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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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봉기가 성공하면 수뇌부는 새로 공신이 되어 지배층이 되겠지만 백성들의 삶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면 나는 지배계층이 되고자 봉기에 가담한 것일까.그건 분명 아니었다. 일런의 생각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면서 안지경은 혼란을 느꼈다. 차한상의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뭔가 걸리는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25-)

해가 환하게 떠오를 무렵에 이르러서야 불길이 잡혔다. 관병에게 함락된 정주성은 지옥을 방불케 하고 있었다. 곳곳에 시신이 즐비했는데 살아남은 사람들의 눈에는 공포가 가득했다. 어떤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터였다. (-99-)

홍경래의 난 여파는 컸다. 관서지방은 초토화되었고, 팔도에서 유랑민이 급증하면서 민심이 극도로 흉흉했다. 큰 불길은 잡았지만 꺼지지 않은 불씨들이 곳곳에 선재해 있어 언제 다시 불길이 번질지 모르는 형국이었다. (-153-)

"초청한 경상들이 전부 자리를 했습니다."

변치수가 안지경에게 보고했다. 금풍무 상단은 광동에서도 손꼽히는 거상으로 양질의 견직물을 많이 확보한 데다 천리경이나 자명종 등 서양에서 건너온 진기한 물건들도 취급하고 있기에 내로라는 경상들이 전부 초청에 응한 것이다. (-229-)

안지경이 어찌할까 고심을 하는데 갑자기 마당 맞은 편에서 커다란 장대가 쓰러졌고 다가오던 포졸들이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틈를 놓치면 안 된다. 안지경은 신속하게 몸을 일으키면서 단총을 꺼내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288-)

'대원수의 고뇌가 이해가 되네. 어쩌면 조선은 아직 진정한 혁명을 낳을 여건이 성숙되어 있지 않을지도 모르지.비록 봉기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훗날의 혁명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면 여한은 없네.하늘이 대원수와 내게 허락한 일은 거기까지일지 모르니까.' (-336-)

오세영 작가의 『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에는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조선 말엽, 순조 임금 때 일어난 민족봉기 홍경래의 난과, 프랑스 혁명 (1789~1799) 이 발생하고 난 이후,나폴레옹 유배지로 널리 알려진 세인트 헬레나 섬(1815~1821년) 에서, 프랑스인과 조선인이 서로 만나서, 혁명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작가의 픽션에 따라 전개되고 있었다.

서학이 동양에 들어오면서, 천주교가 조선을 위태롭게 하며,민심을 흉흉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조선의 지배층은 천주교 교인을 탄압하게 된다. 소설 『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에서 주인공 안지경이 등장하고 있다. 조선의 지배층의 사고 속에서 실질적익 명분은 민심이반이지만, 본질은 자신이 지배층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기본 조건이다. 비지배층과 지배층이 바뀌는 시점을 우리는 진정한 혁명이라 일컫고 있다.

소설 『세인트 헬레나에서 온 남자』에서 왜 우리는 혁명에 실패했고, 프랑스는 혁명에 성공할 수 있었느냐에 대한 질문을 자가 스스로 하게 되었고, 한권의 소설로 탄생된 결과물이다.혁명은 여러차례 시행착오를 거쳐야 가능하다는 걸 알수 있다. 우리가 흔히 무언가 도전하고, 목숨을 걸어야 할 때,그것이 실패할 수 있다는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 스스로 무너지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흐지부지 될 수 있다. 홍경래의 난이 그러하다. 살기 위해서, 지배층이 누리는 수많은 혜택들은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고 있었다. 그동은 살아남기 위해서, 민주봉기를 시작하였지만, 그 결과는 비참하게 끝나버리고 말았다.

작가 오세영은 홍경래의 난이 단순한 실패가 아닌, 혁명의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고 보고 있었다. 순조 임금 때 일어난 홍경래의 난은 조선을 멸말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되었으며, 국가의 쇠퇴와 함께 외세의 침략은 불가피하다는 걸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이후 동학 혁명으로 , 조선의 문제에 청나라를 끌어들인 조선은 일본마저 조 선 땅에 들어오게 만드는 결과를 넣고 말았다.

우연과 필연이 연속되는 과정에서, 인간은 결국 최악의 바둑을 두고 ,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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