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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명사전 - 강아지 애칭에 담긴 희로애락의 순간들
지모 지음 / 뜻밖 / 2023년 12월
평점 :




'바강이'는 '바보 강아지'를 줄여 부르는 애칭이다. 코코는 겁이 많아서인지 대부분 짠하고 애처로운 모습을 보이는데,'바강이'일 때는 겁이 나서 하는 행동들과는 좀 다른 결이다. 뭐랄까. 어딘가 2% 모자라 보일 때의 모습이다.
좋게 표현하자면, 댕청미(댕댕이의 멍청한 미)가 있다고 해야 하나? 간식을 던져줘도 바로 코앞에 있는 걸 못 찾고 고개만 갸우뚱거리 때 같은 경우? 후각에 민감한'개'인데 어떻게 냄새도 제대로 못 맡나 싶을 정도로 멍청해 보인다. (-27-)
코코의 사전에 포기란 없는,아주 강한 집념을 가지고 있다. 아이폰의 시끄러운 알람 소리보다 더 견디기 힘든 코코의 모닝콜 한 번 울리기 시작하면 당해낼 수가 없다.'배고픔'은 본능적인 것이라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어떨 땐 새벽 4시에도 밥을 달라고 깨우는 데, 그땐 정말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밉다.
매알 아침밥 달라고 나를 강제 기상시키는 코코, 제발 울리지 않았으면 좋겠는 징글징글한 '모닝콜'이다. (-63-)
특히 동생네 강아지 코코를 예뻐할 때 , 코코의 질투 게이지는 폭발한다. 초코는 코코와는 다른 타고난 애교쟁이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배를 보이는 아니라서 꼭 아는 척을 하고 "예쁘다" 하며 배를 만져줘야 한다. (-91-)
산책을 하다가도 ,날벌레가 날아들어 코코의 머리 속으로 들어가는데, 그때마다 날벌레들이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게 뭐든 한번 빠지면 절대 헤어나올 수 없는 게 마치, 거대한 블랙홀과도 같다. (-161-)
두부는 엠비의 딸이다. 엠비와 같은 듯 다르게 생긴 아이.완전한 '엄마 바라기' 두부. 여기서 지칭하는 '엄마' 는 낳아준 엄마 엠비가 아니라 엠비와 두부를 양육하고 있는 사람'엄마'이다. (-212-)
그 당시에는 강아지와 아기는 같이 키우면 안 된다는 여러가지 낭설과 괴담이 많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윤우가 신생아 시절을 벗어나면서 동글이는 비로소 가족과 함께 생활하게 되는데, 동생 윤우는 앞뒤 가리지 않고 '미운 오리 새끼' 같았던 동글이에게 애정을 쏟는다. 그렇게 동글이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동생 윤우로부터 '사랑'이라는 걸 받게 된다. (-234-)
책 『멍명사전』은 강아지를 키우고 있거나,키우려고 준비하고 있는 이들, 댕댕이를 떠나 보낸,무지개다리를 건넌 이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책이다. 작가 지모, 본명은 한희경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한예종시각디자인학괄르 졸업하였으며, 광고 대행사의 아트디렉터로 일한 바 있다. 본캐가 시각 디자인,광고 디자인 관련 직장인이라면,부캐는 비숑 댕댕이 코코 엄마인 셈이다.
책 『멍명사전』을 처음 펼쳐 든 느낌은 따스하고,안온하다. 책 표지는 크레파스로 스케치한 듯, 노오란 바탕에 , 작가와 댕댕이가 서로 교감하는 그림 표지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첫번째 멍명 사전,은 가족, 사랑이다 바보스러운 인간에게,백치미라고 부르고 있는 것처럼, 바보스러운 댕댕이를 바강이, 댕청미라고 닐컫는 것이 독특하다. 애칭미면서, 불편하지 않아서 좋았다.
친근하고,가까워지면, 별며을 붙인다. 별명이라고도 하고,애칭이라고도 한다.나와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붙일 수 있는 사랑을 품고 있는 다양한 애칭들이다. 산책을 좋아하지 않는 코코,질투와 애교 철철인 초코의 모습을 보면,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안은 댕댕이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고, 말을 못하지만 ,인간과 같은 감정과 고통, 느낌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 만큼 시야가 넓어진다. 코코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코코의 새로운 면을 알 수 있다.그 하나하나가 소중하고,기록되어야 한다. 인간 수명에 비해 5배나 짧은 댕댕이의 삶을 볼 때, 저자가 나와 코코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이 세상을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의미를 다시금 이해할 수 있었으며,내 삶에도 그런 날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내 삶의 소중한 시간 속에서, 생명의 가치를, 『멍명사전』에서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