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 시인수첩 시인선 80
이어진 지음 / 여우난골 / 2023년 11월
평점 :
절판


 귀 귀 하는 말들, 언젠가 내가 토해낸 부끄러운 말들이 죄다 꽃이 된 것 같아 그 쑥쓰러운 생각들이 모두 꽃을 틔게 하는 바람 같아 나는 뿌리에 스며 조용한 달빛을 내밀고 싶다. (-19-)

당신은 더 아름다운 복숭아의 계절을 찾아 떠나고

그 외연의 통조림을 내게 보내왔다.

혀의 관습은 과일의 온도와 밀애한다.

당신을 스칠 때마다 돋아나던 눈물

나는 깡통 속에 들어가 한 개의 복숭아와 얼굴을 교환한다. (-49-)

엄마가 감자를 팔고 남은 감자로 굴러왔을 때, 퍽퍽한 감자의 촉감이 하얀 감자꽃으로 피어날 때, 나는 문을 열고 나와 감자밭이 되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63-)

있으면 해 보세요.

꽃처럼 나는 심장이 뛰고 산등성이 위를 나는 새처럼

허리가 가볍다.

머릿속으로

한 떼의 소나기가 지나갔다.

그 짧은 순간 나비는 조약돌이 되고

꽃은 시냇물이 된다. (-92-)

어린 소녀의 목소리를 닮고 싶은 것 가늘고 매력적이고 목적지가 불명확한 것

풀의 뿌리를 닮은 것 달의 웃음소리가 스며 있는 것

플롯의 구멍처럼 비밀이 많은 것 그 구멍마다 구름을 낳고 키우는 것

그 구름의 목젖을 열어 발성연습을 시키는 것

구름의 목소리를 찢고 나온 나무가 허공 위로 뛰어내리는 것. (-122-)

유투브 채널 『이어진의 문학의 향기』를 찾아들어가는 내 모습 속에 내면에는,이어진 시인의 목소리로 얼음호수를 들어보았다. 시적 상상력과 시적인 이미지 , 그 안에서,사물과 사물이 튙겨내는 레퀴엠이 존재하였다. 깊이 보지 않았더라면, 스처 지나갔을 일상 속 사소한 것들 하나 하나 시인은 담아내고 있었다. 디테일한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는다. 첫번째 시집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에 이어서 접하게 되는 『사과에서는 호수가 자라고』에서는 시언어로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고, 언어적 붓질을 하고 있었다.산문시와 서정시가 골고루 섞여 있어서, 독자들의 지루함을 수용하고, 반영하게 된다.

시는 그런 것이다. 자유로운 것을 잃지 않아야,시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는다. 자유로움과 일관성을 유연하게 반영한다. 언어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향기가 시적 가치로 전환되기 위해서, 시인의 부단한 언어 유희를 살펴보게 되었다. 시가 가지는 감각과 느낌, 시적 분위기는 인간의 삶에서, 삭막함과 딱딱함,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걷어내고 있었다.가을 서리가 내리기 전, 수확이 다 끝나버린 황폐해진 밭 위에서, 거추장스럽고,흉물스러운 검은 비닐을 걷어내는 느낌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유하는 열매을 따고,그 열매의 달콤함을 맛보게 되는 순간, 그 열매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잊어버리게 한다.시적 언어 속에 있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이는 여러가지 모습들, 그것이 사과 나무 위에서 ,호수를 상상할 수 있는 시인만이 느낄 수 있는 고유한 정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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