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챔프 아서왕
염기원 지음 / 문학세계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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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빠와 어떻게 만났는지 내게 얘기해 주지 않는다. 아마도 2002 월드컵 때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게 내 추측이다. 내 생일을 생각해 보면 상당한 가능성이 있는 일이다. 나는 일산의 대표적인 쇼핑몰 라페스타가 개장한 날에 태어났다.

엄마한테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나이 먹고 낳는 바람에 네 몸이 약하다."라며 자기 탓을 하는 것이었다. (-21-)

"미안해. 넌 진짜 독한 년이야. 그렇게 괴롭혀도 끝까지 바텼잖아. 너 오기 전까지는 내가 막내였잖아. 밤마다 어찌나 괴롭히던지.... 그 년을 확죽여벌리까 하는 생각을 얼마나 했는지 몰라."(-88-)

내가 저지른 일의 후폭풍에 대해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복수라는 단어가 귀에 들어와 꽂혔다.

"동굴에 들어간 사울은 똥을 누고 있었습니다. 네, 똥 얘기를 하면 이렇게 다들 웃으십니다. 그런데 그 동굴 안에 누가 있었다? 맞습니다. 다윗입니다. 사울은 철천지원수가 칼을 들고 있는 곳에 제발로 들어간 것이었습니다.곁에 있던 부하들이 다윗을 꼬드깁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사울의 목을 치면! 이제 그 지겨운 도망자 생활도 끝납니다.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은 사울의 옷자락만 베었습니다."

마뜯 잖았다.어설픈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그러다 보면 악순환이 된다.(-142-)

그녀는 아들을 죽인 가해자를 납치한 뒤 살해했다.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자살을 기도했다. 하지만 가정부의 혼수상태의 그녀를 발견했고, 국내 최고의 의료진은 그녀를 기어이 살려내고야 말았다. 지금도 그때의 후유증 때문에 똑바로 서기가 힘들며, 신장도 좋지 않다. (-196-)

염기원 작가의 『여고생 챔프 아서왕』은 2003년 7월 2일생, 왕서아가 주인공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4강까지 진출한 대한민국, 그 중심에 열정적인 남녀가 만나서, 낳게 된 아이가 왕서아다.월드컵 베이비라고 말할 수 있다.소설에서 왕서아는 수인번호 1251번으로 통한다. 평범한 아이였던 왕서아은아마추어 복서 챔피언이다. 하지만, 세희의 죽음에 왕서아는 연루되었고, 스스로 경찰에 자수했다.

소설 『여고생 챔프 아서왕』은 도전과 모험, 용기가 아닌, 어둡고, 컴컴하고,복수와 배신에 대한 이야기다. SM 병원 병원장의 딸이 등장하고, 그 딸을 대신해서, 왕서아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오로지 아픈 엄아가 건강하게 낳기를 바라는 왕서아가 스스로 선택하였고, 누군가의 죄를 왕서아가 그대로 덮어쓰게 된다.

속담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 교도소, 구치소, 범털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수인번호 1251은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다. 자신의 운명과 무관한 인생을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소설에서, 권선징악(勸善懲惡) 적인 요소가 느껴졌다. 스물한살 여대생이 될 수 있었지만, 그것을 스스로 자신의 꿈을 포기한다.왕서아는 정기가석방, 적격 심사 대상이 되어 풀려나게 된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들, 왕서아 입장이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복수 대신 용서와 꿈과 희망을 선택하는 왕서아의 삶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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