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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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지구 출신들은 여러모로 이상해. 프라이팬을 닮은 가짜 대지에 발을 딛고 서는 순간,어떤 사람들은 정말로 눈물을 흘리고 소리를 지를 정도로 열광해.위와 아래가 있다는 건 신의 축복이라며. 정말 그래? 인간을 인간 답게 만드는 가장 원초적인 윤리는 식인이나 근친상관에 관한 금기가 아니라 위와 아래를 구분하는 능력이래. (-13-)

"그러니까 예언서를 보면,예언자가 본 건 적 함대까지였던 모양이야.저런 우주선을 이끌고 저런 식으로 공격해오는 걸 본 거지. 차원의 문을 넘어서 말이야.물론 그 양반이 군사 전문가는 아니었으니까 저놈들이 버글 기동을 한다거나 하는 세세한 것까지는 못 알아봤겠지. 이게 작성된 시점의 지식 수준이라면 아마 군사 전문가가 봤어도 뭔지 몰랐겠지만,. 아무튼 예언자가 생각하기에는,그런 걸 봤으니 우리도 그 비슷한 걸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듯해.상식적인 해법이지. 그리고 당시 UES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현명한 처방이기도 했고."

참모장 세이모어 장군이 그렇게 운을 뗐어. (-56-)

데 나다 장군은 우리 참모부가 미리 세워둔 계획대로 함대를 한 곳에 밀집시켰어. 그리고 적이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오자 그쪽을 향해 루시퍼 입자를 발사했고,.그걸 신호로 전 함대가 전투대세가 들어갔어.버글러 기동을 하면서 루시퍼 입자를 방출하는 것 말이야. (-91-)

소리는 없었어. 소리를 전해줄 대기가 없었으니까. 그 대신 무시무시한 섬광이 일어났어. 모든 섬광을 끝장낼 최후의 섬광이었지. 방향을 잃은 루시퍼 입자가 그 섬광에 실려서 모든 방향으로 퍼져 나갔어. 아군이고 적군이고 그걸 피할 수 있는 배는 한 척도 없었지.어느 배도 빛보다 빠르지는 않으니까. 곧이어 함선들이 연쇄 폭발을 일으켰어.폭발 지점에서 가까운 함선들이 먼저 연옥 입자로 전환돼 버렸지.그 연옥 입자마저도 너무 과밀해져서 2차 폭발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관측선으로부터 전달됐어. (-146-)

배명훈 작가의 『 미래과거시제』, 『예술과 중력가속도』를 익었고,세번 째 『청혼』을 읽었다. 세 편의 소설은 배명훈 자가 특유의 미래시제를 소설에 함축하고 있으며,인간은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어떤 일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볼 수 있다.배명훈 작가는 인간의 삷과 사유를 놓치지 않는다.

소설 『청혼』은 미래의 우주전쟁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예측해 볼 수 있다. 지구 안에서의 전쟁은 시간과 공간이 제한되어 있으며,거리와 시간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목표물, 사정권이 있으며,국가간 전쟁이 발생할 경우, 다른 나라에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기본 원칙이 있다. 하지만 우주 전쟁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위 아래가 구분이 없으며, 시간에 대한 개념로 다르다. 시분초가 아닌 광년의 개념으로 보는데, 소설 속 아군과 적군의 전쟁 대결에서, 루시퍼 입자의 위력으로 인해 서로에게 피해가 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

중력파가 이 소설에 등장하고 있는 이유다. 인간은 지구공간 안에서, 중력을 느끼며 살아가면서, 중력의 힘을 인식하지 않고 있다. 네 가지 힘 주에서,중력이 가장 약한 힘으로서, 보편적이 힘으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력파가 원칙이 아닌, 에너지, 힘으로 쓰여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소설 『청혼』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으며, UES 소속의 궤도연합군 함대와 궤도 연합군 사이에 전면전이 나타나고 있었다.예언서에 따라. 소리 없는 지구와 우주 사이에는 파멸과 파괴가 예고되어 있다.지구 안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가 핵무기라면, 우주 공간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는 입자로 이루어진 중력파 에너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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