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니가 내게 안아봐도 되냐고 물었다 - 찬란하고 고통스럽게 흩어진 언니의 삶 그리고 조현병
카일리 레디 지음, 이윤정 옮김 / 까치 / 2024년 2월
평점 :




나와 언니의 나이 차는 시기에 따라 달라졌다. 1월의 내 생일이 지난나 뒤부터 언니 생일인 4월이 되기 전까지 우리는 다섯살 차이였다가, 언니 생일이 지나고부터 다음해 1월까지는 여섯 살 차이가 되었다.나는 우리의 나이 차가 한살이나마 적은 그 3개월을 몹시 소중하게 여겼다. 나이 차가 한 살 줄어든 만큼 한 발짝 더 가까워진 느낌이 좋았다. (-41-)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진들이 스웨덴의 명원 입원과 범죄 유죄 판결 기록을 각기 구분된 연구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누군가 조현병(혹은 조울증) 과 약물남용 장애진단을 동시에 받았을 때 폭력 비율도 증가했다.이 비율은 일반 인구를 비롯해 약물남용 장애는 없고 정신질환 진단만 받은 비교군과 대비해 확연히 높았다. (-127-)
언니를 데리고 점심을 먹으러 나간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고 음식을 먹으며 ,마치 이 상황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려 애썼다. 그리고 언니를 그룹 홈에 내려준 뒤에는 침침한 복도를 지나고 층계를 올라 사라지는 언니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214-)
엄마는 발생 순서에 따라 마지막 10여 년 동안 긴장을 고조시킨 사건들을 정리했다.
미성년자 음주로 걸림-3번
케이트가 머리를 박아서 입원
박사님이 케이트를 입원시킴(302호?)
부동사 중개인 과정을 듣는다! (-344-)
언니를 떠올리고 언니를 언니이게 했던 모든 면면을 기억할 때면, 나는 그 무엇보다도 언니가 존재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낀다. 폭력과 혼돈, 깨진 유리창과 위협들도 차라리 언니가 없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하고 바랄 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내 삶에 언니가 있었다는 사실, 좋음과 나쁨, 유년기의 장난과 청소년기의 조언들 모두 내 존재에게 너무도 근본적이며,그외의 다른 생각은 불가해했다. (-412-)
이 세상은 상식과 비상식, 인가과 비인간으로 해석한다.자연과 비자연이 존재하는 것처럼 ,인간은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단순화시키는 것에 익숙하다. 이러한 성향은 나와 타인응 구분하고, 경계를 짓고, 서로 거리를 두는 원인이 되고 있으며, 갈등과 반목이 반복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반사회적인 현상,비인간적인 행동, 비상식적인 일들에는 항상 조현병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책 『언니가 내게 안아봐도 되냐고 물었다』에는 조현병에 걸린 언니를 둔 카일리 레디 가 나오고 있다. 그녀와 여섯살 차이가 나는 언니는 구제불능 , 치료불가능한 조현병에 걸려 있었다. 미성년자로서, 음주운전에 걸렸고, 폭행과 폭력,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적인 성향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과 모순은 어느 날 언니가 가출을 하고 난 뒤 상황이 바뀌게 된다. 2014년 1월 8일, 언니 케이트가 사라지고 말았다.
고칠 수 없고,시행착오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들, 인간에 대한 성찰과 통찰이 나타나곤 한다. 작가 카일리 레디는 이 회고록에서,자신의 아픈 인생 이야기, 삶을 열린 마인드로 오픈함으로서, 조현병에 대해서,사회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현실을 말해주고 싶어한다. 즉, 그들도 가족이 있고, 조현병이 자신의 의지뫄 무관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그들을 격리하고,경계를 긋고,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언니 케이트의 모습 뒤에 숨겨진 아픔,그 아픔 속에 숨어있는 이해와 공감을 느낄 때, 조현병 환자의 일탈적인 행동에 대해서, 조금덜 불편하고, 더 관대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놓치지 않고 있다. 누구에게나 이러한 일은 반복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