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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보다 내가 좋아 - 오십, 진짜 나를 위한 삶을 시작하다
정가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사춘기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자세'라는 주제였다. 나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었다. 사춘기 딸과 잘 지내는 방법은 거리두기라고 한다. 문 잠그고 들어가면 두드리며 화내지 말고 그냥 둬야 한단다. 한때는 방문 두드리고 화내고 협박하며 나오라고 했다. 다 부질없었다. 배고프면 나온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이제는 그냥 둔다. 나오겠지. 딸 걱정하지 말고 나나 걱정하자고.(-31-)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나니 도서관에 자주 갈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새로 이사 간 동네에는 도서관이 없었다. 새로운 책을 읽어주고 싶은 날에는 한 아이는 손에 잡고, 둘째는 아기 띠를 하고, 한쪽 어깨엔 책이 든 가방을 메고 길을 나섰다. '오늘만 몇 권 밀려야지.' 하고 간 날은 더 많은 책을 담아왔다. (-72-)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엄마의 인문학 살롱' 독서 모임을 한다는 공지가 모임방 앞에 붙여졌다. 오다가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직접 문의하기도 했고 도서관 사서 선생님을 통해 연락한 사람들도 많았다. 젊은 주부부터 나이가 드신 분까지 다양했지만 주로 40대 육아하는 엄마들이 많았다. (-113-)
편두통이 시작됐다. 아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더니 의욕도 없고, 힘도 없었다. 불끈 솟았던 의지들은 다 흩어져 버렸고, 그냥 눕고만 싶었다. 아이들에게도 괜히 날이 서 잔소리만 해대고, 아들을 배웅하고 집으로 곧장 들어오려다가 더 걷기로 했다. 주말 내내 몸이 안 좋아 집에만 있었더니 안되겠다 싶었다. (-138-)
삭막하고 기쁨이 없는 곳에 씨를 뿌리는 마음을 생각한다. 리디아를 보며 내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뭘까 고민한다.내가 가진 것으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내가 좋아하는 책읽기와 글쓰기로 아름다움을 담아내려고 애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내가 가진 것으로 세상에 씨를 뿌려 알록달록 꽃 피우고 울창해지는 정원을 만들고 싶다. (-207-)
내가 좋아하는 것에 풍덩 빠져 후회없이 매일 살아가는 사람은 멋지다. 무대에 나가 춤을 출 기회가 있을 때 성큼성큼 걸어가 신나게 춤을 출 수 있으려면 정말 즐기려는 마음도 필요하다. 뜨겁게 응원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야구에 진심인 사람들을 보니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248-)
작가 정가주는 평범한 주부이며, 일상 속 특별함을 찾아내는 에세이스트였다. 주부로 살아온 인생,자신의 존재감이 사라지고,아이들과 남편으로 채워진 살림만 하는 여성으로 바뀌게 된다. 매일 애리 단순하고, 기쁨이 없는 삶, 편두통이 찾아왔다. 20대 풋풋했던 과거의 젊음은 사라졌고, 퍽퍽한 인생만 남았다.살림만 하다보니,나의 부족한 것들만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고, 누군가 잘나가는 이를 보면, 스스로 자괴감에 빠져들게 되었다.
작가 정가주는 이제 자신을 사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집착과 애착,고민과걱정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살림이 아닌,내가 좋아하고,나를 행복하고,기쁘게 해주는 것을 적극 찾아가는 것,사춘기 자녀들에 맞춰진 자신의 삶에 대한 미안함에서 스스로 벗어나기로 했다. 그것은 내를 사랑하고,나의 내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집안일을 하면서,내가 사라지고,위축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는 도서관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고른다. 책과 가까이 하게 되면서, 독서모임 ' '엄마의 인문학 살롱' ' 도 함께 하게; 된다.그 과정에서, 나를 찾아갈 수 있었으며, 나에 대한 이해와 곧감으로 내 삶을 완성하게 된다. 누군가에 의지하는 삶이 아니라,내가 나를 사랑하고, 보듬으며, 아끼면서,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간다.그로 인해,내 삶에 대해서, 존증하고,여유로운 삶을 얻게 된다. 행복한 삶, 따스한 삶은 아이들과 남편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며,내가 좋아하는 것에 적극 참여하고, 경험하면서 얻는 성장에서 얻어질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