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귀신요괴전 2 - 중국 괴력난신의 보고, 자불어 완역 청나라 귀신요괴전 2
원매 지음, 조성환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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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夏 씨 성을 가진 소년이 노매암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달빛이 비치는 저녁에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그는 사람인 줄 알고 창문을 열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추악하게 생긴 여자가 그에게 인사했다. 하 씨 소년은 그녀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으나 도리어 여자는 그를 안고 방안으로 들어가 바지를 찢고는 온 힘을 다해 양물 陽物 을 빨았다. 정액을 다 발아먹는 뒤에야 떠나갔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이 요괴의 힘이 대단해서 자신도 통제하지 못하며,게다가 모공에서 비린내가 나 호리정이 지나는 곳마다 악취를 남기며 한 달이 지나야 냄새가 가신다고 한다. (-39-)

"나는 당신의 전남편이다.내가 병들어 차를 마시거나 약을 복용할 때 넌 언제나 거들떠보지도 않아 나를 화가 치밀어 죽게 만들었지.염라대왕은 내 목숨이 다하지 않은 채 떨어져 죽은 것을 가엽게 여기셨네. 하지만 나를 받아주려고 하지 않더군.나의 영혼은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굶주림과 추위에 벌벌 떨었지.당신은 이곳에서 등 따시고 배부르게 먹고 지내다니 나는 참을 수가 없어. 그래서 네 목을 졸라 너에게도 나의 고통을 맛보게 하련다."

제정괴는 이 씨에게 귀신이 붙었음을 알고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뺨을 두 대 때렸는데 ,귀신이 아프다며 도망갔다. (-145-)

서애액은 천하를 편력하고 호주로 돌아왔다.그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천지의 본성은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 무릇 모든 황야의 잡초와 인적이 닿지 않는 곳엔 귀신이나 괴물도 갈 수 없다. 귀신이나 괴물이 있는 곳엔 사람도 있다." (-252-)

전중옥이 다시 고집스레 물어보자 미녀가 입을 열었다.

"저는 어렸을 때 남녀 간의 정사를 알아버렸어요.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성장했지요. 제가 거주하던 누각의 창문이 길가로 나 있어요.하루는 창가에 앉아 있다가 우연히 잘생긴 소년이 밖에서 소피를 보는 모습을 목격했어요.그가 자지를 꺼냈는데 선홍색으로 옥과 같았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그를 흠모하게 되었죠. 그때부터 저는 온 천하의 남자가 모두 그러한 것으로 여겼어요.나중에 채소를 파는 주 周 씨에게 시집갔는데 그놈은 용모가 추악한 데다가 자지도 왜소하고 더러워 그 소년처럼 아름답지 않았어요. 그래서 원망하다가 병이 생겼어요. 게다가 입으로 말하기도 그렇고 하여 마침내 죽게 되었지요." (-374-)

하남성 영성현 현위 육경헌 은 절강성 소산 사람이다. 그는 영성 관아를 축조하는 일을 책임지고 현장에서 재목을 구하기로 했다.관아에 원래 있었던 버드나무 한 그루를 베려고 했다. 그런데 나무 판자에서 절묘한 산수화를 발견했는데 화공이 옅은 먹으로 그린 것 같았다. 화면의 왼쪽은 우뚝 솟은 산봉우리를 그렸고, 오른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며 절벽 위의 고송 한 그루와 산나무 한 그루가 가지와 잎을 낮게 드리웠다. 고송 위는 등나무 덩굴이 칭칭 동여매고 있었다. 중간에는 한 늙은이가 지팡이를 짚고 서 있는데 높은 모자에 긴 소매였으며 수염과 눈썹은 살아 있는 듯 생생했다. (-457-)

이 씨는 나중에 현령을 만나 너무 지나쳤다고 질책했다. 하지만 그 현령이 변명했다.

"낟 어쩔 수 없었네.내 아들에게 현령 자리 하나 마련해주려고 그래. 왕 씨에게 받은 은 7000냥을 이미 경사로 보냈어.지금 내 집엔 한 푼도 없네."

오래지 않아 현령의 아들은 정말 감숙 모 현의 현령이 되었고, 나중엔 하주 지주로 승급했다. 건륭 47년(1782) 에 이 아들은 현의 재난 현황을 거짓으로 보고했다가 발각되어 참수형을 장했다. 현령의 두 손자도 군인으로 잡혀갔으며 집안의 모든 자산은 몰수되어 관청으로 들어갔다. 현령은 추격을 받아 등이 썩는 독창이 생겨 사망했다. (-535-)

시암(Siam) 의 풍속이 가장 음탕하다. 남자 나이 열네다섯이 되면 그의 부모가 암탕나귀을 데려와 교접시켰다. 밤에 잠 잘 때 암탕나귀를 묶어놓고 그의 거시기를 암탕나귀를 묶어놓고 그의 거시기를 암탕나귀의 음부에 넣어서 양육했다. 이렇게 하면 남자의 정력이 이상하리만치 왕성해졌다.

이렇게 하여 3년이 지나면 본처를 맞이하며 그 암탕나귀는 죽을 때까지 양육했는데 측실로 여긴 것이다. 암탕나귀를 데려오지 않는 남자에게 시집가려는 여성은 결코 없다. (-576-)

갈문림이 말했다. 동정산 일대에는 굶어 죽은 귀신이 많다. 하루는 그의 집에서 만두를 찌는데 다 익자 뚜껑을 열어보니 만두에서 '찌찌' 소리가 나면서 점차 축소되었다. 원래 주발만 한 크기였는데 호두만큼 작아졌다. 먹어보니 면근 面筋 [쫄깃한]맛이다. 만두의 속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처음엔 무슨 까닭인지 몰랐다. 나중에 한 노인이 말했다.

"굶어 죽은 귀신이 빼앗아간 거야.바구니를 열어서 붉은 붓으로 만두마다 붉은 점을 찍어놓으면 만두를 빼앗기지 않지."

갈 씨는 노인의 말대로 했다. 하지만 점 찍은 만두에는 여전히 점이 찍혀 있었지만 만두는 속이 사라져 작아져 있었다. 한 사람이 붉은 점을 찍는 속도가 굶어 죽은 수많은 귀신이 빼앗아가는 속도를 당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629-)

거지가 부리는 유희 중 하나는 '합마교서 蛤蟆敎書'라고 부른다. 방법은 작은 의자를 놓고 가장 큰 두꺼비를 작은 의자 위로 올라가게 한 다음 밖으로 앉게 한다.나머지 여덟 마리는 큰 두꺼비를 향해 둥글게 둘러앉는 것이다. 이때 아홉 마리 두꺼비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갑자기 거지가 외쳤다.

"교서."

의자 위에 앉았던 큰 두꺼비가 "꽉꽉'거리며 몇 번 소리를 냈다. 빙 둘러앉았던 여덟마리 두꺼비도 즉각 "꽉꽉" 거리며 따라서 합창했다. 이렇게 두꺼비들은 일어났다 앉으며 끊임없이 소리를 질렀다.한 바탕 시끄러워지자 거지가 말했다.

"정지!" (-735-)

석규는 원래 명대 만력 연간의 거인으로 말이 청산유수였다. 불경강의와 설법으로 그의 명성이 끊이지 않고 사방으로 전해졌다.

당시 심 씨 성을 가진 고아가 있었다. 부모가 모두 사망한지라 남의 집에서 허드렛일을 해주면서 살았다. 어느 날 그가 주인을 따라 영은사에 왔다. 석규는 이 아이를 보고는 깜짝 놀라 시주에게 그 아이를 제자로 삼겠다고 부탁하니 시주가 두말없이 승낙했다. (-759-)

호주의 서 徐 씨 성을 가진 여자는 태어나자마자 채식하더니 세 살 이후부터는 염불하기를 좋아했다.하지만 그녀는 14세가 되었을 때 갑자기 벼락을 맞고 죽었다. 마을 사람들은 시끄럽게 떠들며 뇌공이 보는 눈이 없어 무고한 사람을 잘못 죽였다고 말했다. 장사를 지낼 때 사람들은 그녀의 등에서 전서체로 된 세 글자를 발견했다. 글자를 아는 사람이 확인해보니 그 세 글자는 '당길분 唐吉翂'이었다. (-829-)

"본디 억울한 사건입니다. 저의 전임 현관이 판정한 것인데 이미 형부에 보냈습니다. 저는 거듭 세 번 조사해보고 의견을 제출하여 재심해줄 것을 부탁했지요. 그 결과 상사가 기각했는데 기각한 공문서가 아직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공은 무죄로군." (-879-)

유창석 兪菖石 선생이 말했다.강시는 밤에만 나와 사람을 잡아먹기 때문에 대부분 면모가 풍만하고 살쪄 살아 있 사람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낮에 관을 열고 보면 밀랍처럼 마르고 야위었다. 그것을 불태워 버리면 '추추' 소리를 낸다. (-911-)

원매가 쓴 『자불어子不語』는 청나라 건륭 53년, 1788년 이전에 발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글항아리 출판사에서는 『자불어子不語』 대신 『청나라 귀신요괴전 1,2』 로 출간되어 있어서, 원전이 「자불어」 인지 모르는 독자가 있다. 책 『청나라 귀신요괴전 1,2』 에서 572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국내에서 처음 완역됐다.

『청나라 귀신요괴전 1,2』 은 572개의 소제목으로 되어 있어서, 두 권 통합 2,000페이지에 육박하지만, 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인간이 삶 언저리에 요물처럼 존재하는 요괴가 있고, 강시가 있으며, 죽음과 시체, 시신을 감싸고 도는 영혼이 존재했다. 서양 사회에서, 좀비가 친숙하지만, 동양에는 요괴가 더 친숙하다. 인간의 힘을 뛰어넘는 요괴라는 상징적인 존재는 인간 스스로 선을 넘는 행위를 하면 안된다는 걸 보여주는 강력한 절제 와 강제된 도덕률이다.청나라 요괴는 시간과 공간,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존재다. 한비자의 법가 사상이 판치는 세상, 과학이 세상을 지배하지 않았던 그 시대에도, 억울한 사연이 넘쳐 났으며,그 억울함을 풀어줄 요괴도 넘처났다.혼란스러운 시기를 견딜 수 있었던 이유도,요괴라는 무형의 존재가, 청나라사회를 지배하였으며,18세기 중구 청나가 처한 사회적 구조를 엿볼 수 있다.

아직 시골에 남아있는 상황당이 있고, 신당,성황신,각종 전설이 있는 우물이 있다. 인간의 억울한 죽음이 우물 속에 항상 잔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물 속 깊은 물에 사람이 죽은 영혼이 침전되어 있으며,인간은 어쩔 수 없이 죽은 영혼을 마셔야 하는 생존을 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어떤 집에 우환이 생기면,그 집에 어떤 귀신이 거쳐 했는지,요괴가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있었다. 성황당에서,무당을 불러서 원귀를 쫒는 행위도 여전히 요괴와 귀신은 인간 사회를 지배하고,살아있는 삶과 죽어야 하는 삶을 관통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언젠가 죽어야 하는 인간의 삶, 요괴도,귀신도 ,인간의 신분을 보고, 외모를 보며, 서로 불평등한 차별 대우 하고 있다.가난한 인간 곁에 귀신이 존재하지 않으며, 부잣집 집 대문에 귀신이 거쳐 하고,요괴가 거쳐하였던 건 요괴라는 상징적인 존재가 인간과 모방하고, 흡사한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그 시대의 인간의 힘을 뛰어 넘는 초월적인 존재로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죽음으로 갚아야 하고, 요괴도, 인간과 기물에 붙어서, 욕정을 채운다.시체 위는 언제나 요괴가 가까이 접근하였다. 572가지 요괴의 이야기는 흥미롭고,디테일하다. 삶은 결국 행복보다 불행에 가까운 삶을 살아간다. 죽어서, 억울함을 풀 수 없었던 인간을 대신하여, 인간의 몸을 빌려서, 요괴가 기생하였고, 요괴는 때로는 인간에게 이로운 존재이면서, 해로운 존재로 나타나고 있다.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그들이 추구하였던 것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훔치는 것이다.인간 사회에서, 이해가 되지 않은 어떤 일이 발생할 때,'요괴에 홀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라고 말했던 연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 하였던가,. 요괴는 인간의 삶을 모방하고,그 삶에서, 돈, 정신, 마음, 물건 들을 취하였다. 요괴는 무언가 소유하지 않는 존재이이기 때문에,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떠나기에 신출기몰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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