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를 만나는 밤 사이그림책장
윤수란 지음, 김은진 그림 / 가나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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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병원에 다녀온 엄마는 어두운 얼굴로 짐을 싼 뒤 작은 언니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 사람이 병워에서 잘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나는 작은 언니가 부러웠다. 엄마에게 나도 하루만 병원에서 자게 해 달라고 졸랐다.

하지만 엄마는 내 등짝을 한대 때릴 뿐이었다. (-21-)

우리 가족에세 비밀이 생긴 것을 아는지 마당에 모이던 아줌마들은 이제 대문 밖에서 모였다. 아줌마들은 대문 밖에서 서성이다가 주인집 아줌마가 나오면 반가운 기색으로 무언가를 물었다. 그러면 주인집 아줌마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였다. (-28-)

다음 날, 엄마는 마당 수돗가에서 빨래를 했다. 그동안 묵은 빨래가 산더미였다. 엄마가 묵묵히 빨래를 하니 주인집 아줌마가 조용히 나와 그 옆에서 콩나물을 다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연이 아줌마랑 호철이 아줌마도 어떻게 알았는지 소리 없이 들어와 고구마 줄기를 다듬고, 멸치 똥을 땄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열심히 일만 하는 아줌마들이 우습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지만 장롱 밑에 들어간 구슬을 되찾은 기분이 들었다. (-40-)

작은 언니는 생일 날 내 언니 손가락만큼 작아져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아기로 뵈지도 않았다. 얼핏보면 자갈돌처럼 보였고, 어떤 때는 고무찰흙을 뭉쳐 놓은 것처럼 보였다.

학교에서 돌아온 큰 언니는 가정 시간에 거즈 손수건을 잘라서 만든 흰드레스를 작은 언니에게 입혔다. (-46-)

그림책 『언니를 만나는 밤』 은 죽음에 대해서, 철든다는 것에 대해서, 인간의 삶이 어릴 때 , 무엇을 겪었는지에 따라서, 달라지며, 그것이 한 사람의 일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릴 때 보았던 죽음은 큰 아픔이자, 후회 와 깊은 죄책감과 상념이 된다.

세 자매가 나오고 있었다. 큰 언니가 있고,작은 언니가 있으며, 막내인 나가 등장하고 있다. 병원에 누워 있는 작은 언니를 보면서,작은 언니가 가진 혜택을 질투하고 있다. 철없는 막내는 엄마의 마음을 알아채기에는 너무 어렸기에, 엄마는 막내의 등짝을 때리고 있었다.

세탁기가 없었던 그 시절, 목공소에 세들어 살았고, 세자매와 엄마와 아빠는 어려운 생활을 유지하며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고 있었다. 세타기 대신 손으로 빨랠르 할 수 있는 동네 공동 빨래터가 존재하고 있으며, 동네 아줌마들은 마당에 모여들었다. 막내 이야기를 동네 아줌마가 알고 싶어서, 동네 빨래터에 모여들었다. 목공소 주인도 막내 앞에 나타났다.

막내는 나이가 어렸기에, 아줌마들이 하는 말이 신기하면서,물어보고 싶은게 많았다. 그중에서, 엄마는 아줌마들 사이에서, 제일 젊고 예쁜 엄마였다.자신을 예쁜 엄마의 막내라고 말하고 있었다. 막내에게 엄마는 이쁜 새댁이다.

아홉살 막내에게 병원생활을 하는 작은 언니도 어색하고, 그 병원 생활하는 엄마도 불편했다. 철이 없어서, 언니가 아픈 건 눈에 안 보이고,자신이 느껴야 할 사랑이 언니에게 빼앗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서서히 꺼져가는 생명 앞에서, 막내가 느끼는 아픔 속에서, 후회와 상처가 있었으며, 작은 언니가 작아지고 있는 상황이 언니의 죽음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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