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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우아하게 젠더살롱 - 역사와 일상에 깊이 스며 있는 차별과 혐오 이야기
박신영 지음 / 바틀비 / 2023년 12월
평점 :
장자 상속제가 유럽사에 미친 영향은 크다. 상속에서 제외된 귀족 집안의 둘째 아들은 추기경 등 고위 성직자가 되고, 셋째 아들은 추기경 등 고귀 성직자가 되고, 셋째 아들은 용병대장이 되곤 했다. 고위 성직자들과 용병대장들은 유럽내 분쟁에 참가하여 역사를 바꾸어 놓는다. 유럽내에서 인생을 개척하던 장남 아닌 아들들은 인구 증가에 따라 유럽 외 지역으로도 진출한다.십자군 전쟁에 참여한 기사들도 장남이 아닌 아들이 대부분이었다. 신앙심 외에도 스스로 영지를 마련하려는 참전동기가 있었던 것이다. (-15-)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남자애들이 때리고 괴롭혀서 여자애들이 화를 내면 주위 어른들에게 이런 말을 듣곤 한다."저 남자애가 너를 좋아해서 그런 것이니 니가 참아." "네가 이버서 그래." 이런 환경에서 자라면 여성들은 피해자가, 남성들은 가해자가 되기 쉽다. 2015년에 김수찬이 그린 《상남자》라는 만화를 보자. 남자가 여자를 때리는 것은 상남자의 애정표현이라고 한다. (-52-)
그리하여 1950년 박인수 혼인 방작 간음 사건 때 이런 판결문이 등장했다."법은 정숙한 여인의 건전하고 순결한 정조만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을 밝혀두는 바이다." 이는 '법은 보호할 가치가 없는 정고는 보호하지 않는다.'가 되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 남서을 무죄로 만들어주기 위해 피해 여성의 사생활을 파헤치며 2차 가해를 한느 근거가 되었다. 피해 여성을 평소 행실이 문란한 여성, 즉 창녀로 만들어버리면 강간범은 무죄 선고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93-)
남성들을 보면 신기하다. 어머니에 대해 양가감정을 갖는 여성들과 달리, 무뚝뚝한 중노년 남성들도 어머니를 떠올리자마자 눈빛이 아련해질 만큼 어머니를 사랑한다. 그런데 남성들의 평소 언행을 보면 진심으로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왜 이럴까?
우선 남성들이 "어머니를 사랑한다" 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아서 놀랍다. (-154-)
책 『거침없이 우아하게 젠더살롱』을 쓴 박신영 작가는 역사덕후다. 첫번 째 책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이후,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를 출간하였으며,『박신영의 세계사 세트』가 대표작이다. 문학과 세계사 속 여성의 삶에 대한 속깊은 성찰과 통찰을 제시하고 있다.
책 『거침없이 우아하게 젠더살롱』 에는 젠더, 여성을 주제로 삼는다.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여성의 성상품화,남성에 비해 사회적 불이익을 느끼며 살아가는 여성에게 주어진 인권을 회복 시키면서,여성에게 필수적인 요소, 안전과 행복 추구권을 위해서,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고,그 사례 속 숨어 있는 모순에 대해 질문을 구하고,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한다.
최근 남성이 저지르는 묻지마 범죄에 여성이 피해자가 된 경우가 다수 있다. 그 과정에서,남성 가해자의 신상이 공개되고 있는데,남성의 입장과 여성의 입장이 상반되고 있다. 먼저 남성들은 그 사건 하나로 인해 모든 남성이 잠재적인 가해자가 되는 것에 대해서,불편하게 생각한다. 반면 여성들은 그 범죄로 인해, 그 사건에 주목하지 않고,피해자인 여성에게 , 범죄의 원인제공자로 돌리는 것에 대해 문제삼고 있다. 제 2의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면,여성과 남성간의 갈등이 커질수 있다.
이러한 상황들이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어떤 원인이 있고,그 원인에 의한 결과가 성평등을 저해하고 있으며, 구조적인 문화와 시스템을 하나하나 뜯어 고쳐 나가야 하다고 보았다.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사회적 불평등이, 여성이 늦은 밤에 혼자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리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으며,그 과정에서, 남성들 또한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역사와 일상 속 깊이 숨겨져 있는 차별과 혐오는 어떻게 이어지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