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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숲 ㅣ 내가 좋아하는 것들 13
조혜진 지음 / 스토리닷 / 2024년 4월
평점 :
단풍이 들면 노랗게 물들고, 낙엽은 차츰 변하는데 가을비라도 내리면 은사시나무 잎이 내뿜는 짙은 향기가 상쾌함을 더해준다. 겨울에 바싹 마른낙업을 움켜쥐면 '사사삭' 소리가 참 맛있다. 나에게 은사시나무는 궁산 보물 중 보물이다.
가장 좋아하고 오래 머무는 곳이 있다.그곳에 나무가 쓰러져 밑동만 남겨진 지는 꽤 오래된 듯하다. 한 나무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몇 년을 걸쳐 느린 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29-)
주변으로 밤꽃 향기가 은근하게 퍼져 있다. 저 멀리 키 큰 나무에 사방으로 솟구쳐 나온 듯한 밤나무 수꽃들이 보인다. 아래에 떨어진 수꽃을 주워 루페로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아래에 떨어진 수꽃을 주워 루페로 자세하게 살펴보았다."와,정말 많네요. 이게 다 수술이에요?" 한 참가자가 묻는다. (-63-)
10월 가을 열매 가득한 달, 한 달만에 궁산 숲은 어떻게 변했을까.나뭇잎 색도 많이 바뀌고 가을 열매도 다양하였다. 나뭇잎 색도 많이 바뀌고 가을 열매도 다양해졌다. 목련 열매를 발견한 아이들은 저 반짝이고 빨갛고 단단한 열매를 누가 먹을까 궁금해진다. 그러다 청서를 만났다. 나무에서 내려와 도토리를 찾는 청서.나무타기 선수 청서가 어디까지 가는지 오랫동안 지켜본다. (-129-)
가끔 책방과 숲이 무대가 되어 나무그림책 읽어주는 버스킹을 연다. 숲에 깃든 이야기와 흥미로운 그림이 담겨 있는 그림책을 들고 사람들 앞에 나선다. 조금 떨리긴 해도 읽어주면서 서로 교감하는 게 즐겁다. 이때는 고스란히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 된다. 목소리를 키우고 감정을 넣어 읽는다. 책장을 넘기고, 눈빛을 마주하고, (-177-)
숲세권이 뜨고 있다. 숲이 주는 깨끗한 공기와 인적이 드문 곳에서 느끼는 마음의 안정과 위로가 숲세권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 동적인 사회, 역동성과 기동력을 우선하는 사회에서, 정적인 가치와 숲이 주는 마음의 안정이 주는 것과 비교하기 힘들다. 숲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이들을 숲 해설가가 있다. 숲해설가는 숲속에 있는 생명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으며, 숲의 소중함과 교감, 따스함을 일깨워주는 이들이다.
작가 조혜진은 서울 강서구 숲 길을 삶의 터전으로 여기며, 서울 서쪽 동네에서 '나무 곁에 서서(書栖)' 를 운영하고 있다.책방을 운영하면서, 독서문화와 독서예술을 구축하고 있다. 일상에서 자연이 품는 경이로움과 아름다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숲 속 흙과 모래를 만지면서, 아이와 어른이 소통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작가 조혜진은 책방지기이면서, 숲해설가다. 숲을 사랑하고, 숲이 주는 생명이 주는 건강함을 잊지 않았다. 봄여름가을겨울, 나무는 옷을 입었다. 벗었다,바꿔 입는다. 나무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청설모와 식물, 새들과 함께 백색 소음을 느끼며 새들의 쥐저귐 속에서,나무에 깃들어 살고 있는 생명들을 사랑하고 있었다. 새,곤충, 버섯,이끼, 달팽이, 지렁이 등등, 생명을 사랑함으로서, 더 많이 볼 수 있으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디테일함을 읽을 수 있었다. 나무가 갑자기 쓰러지면,그 나무에 새로운 생명이 기거한다. 삶과 죽음이 순환되고, 생성과 소멸이 반복됨으로서, 과거와 현재,미래가 순환되고 있었다. 돌멩이 하나, 나뭇가지 하나 허투루 보지 않았고, 숲속에서, 생명에 깃들어진 상상력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