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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보다 나은 어른으로 키워줄게 - 아이를 키우며 함께 크는 80년대생 엄마 이야기
이효재 외 지음 / 대경북스 / 2024년 1월
평점 :
개복. 그 단어가 내 가슴에 들이박혔다. 8.5센티에 맨눈으로도 쉬게 보이는 크기.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어땠을가.크기가 조금만 더 작았음녀 어땠을까. 내가 진작 회사에서 일찍 돌아와 아이를 씻기고 만져주고 로션을 바라줬다면 어땠을까. 나는 왜 아이를 뒤로하고 일에 빠져 있었을까.나는, 미친걸까. (-15-)
[부고] 이아름 모친상
9월 23일 (화) 오후 5시 24분 사랑하는 저희 엄마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급성 뇌출혈이라 아직 빈소 영정사진도 못 찰리 정도로 우왕좌왕인 상황이니 우선 지인들게 알립니다. (-35-)
'제 앞에 놓인 인생의 과제가 너무 많고 치열해서 그간 저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면 먼저 사과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했던 저를 의국원으로 받아주고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67-)
하지만, 아픈 자신보다 피곤할 자식을 먼저 챙기는 것이 부모 마음.부모님은 집에서 거리가 먼 병원을 밤마다 왔다갔다 하는 나를 많이 안쓰러워하시며,이제 홑몸도 아니니 주말에만 잠깐 오라고 하셨다. 입덧이 심해져 오래 지하철 타기가 힘들어졌는데, 내 마음을 아는 남편은 퇴근 후 장인어른을 뵈러 병원에 자주 들러주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95-)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만큼 세상을 보게 되어 있어."
엄마와 안부를 묻는 아주 짧은 통화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말이었다. 효녀는 아니지만, 그래도 매일 퇴근길에 엄마와 통화하는 습관이 있다. 평소와 다름없는 길지 않은 통화에 나온 한마디가 몇날 몇칠이고 머리에 맴돌았다. (-127-)
책 『엄마보다 나은 어른으로 키워줄게』은 10인 10색 엄마들의 이야기이며 우리의 인생희애락이 묻어 있다 . 아빠들의 삶과 인생 경험과 다르게 , 엄마들의 삶과 인생 경험에는 항상 아이들이 빠지지 않는다. 부모의 삶 속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살아가며, 스스로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놓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힘들었던 그 순간,나를 챙겨주는 누군가가 가장 잊혀지지 않는다. 특히 내 앞에 놓여진 여러가지 최악의 상황들은 자신에게 큰 짐이 될 때가 있다. 세상에 공짜는 존재하지 않는 법, 내가 어떻게 살아오는지에 따라서 , 내 삶이 바뀌기 때문이다.
즉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며, 인생의 절망감과 마주하게 되고, 죽음에 대한 각인이 존재한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생명을 얻는 것 이상으로 공포와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수술을 앞둔 심정, 출산을 앞두도 눈앞에 일어난 경조사에 어찌할 방법이 없다. 내 앞에 놓여진 현실, 둘다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은 ,엄마들의 내면 속의 죄책감과 후회였다. 때를 놓치고, 미루고, 지나갔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게 된다.그 안에서 우리는 아끼며 살아가며, 엄마로서, 일에 매발려 달아가다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시간들, 처갓 댁을 챙겨주는 남편의 진심어린 노력에 아내는 감동하게 된다.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나에게 어떠한 소중한 가치가 될 수 있는지, 하나 하나 챙겨가면서, 열 명의 엄마들의 인생이야기에서, 위로와 치유를 얻을 수 있었고, 좋은 인생이란 어떤 인생인지 그 기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