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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한의 버튼
홍단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2월
평점 :




"절대 네가 우승하게 내버려두지 않아."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는 해위만으로도 은휘는 울컥 치미는 분노를 느꼈다. 갑갑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해 돌부리 하나를 쥐었고, 속시원히 던져버리면 분이 좀 풀릴 것 같았다. 흙이 잔뜩 묻은 돌을 들고 벤치에서 일어나 강가로 향했다. (-8-)
아라한은 달빛의 호의를 받았고 ,밤바람이 그의 머리칼을 흔들었다.그 모습은 신비로웠다. 금희는 불안한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면서 홀리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을 괴롭히 상대에게 누군가 대신 불행을 안겨준다면? 그것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돈을 잃게 하는 불행을? 금희는 손이 점점 간질거렸다.
아라한의 머리칼 끝에 매달린 작은 빛 조각의 움직임을 보며 금희는 떠올렸다. (-68-)
아라한의 기일. 준혁이 잊지 않고 납골당을 찾았다. 올 줄 알고 있었기에 익숙하게 혼령 상태로 준혁을 노려보며 말을 걸었으니 대답이 돌아올 일은 없었다. 청년의 얼굴이 남아 있지 않은 준혁은 , 출소 후 비참한 삶을 살았다. 퀭하게 팬 눈가만 보아도 티가 났다. (-116-)
볼레로를 재생했다.
"네가 미워하는 존재에게 3천만 원어치의 불행을 주겠네.하겠는가?"
아라한은 여태껏 만나는 모든 인간의 기억을 지웠다. 그러므로 그는 살아있는 존재들 사이에서 티끌 한 점도 기억되지 않았다. (-157-)
"너를 이리 만든 놈이 밉지 많으냐? 운명이 너를 돕는 기회는 흔치 않도다. 어찌 잡지 않을 수 있겠느냐?"
황금색에 연꽃 장식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버튼과 카페의 어둠이 버무려져 제법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완성됐다. (-212-)
"우리 집이 이렇게 된 건 다 쟤가 재수가 없어서 그래, 동생이란 게 날 무슨 짐짝 취급하고 말이야. 사업 쫄딱 말아먹고 마음도 힘든데 벌레 보듯이 대하는 거 나도 서럽고 지쳤어. 가족이고 뭐고 너도 좀 힘들어봐야 내 마음을 알겠지. (-251-)
소설 『아라한의 버튼』은 홍단의 첫번째 소설이며, 2022년 대한민국 콘텐츠 공모전 본선에 오른 바 있다. 소설에서 ,'아라한'은 나한(羅漢)의 다른 말이며, 부처를 의미한다. 아라한 이외에 금희와 은휘가 주인공이며, 소설 곳곳에 불교적 요소를 끼워넣고 있다. 번뇌. 세존, 업보, 윤회, 아라한, 권선징악, 극락정토, 회자정리에 대해,불교적 가치와 현실의 차이를 소설에서 느낄 수 있다.
소설 『아라한의 버튼』 에서 주인공 금희와 은휘는 서로 라이벌 관계다. 피겨 스케이팅으로 치면, 금희는 김연아, 은휘는 일본 선수 아사다 마오다. 아사다 마오가 아무리 노력해도, 김연아에게 매번 밀렸다. 은휘는 매번 금희로 인해 최선의 노력과시간을 투자하지만, 금희에 밀려서, 2위에 머무르게 된다. 은휘에게 3000만원이란, 금희가 없었다면,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상금이자, 혜택이다.
은휘 앞에 나타난 아라한은 은희에게 한가지 달콤한 제안을 한다. 3000만원의 불행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고 한다. 은휘가 원하는 것, 꼭 가지고 싶었던 욕구였기에, 그 제안을 수락하게 되는데,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일이 일어나고 만다.
우리가 생각하는 도덕적 가치, 권선징악, 업보는 세상을 살아가는 원칙이며 ,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내가 미워하는 사람에게 , 버튼 하나로 3000만원의 . 불행을 줄 수 있다면, 사람이라면 혹하게 된다. 그 사람이 최악의 불행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죄책감, 미안함을 느끼기 보다, 3000만원 정도의 불행은 그 사람이 정신차릴 수 있고,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가 있다.하지만, 그것은 불교적 업보가 되고, 번뇌이며, 불행이 순환될 수 있다. 소설 『아라한의 버튼』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최고의 복수는 용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