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배의 수토 기행 - 나를 충전하는 명당을 찾아서
안영배 지음 / 덕주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적으로는 수토사 제도가 생기기 이전부터 수토(搜討) 라는 용어는 쓰이고 있었다. 조선 전기에 우리나라 사림파 성리학자들은 전구의 산천과 명승지를 유람하면서 풍토적 특징을 파악하거나, 우리 고대 역사와 고유 문화 및 풍속을 탐구하는 등의 행위를 "수토한다" 고 표현했다. (-5-)

이처럼 김종직은 의미 있는 유적지나 명승지를 답사하고 연구하는 행위로 '수토'라는 단어를 썼다. 이로 보면 김종직은 각 지방의 민속과 민담,전설과 구전을 조사하고 이를 시로 표현하는 수토 활동을 했다. 1487년 그가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해 각 지역을 순방하면서 벌인 수토 행위가 지역민들에게 이상하게 보일 것임도 알고 있었다."마을 사람들 관찰사가 괴이하겠지, 오로지 고을 풍속과 마을 노래를 묻고 있으니" 하고 표현했다. (-46-)

또 2023년 9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7개 가야고분군 중 하나인 말이산 고분군(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말산리)이 바로 아라가야 사람들의 무덤이다. 말이산 고분군은 왕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대형 고분 37기가 남북으로 약 2KM 이어진 구릉지에 군집된 형태로 조성돼 있어 장관을 이룬다.봉분이 확인된 180 여기 외에도 1000여기의 고분이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135-)

"가야보인법은 최치원이 중국에서 유전하는 보강답두법을 참고해 신라에서 복원해낸 한국 고유의 선술이다. 신라 승려 현준이 익힌 보인술은 원래 고조선이 선맥과 닿아 있는 요동 지역에서 중원으로 흘러 들어간 신선술인데, 최치원이 이를 다시 신라인의 특성에 맞는 신선술로 재편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또 민간에 널리 알려진 홍길동전이나 전우치전의 도술도 최치원의 가야보인법에 연원을 둔 한국 고유의 선맥과 그 흐름을 같이 한다. (-164-)

한반도가 외세의 침탈로 어지러운 시기에는 이런 인물들이 출현해 혼란에 빠진 사람들을 구출해주었다. 조선이 무너지고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는 대일항쟁기가 펼쳐지던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는 우리 고유의 선도(仙道) 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서와 이상적인 세계를 제시하는 이들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격동의 시절, 한반도에 신세계의 등장을 알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한반도 사람들의 마음을 진동시켰다. (-235-)

수토는 우리나라 산천의 정기를 잘 보살피거나 병들고 상한 곳을 치료하는 행위도 포함된다.우리나라에는 찾아가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질병 치료가 절로 이뤄지는 '치유 명당'들이 방방곡곡에 숨은 듯이 자리잡고 있다. 그곳에서 자란 약초만 먹어도 병이 쉽게 치료되는 경우도 많다. (-291-)

책 『안영배의 수토 기행 - 나를 충전하는 명당을 찾아서』에는 15세기 ,사림파의 영수 조선전기 김종직의 생애를 다루고 있었다. 김종직은 안동 이황에 버금가는 성리학에서 다루는 중요한 인물 중 하나였다..그는 1457년에 쓴 <조의제문>이 , 단종 폐위에 앞장 선 세조의 행위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어서,그가 무오사화에 연루된 이후,부관참시(剖棺斬屍) 되는 아픔을 가지고 있었다.

저자 안영배는 수토에 대한 이해를 앞에 다루고 있었다.실제로 우리는 수토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질병이 창궐하고, 전쟁이 일어나거나 ,약탈이 반복되었기 때문에,따의 기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게 된다. 수토사를 별도로 두었던 이유다.

수토사란 기행과 다른 의미이며,전국 팔도 땅에 대해서 기행하면서, 연구를 병행하는 일을 수토사라고 일컫고 있었다. 김종직은 1472~1473년 사이에 함양군수로 있었다.그는 다른 군수와 다르게 사람을 만나면서,지역의 문화와 전통,역사에 대해 기록하는 걸 좋아했다.이러한 모습이 기이한 행동으로 비춰졌지만, 주변의 평판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함양은 가야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며, 김종직은 신라시대 문장가이자,당나라 유학길에 올랐던 최치원(857년~908년)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그것이 수토사로서,자신이 지방관으로서 역할을 병행하게 되는 이유다.

저자 안영배는《충격대예언》, 《잊혀진 전쟁,정유재란》, 《3.1 운동 100년 역사의 현장》,논문 《고려 조선전기 이기파 풍수 연구》를 쓴바 있으며, 좋은 땅과 문화유적, 명당터에 대한 관심을 《수토기행》을 써낸 계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