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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 미선나무에서 아카시아까지 시가 된 꽃과 나무
김승희 외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1월
평점 :

꽃 언젠가 가장 좋은 시기에
나는 씨앗 하나를 땅에 던졌다.
거기서 꽃이 올라왔고
사람들은 그것을 잡초라고 했다.
그들은 내 정원을 오가며
불만 섞인 말을 중얼거리며
나와 내 꽃을 저주했다.
그 꽃은 키 크게 자랐고.
빛의 왕관을 썼는데
도둑들이 야음에 담장을 넘어와
그 씨를 훔쳐갔다.
그들은 마음마다 탑이 있는 곳마다
널리 멀리멀리 씨를 뿌렸다.
어느 새 모든 사람들이 외쳤다.
"꽃이 너무나 예쁜 걸!"
내가 우화를 말해 줄게요-
도망치는 사람은 즐으시오.
이제 모두가 씨를 가졌으니
거의 누구나 꽃을 키울 수 있다오
어떤 꽃은 예쁘고
어떤 곷은 시로 초라한데
그런데 이제 다시 사람들은
그것은 잡초일 뿐이라고 한다. -알프레드 테니슨- (-31-)
아카시아꽃
향기로운 아카시아는 질투하고
달리아는 거드름 부리고
감송은 한숨지으며 사랑을 말하고
축일의 장미는 웃음을 말하고
노란색 꽃은 미움이고
빨간색 꽃은 분노이고.
흰색 꽃은 결혼을 뜻하고
자줏빛 꽃은 수의를 뜻한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38-)
외론 할미꽃
밤이면 고통 아래 고개 숙이고
낮이면 하늘 보고 웃음 좀 웃고
나른들 쓸쓸하여 외론 할미꽃
아무도 몰래 지는 새벽 지친 별. (-50-)
장미
장미가 곱다고
꺾어보니까
꽃포기마다
가시입니다.
사랑이 좋다고
따라가 보니까
그 사랑 속에는 눈물이 있어요.
그러나 사람은
모든 사람은
가시의 장미를 꺾지 못해서
그 눈물 사라을 얻지 못해서
섧다고 섧다고 부르는구려 -노자영- (-55-)
식물
태양은 모든 식물에게 인사한다.
식물은 24시간 행복하였다.
식물 위에 여자가 앉았고
여자는 반역한 환영을 생각했다.
향기로운 식물의 바람이 도시에 분다.
모두들 창을 열고 태양에게 인사한다.
식물은 24시간 잠들지 못했다. -박인환- (-63-)
시가 된 꽃과 나무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다. 시집에는 서름 세명의 시인이 만든 오십편의 시가 들어가 있었다. 시가 내포하는 정서와 시적인 느낌은 오롯이 시인의 내면 속 시상을 함축하고 있었다.미선나무와 아카시아, 장미, 잡초는 꽃이 되고, 장미의 가시가 내 마음 속 가시가 되었다. 슬픔에 침방하고, 꽃이 주는 외로움과 고독함,이러한 것이 내 마음을 읽어내고 있었다. 꽃은 서로 질투하고, 거드름 피우고, 사랑하고, 웃게되고, 미워하고, 분노하게 되고, 결혼과 수의를 뜻하는 꽃들을 보면서,그꽃이 품고 있는 깊은 꽃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봄이 오면, 숨죽이고 있었던 꽃들이 자신을 자랑하듯 얼굴을 내보이고 있었다. 언덕에 올라, 숲속에서, 골짜기와 가시 나무 아래 앵초꽃이 보인다. 아네모네는 아직 쌀쌀한 바람을 맞으면서,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초롯 불 사이에 피어나느 노오란 개나리꽃, 생명의 질김은 꽃에 있었다. 흙에 뿌리를 내리고, 꽃은 생존하기 위해서, 종족 번식을 위해서, 벌과 나비가 오기를 기다리며, 바람과 햇볕에 의해 꽃은 살아나고 죽어간다. 꽃의 생애와 인간의 생애를 서로 일치시킴으로서, 우리는 꽃이 주는 생동감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었다. 꽃이 나에게 주는 삶,그 삶이 나에게 살아가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사소한 것들이 주는 감동이 그대로 느껴지고 있었다 . 내 삶이 결코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는 순간 위로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