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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여행자의 모래시계 - JM 북스
호죠 기에 지음, 김지윤 옮김 / 제우미디어 / 2024년 4월
평점 :




"류젠가의 저주....존재하는 한, 불행은 계속....다.:
일부 기능이 고장났는지 소리는 띄엄띄엄 드려왔다. 가모는 검은 테 안경을 벗고 오른손바닥으로 눈 언저리를 문지르고서 고개를 들었다. 그런 후 시험 삼아 핸드폰 스피커 기능을 켰다.
"저는 미래를 알고 잇습니다." (-29-)
가모는 입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말했다.
"편견일수 있는데,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기 주변에 사건이 일어나면 가만히 있지를 못해.특히 경찰 개입이 계속 미뤄지면 독자적으로 조사하거나 자기가 한 추리가 맞는지 꼭 확인해 봐야 직성이 풀려서 말이야."(-99-)
《류젠 아야카의 일기》
1960년 8월 23일
또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방에 혼자 있는 것도 무섭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게 더 무섭다.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다들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 같다.
아침이 밝았지만 소지로 작은 할아버지는 식당에 나타나지 않으셨다. (-162-)
아야카는 주머니를 뒤져 가모의 손에 있는 시계보다 조금 작은 회중시계를 꺼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에 할아버지가 가족 모두에게 태엽식 회중시계를 선물하셨대요. 저는 어머니가 선물 받으셨던 시계를 쓰는 거지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서 회중시계를 꼭 쥐었다. (-237-)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가모는 갑자기 떠오른 질문 하나를 겐지에게 던졌다.
"그럼 두 분은 이일을 알고도 왜 잠자코 계셨을까요? 에이타로 님에게 전부 밝히고 다이가 님에게 따질 수도 있으셨을 텐데요."
겐지가 대답하기 곤란한 듯 시선을 피했기에 쓰키에가 대신해서 입을 열었다. (-308-)
"이제 난 전부 얘기했어.복수가 하고 싶은 거라면 나만 죽이면 돼!"
이것은 눈앞에 있는 네 사람에게 하는 말이 아닌 , 숨어 있는 살인범에게 보내는 비통한 메시지였다.아마미야는 더는 보기 힘들다는 듯이 그녀의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351-)
호죠 기에 의 신작 『시공여행자의 모래시계』 는 일본 소설 「 유리의 성벽」,「머더하우스」,「 만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짓말쟁이 너에게」 외 다수의 저서를 번역하였고, 미스터리를 사랑하는 일본어 번역전문가 김지윤 에 의해 한국 독자에게 호기심을 자아내고 있으며, 이 소설이 추구하는 일본식 미스터리 안에 숨겨진 비밀이 어떤 참극과 저주를 야기하는지 확인시켜주고 있다.
『시공여행자의 모래시계』 는 류젠가 저주 시리즈 3부작 중 첫번째 이야기다.이 소설은 류젠가이가(83세) 에서 시작하고 있으며,류젠가 별장 안에서 ,일어나는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고자 하였으며, 류젠가 가문 16명 중 12명은 35세 이전에 사망하였다. 물론 류젠 규이치, 미야코 고우키, 류젠 소지로, 도네가와 쓰구미의 죽음은 시체가 훼손된 상태에서 발견되었으며, 뒤에 숨어 있는 피살 배후에 누군가가 존재하고 있으며, 죽음을 둘러싼 저주는 계획된 잔인한 범죄였다.
소설은 19650년과 2018년을 오가고 있으며, 과학수사가 없었던 1960년대 당시의 경찰의 수사기법을 엿볼 수 있다. 2018년에 다시 찾아온 어떤 음모 뒤에 숨겨진 비밀 속에는 「류젠가 관계자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고, 《류젠 아야카의 일기》 에도 나와 있었다. 주인공은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알리바이 뿐만 아니라, 누군가 거짓을 고하고 있는 정황을 확보하였다. 그 과정에서,숨어 있는 가족 내의 비밀이 드러나고야 말았다. 작가 특유의 퍼즐 맞추기 뒤에, 우리가 상식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해체되고 있으며,그 과정에서,놓치고 있었던 범죄의 배후와 음모를 엿볼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