 샤워기 헤드를 통해 나온다.
몽뚱아리는 모래사장처럼 부서진다.
바다를 가져다 끼얹으면 완벽하다.
다시 어둠을 켠다
침묵은 켜지지 않는다. (-22-)
달이 핀다, 갈을 편다.
달이 소담스러워지면
달애음이 마중 나온다.
순간 달을 얼리면
결정체가 분산되는데
그대 달을 꺼내 품는다.
어둠은 뭉근히 기화시키고
시간을 곡진히 말려낸다.
그제야 달을 입 밖으로 내뱉는다.
달이 핀다. 달을 편다.
차르륵 차르륵 달이 쏟아진다. (-48-)
테니스
치고 돌아오는 공
선 안이냐
선 밖이냐
긴장한 마음으로
선 안에 서 있다. (-78-)
『별ㅊㅊ3』은 신선하다.그리고 독특하다. 그리고, 곡창적이고, 보여지는 시각적인 효과가 시적 상상력을 드러내고 있다. 주류 시인들이 『별ㅊㅊ 3』을 읽는다면,식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시라는 것이 통상적으로 시인이 누구이며,시인이 과거와 현재,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고 읽혀진다. 시 가 가지고 있는 정형화된 규칙과 원칙이 존재하며, 그 원칙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서로 다른 관점과 서로 비슷한 요소들을 섞어 놓는다. 관찰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해서, 시가 추구하는 기본적인 속성과 규칙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언어적인 집착을 소유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시집 『별ㅊㅊ3』은 그 시가 가지고 있는 범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었다. 언어를 시인 의도대로 자유롭게 배치하고 있어서, 시가 가지는 안정감과 불안, 위태로운 속성을 시상이 아닌 언어의 배열과 배치에 담아 놓고 있었다. 그 배치라는 것이 단순히 불규칙적이고,불확실한 배치가 아닌, 비틀림, 삐뚤어짐, 도치라는 속성을 품고 있었다. 예컨데, 시 『눈길』에서는 시언어 속에서, 띄어쓰기의 자유로움을 노출시킴으로서,언어가 만든 규칙에서 어긋나 있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시 『블랙아웃』은 단어를 좌에서 우로 배열하지 않고,우에서 좌로 배열함으로서,언어의 번잡함을 추구하고 있으며, 한글의 맞춤벚에 벗어나 있음으로서, 시적인 상상력의 불안을 시어에 드러내고자 하였다.예컨데,'사과라는 단어를 시 『블랙아웃』에서는 '과사'로 도치하여 나타내고 있었다. 이러한 요소들이 이 시가 가지고 있는 파격이었으며,언어의 자유로움을 시에서도 드러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