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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배는 정오에 바다로 떠난다 - 방황과 탐험이 주는 자유 회복의 유쾌한 기적
이우송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남들이 보기에는 다소 황당하고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일지라도 '방황하고 탐험하는 자들' 은 본인이 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느끼는 일을 위해서라면 현재 가지고 있는 유형의 소유물이나, 무형의 소중한 가치를 기꺼이 포기하면서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든다. 순간의 '절대 기쁨' 을 위해서라면 본인의 생명마저도 포기하겠다는 소설 속 파우스트와 방탐자들은분명히 닮은 점이 많다. (-6-)
방탐자들은 이렇게 세상의 변화를 이룰 수 있는 긍정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그들은 호기심이 많고 탐험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질문하고,의심하고, 다소 엉뚱한 행동을 할 때도 있다. 그렇게 자유롭게 도전하고 모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들은 역설적으로 기존 질서의 변화를 꿈꾸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항상 방황하고 탐험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도전하고 저항을 하기도 하고,한편으로는 고뇌하며 학습을 하기도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소심하고 양심적이어서 남들의 눈치를 보다가 ㅈ2ㅏ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손해를 보기도 한다. (-28-)
아무런 사정을 모르는 방금 탄 사람 중 동작이 가장 빠른 3명이 노숙자가 떠난 그 좌석을 잽싸게 차지하였다. 그들은 여러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순발력을 발휘하여 좌석을 차지한 것에 대하여 대단히 만족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중 젊은 여성 한 명은 손으로 좌석의 먼지 같은 것을 털더니 그 손으로 머리를 뒤로 넘기기도 하고, 다시 얼굴을 만지기고 하였다.
그와 비슷한 사건을 여러 번 목격한 이후부터 대중교통이든 공공건무이든 사람들이 손으로 만진 것, 엉덩이를 깔고 앉는 것, 머리르 기대고 있었던 것등에 잔존하는 세균이나 오염물질이 어떻게 사람과 사람을 통해 최종적으로 나에게까지 전달되는지의 경로를 따져보는 습관이 생겼다.이른바, 위생관념에 관한 '방홯하고 탐험하는 자'가 되었다. (-48-)
첨단 기술의 혜택을 받으며 편리함을 누릴수록 더 많은 감시와 통제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이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니, 정보를 독점하는 자들에게 모든 자유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방황과 탐험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애써 자유를 회복했건만,외부적 요인에 의해 자유가 줄줄 새버리는 최악의 쓰나미가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97-)
자신들만이 옳고,자신들만이 선하고, 자신들만이 깨끗하다는 오만과 착각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어떤 절대적인 것에 대해서도 항상 의문을 제기하고,분석하고 검증하려 드는 우리 같은 "방황하고 탐험하는 자들'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빛을 발한다. 이렇게 어지러운 세상에서도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자유로운 영혼들'이 그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간다면 서로의 자유를 보장하며 확증변향에 빠지지도 않고, 증오와 폭력도 없는 아름다운 민주주의가 충분히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8-)
'방황하고 탐험하는 자' 중에는 자연선택을 받아 후손들을 대량 복제하여 진화의 단계를 완성하는 것이 방탐자로서의 자존심을 해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아마 있을 것이다. 그들은 후손을 대량 복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대에서 개체가 소멸된다 하더라도, 그 길을 장렬하게 가겠다고 선언할지도 모른다. (-236-)
책 『그 배는 정오에 바다로 떠난다』 은 방황하고,탐험하는 자들, 방탐자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며, 작가 이우송 스스로 방탐자라고 지칭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책에 나오는 방탐자에 대한 해석이 나에게도 부합되고 있어서, 공감 뿐만 아니라 , 위안이 되기도 한다. 자신들만이 옳고,자신들만이 선하고, 자신들만이 깨끗하다는 오만과 착각하는 이들에게, 그들의 옳고 그름에 대해 지적하느 이들이 방탐자들이다. 그래서, 방탐자는 괜한 미움을 사기도 한다.
방탐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영원히 무모하게 도전하고, 탐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건 자유로운 삶, 나의 소신과 고집을 꺽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런 사람들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주류로 들어가기 힘들 수 있다. 영원히 소수로 남아 있으며,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을 수 있어서다. 특히 다수의 의견과 생가과 다른 행동과 가치관으로 살아가기 때문에,방탐자의 순간 스쳐 지나가는 판단과 직감은 남들의 판단을 넘어설 때도 있다. 이런 경우, 어떤 일이 생기느냐 하면, 통찰력이 있다고 말하거나,혼자 독단적드로 움직인다고 말한다. 결국엔 방탐자의 운명은 스스로 진화를 거부한 소수자이며, 자신의 대가 끊어진다 하더라도,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 최선이란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이 스스로 찾아가는 최선이었다. 어떤 일을 할 때, 무모하고, 어이가 없는 일들을 혼자서 하는 이들이 있다. 편안한 길, 더 좋은 길, 더 빠른 길이 잇음에도,그들은 여전히 비효율적이거나,나만의 방식으로 일을 진행한다. 한 번 꽂히면 거기에서 물러섬이 없기 때문이다.디지털 카메라로 사진 찍는 것이 보편적인 세상에서,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를 고집하는 이들을 방탐자라고 말할 수 있다. 결국 그들의 끈기와 인내 ,노력은 세상에 얼려지게 되고, 자신만의 고유한 빛을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