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소강석 지음 / 샘터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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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5

겨울잠에서 깨어난 나무들이

사람을 처음 만난 것처럼 인사를 한다.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지

꽃들이 살랑사랑 봄바람에 흔들린다.

파란 하늘의 구름은 산 언덕길을 넘어

무심히 흘러간다,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는

이야기는 가슴에 묻고

지금 고백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릴 노래만

가슴속 장미 화병 속에 담아

너를 기다린다.

시간이 아닌

그리움에 쫒겨 길을 걸어본 사람은 안다

봄길은 꽃들이 먼저 달려간다는 것을. (-17-)

소나기 7

소나기가 하는 말을 나는 알아듣지 못합니다.

내가 하는 말을 소나기는 알아듣지 못합니다.

소나기가 하고 싶은 말들이 계속 내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이 계속 떠돌고

내가 소나기의 말을 알아들을 떄까지

소나기가 내말을 알아들을 떄까지

소나기는 내리고 내려 이 밤을 적시려나 봅니다. (-72-)

장미

장미가 꽃잎을 떨어뜨릴 때는

빨간 눈물을 흘린다.

장미가 바닥에 떨어진 꽃잎을 주우려

손을 내밀 때는

바스락거리는 풀잎 소리가 난다.

장미가 꽃잎을 잊으려 눈을 감을 때는 별들이 뜬다. (-113-)

침몰

목마른 자가 물을 찾듯이

물도 목마른 자를 찾고

생명도 원하는 자에게 머물며

사랑도 갈망하는 자에게 찾아가나니

모두를 초청해 보시구려

그대를 침몰하고 휩쓸어달라고

그 엄몰 속에서

새로운 사랑의 운율이 탄생할 수 있고

그대는 그 사랑의 희생 제물을 자처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니. (-123-)

50여 권의 저서와 13권의 시집을 출간한 새에덴교회 답임목사 소강석의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에는 봄,여름, 가을,겨울, 사게절마다 존재하는 네 가지 색깔의 그리움이 있었다. 자연 속의 어떤 장면 하나가 그 사람을 기억하게 해주고, 잊혀진 과과거를 현재의 시간으로 소환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된다는 것은 축복이자 기쁨이 될 수 있다. 그리워 하고, 기억하고, 소중히 다루어야 하며, 가여워할 수 있다. 봄이 있어서 겨울을 견딜 수 있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생며은 봄의 향기를 품고 있었다.

해가 있어서, 소나기가 천둥 번개를 몰고 오더라도,미워하지 않게 된다. 젊망 속에 희마을 품고 살아가는 이는 인간이다. 인간에게 그리움이란 겸손함의 다른 말이며, 추위를 녹여 주고, 따스합으로 인도하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었다. 살아가면서,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아픔과 상처가 있다. 남들은 보지 못해도,나는 보이는 그 상처,각자 나름대로 개성을 드러내면서 살아가고 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위로하면서 계절을 내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내가 품고 가는 시간들이 모여서, 내 인생의 봄여름 가을 겨울이 되고 있었다.비를 겨우 피할 수 있는 우산 하나 의지해 산책을 떠나게 되면, 우산에 가려진 나무의 모습이 떠오르고 있다. 비옷을 입은 나무, 빗방울의 추락,새들도, 꽃향기도, 외로운 나무들도 비에 젖어든다. 비옷을 벗고,비에 동화되어서, 미소를 머금으며 살아간다. 별은 컴컴함 밤을 외롭지 않게 해주는 불빛이며, 등대였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별이 있었다. 수많은 별들이 있어서, 저 별 어딘가에 나의 별이 있을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가며, 봄비를 재촉하게 된다. 푸른 어둠 속에 차가운 비는 내 마음 속의 더러운 삶의 때와 먼지의 찌꺼기들을 씻어주고 있었다. 비를 맏으면서, 나를 스스로 위로하고, 과거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게 되나.아픈 새처럼 살아가는 나 자신을 수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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