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 살아남은 것들을 향한 탐험
피오트르 나스크레츠키 지음, 지여울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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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족류는 컽모습이 연체동물과 비슷하게 생긴, 지금은 멸종하여 사라진 해양동물이다.그렇다면 내 조개는 수억 년 전에 살았던 생물일지도 몰랐다. 그것은 책에서 백악기 (중생대를 구성하는 3기 중 마지막 기)에 살았던 생물이라고 소개된 조개 그림과 완전히 흡사해 보였다. (-14-)

뉴기니에서 하는 일이 이토록 재미있는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수수께끼 때문이다. 생물학자의 낙원이라는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아마도 바로 이곳을 것이다. 여기서는 모든 생테계가 해결되지 않은 의문들로 넘쳐나고 모든 생물이 자신의 복잡한 행동은 물론 생물군락의 다른 구성원들과 맺는 관계에 대한 의문을 해명하라는 임무를 던져 준다. 섬 구석구석마다 이름조차 붙여지지 않은 새로운 동물종과 식물종이 발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뉴기니 섬은 극락조와 눈을 휘둥그레지게 할 만큼 풍부한 난초들의 서식지일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큰 나비,가장 큰 여치,가장 큰 이끼, 가장 큰 진드기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52-)

이른 봄의 어린 햇살을 조금이라도 더 쬐려고 하면서 스파이크가 나를 의심스러운 눈길로 쳐다보고 있다.

스파이크는 마치 덩치가 큰 도마뱀처럼 보이지만 도마뱀과의 파충류와는 먼 친족관계일 뿐이다. 한 때 전 세계에 걸친 광대한 서식지에서 번성했던 파충류의 옛도마뱀목은 도마뱀과 뱀이 속한 유린목의 자매 집단으로 여겨진다. 자매 집단이라는 말은 옛도마뱀목과 유린목이 공통된 조상을 지니지만 진화 역사의 초기에 따로 갈라져나왔다는 뜻이다. (-104-)

이는 여치에게 좀처럼 볼 수 없는 특이한 행동이다. 시더버그,동굴여치가 홍벅세의 추운 기후에서 살던 곤충으로 동굴 안의 항시 낮은 기온에 의존하여 생존해온 유물생물일 가능성도 있었다.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동굴 여치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기후가 한층 서늘한 시대에 살아남은 다른 생물과 마찬가지로 동굴여치 또한 기온이 서서히 높아지는 기후에 굴복하고 말지도 모른다. (-156-)

소철나무 녹말은 소철나무가 풍부하게 자라는 세계의 수많은 지역에서 식량으로 이용되어왔고 오늘날에도 그 쓰임새는 이어진다. 일본 류큐 제도에서는 지금도 고유종인 키카스 레볼루타의 탄수화물이 풍부한 줄기로 소테추된장 을 만들고 있다. 또한 같은 종의 열매를 따서 일본의 국민주인 정종을 만들기도 한다. (-204-)

서아프리카숲에는 놀라운 작은 건축가들이 살고 있다. 쿠비테르메스속 흰개미들은 버섯처럼 생긴 아름다운 둥지를 짓는다. 흰개미는 밤이 되면 이 둥지를 떠나 숲바닥에서 낙엽과 잔가지 등의 먹이를 찾는다. 침팬지는 흰개미를 먹는 것을 즐기며 흰개미 둥지에서 맛있어 보이는 곤충을 꺼내기 위해 임시변통으로 동굴을 만들어 사용할수 있는 능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어느 날 나는 왜들 이리 호들갑인지 궁금해져 살아 있는 흰개미 한 줌을 입으로 털어넣어보았다. (-252-)

북아메리카와 눈밭에서 서식하는 얼음귀뚜라미붙이는 눈이 아주 잘 발달되어 있다. 얼음귀뚜라미붙이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활동하며 눈 표면을 돌아다니면서 시각과 후각을 이용하여 먹이를 찾는다. 얼음귀뚜라미는 정확하게 포식성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떤 곤충도 눈에 띄기만 하면 야금야금 뜯어 먹으려 할 것이다. (-304-)

여기 날개가 없고 유충처럼 생긴 산쑥 메뚜기 암컷이 노래하는 수컷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서고 있다. 암컷이 찾는 것은 단지 자식들의 아버지가 되어줄 수컷이 아니라 자신이 알을 생산할 수 있도록 영양가 많은 식사를 시켜줄 수컷이다. 연구에서는 암컷이 동정인 수컷과 우선적으로 짝찟기를 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수컷이 한 번도 짝짓기를 하지 않았다면 암컷이 그 온전하게 남아 있는 두 번째 날개쌍을 먹어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350-)

『가장 오래 살아남은 것들을 향한 탐험』(RELICS: TRAVELS IN NATURE’S TIME MACHINE,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11) 은 곤충학자, 사진가, 작가로 하버드대 비교동물학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는 피오트르 나스크레츠키 가 쓴 책이자 사진책이며, 지구 생태계를 직접 탐방하여, 기록하고 있었다. 특히 원시 자연 숲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발길이 사라진 자연그대로의 원시적인 삶과 원주민의 삶을 알아내는 과정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인간은 언젠가 지구 생태계에서, 멸종 동물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자연에 의한 멸종이 아닌 , 인간에 의한 멸종 때문이다. 핵무기,탄소배출, 기후위기 로 인해서다,바퀴 벌레보다 더 늦게 지구 생테계에 현존했던 인간은 바퀴벌레보다 더 빨리 사라질 운명이 놓여지고 있으며,지구 생테계의 지배자는 인간이 아닐 개연성이 충분하다. 물론 지구의 멸종은 인간에 의해 가능할수 있다.

인간사회에서는 범죄가 될 수 있는 것들이 자연 속에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예컨데 인간이 농업사회가 아닌 수렵 채집 사회였다면, 원시 자여 속에 파묻혀 사는 인간의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결국 인간은 인간을 잡아먹는 식인 문화가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자연 속 곤충들이 짝찟기 과정에서, 수컷을 삼키는 것처럼, 그들이 진화 과정은 생존과 종족 번식을 우선하고 있었다.

나무 늘보는 느리다. 행동이 꿈뜨다. 그러나 나무 늘보는 살아남았다. 인간보다 더 느리며, 더 행동이 굼뜨다. 그런 이유는 이 책에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으며, 나름대로 생존 전략과 방어전략을 갖추며 살아간다. 그들의 방어전략이란 , 은신 혹은 냄새를 이용하거나, 두꺼운 털옷을 입음으로서, 자신의 생존을 우선 취하고 있었다.

인간에게 이끼는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숲길에서 이끼를 자근자근 밟고 다니는 인간의 모습을 보면, 이끼야 마로 하찮은 식물이기 마련이다.그러나 원시 자연의 입장에서,이끼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작은 곤충이마,바퀴 버레들이 이끼 속에 자신을 숨기거나,천적들이 나를 찾지 않도록 협조하는데 큰 공을 세우기 때문이다. 인간이 이끼를 밟는다는 것은 곤충 하나 이상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원시 자연의 생존의 기본 조건은 상생과 공생이다. 꽃과 벌이 서로 공생하고 협력하는 것처럼 말이다. 식물은 움직이는 동물들을 유혹하여, 자신의 꽃가루를 여기저기에 퍼트리는 전략을 취한다. 이런 상황은 자연 생테계 안에서 생활하는 원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아직 개발 논리를 상식으로 생각하고, 자연 파괴, 환경파괴를 등한시 하는 자본에 길들여진 도시 인들만이 자연이 자신들과 무관하거나, 도구로 쓰여질 뿐이다. 하물며 , 오랜 세월을 견딘 마을의 수호신 오래된 나무 조차도, 자본에 의해 움직이며, 그것이 조경이라는 이름으로 파괴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지구 생테계의 생명과정에서,기록된 것들만 인간이 인식할 뿐이다. 자연은 지금도 생존하고, 죽어간다.

물론 기록되지 않은 종도 멸종하고 있었다. 기록되는 생명체가 2만개 이상이라면, 그만한 숫자 만큼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거나 기록되지 않은 종이 있다는 소리다. 우리가 흔히 성경 속 아담과 하와의 삶에 대해서, 수렵채집 문화가 익숙하지 않지만,그 당시에는 풍부한 먹거리가 있는 자연이야말로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생존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아닐까 생가해 보게 된다. 가장 오래 살아남은 것들,생명체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되면, 인간도 그들처럼 억만겁의 시간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작가이자 사진기자로서,환경운동가로서, 저자가 담아내고 있는 자연의 오묘한 이치 속에서, 하나의 피조물로서 인간의 존재가 하찮게 느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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