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웠어, 아들
이동섭 지음 / 좋은땅 / 2023년 10월
평점 :
절판


 


2023년 6월 19일, 월요일 아침.

모두들 바쁜 걸음을 옮기며 활기차게 한 주를 시작하는 그 시작,마침 해도 알맞게 길어져 벌써부터 햇살이 환하게 부서지기 시작하는 이른 그 시각에,

아들이 죽었다. (-15-)

오늘의 목적지는 경상북도 봉화 . - 한달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비장의 히든카드 Nadry 일정이었다.

봉화읍내에서도 한참 떨어진 시골 마을 분천역에 도착할 때 까지도 아내와 아들은 내가 왜 자신들을 데리고 왔는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123-)

'빵빵빵사이공' 바로 그날 출발이다.

이탈리아와는 여덟 시간 시차가 있으니, 아들은 그날 하루 무려 서른두시간의 생일을 즐길수 있는 일생일대의 호사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긴 시간의 생일' 을 선물하고 싶다는 아내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다. (-146-)

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고 아들 곁에는 우리 줄만 남았다.

고요함이 밀려온다.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우리 아들의 삶이.

어이없게도 우리 아들을 살리려는 노력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끝나버렸다.

아빠로서 이 총체적 무능함이 통탄스럽기만 한 순간이었다. (-230-)

'어제 아빠가 그러시드라.

너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아빠는 반대하지 않으시겠다고.

열심히 할 자신 있다면 아빠는 뭐든지 허락하시겠다고.

아빠가 응원할테니 하고 싶은 거 하라고.' (-283-)

부모가 떠나는 것과 자녀가 먼저 떠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내리사랑이라고 하였던가,내가 키우던 소중한 아이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면,황망스러움을 넘어서,세상이 무너지는 심정이 들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이별, 다시 회복될 수 없는 만남으로 인해 우리 후회하고, 슬픔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저자 이동섭,신한은행보라매금융센터 지장장을 거쳐, 현직 기관고객부 부서장 대우 팀장이다. 2000년 4.20일에 태어난 아들, 빵빵빵사이공. 갑작스러운 고통이 시작되었고, 병원에 갔더니 청천벽력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다. 시한부 인생이 되었고, 아들은 2023년 6월 ,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내는 첫째와 둘째 사이에 아이가 있었고,유산했다. 아들 마저 세상을 떠나게 되고, 딸이 있다. 살아생전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이 책에선 얻게 된다. 아들에게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사실, 아빠를 많이 어려워 했다는 것,이러한 모습 뒤에 항상 아들은 아빠에게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어필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후회,슬픔, 견딤,원망, 미안함,죄책감이 중첩되고 있었다. 아들의 마음을 들어주지 못한 후회였다. 아들의 여자친구를 위해서,아들의 폰을 해지 하지 않기로 했다. 남자친구가 떠났지만, 내 곁에 있다는 느낌을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최소한의 예의였다. 이러한 모습은 작가와 같은 인생을 살아온 이들에게 생각할 꺼리,위로와 치유,위안이 될 수 있다. 살아가다 보면 내가 생각한 데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 주어진 현재를 살아가며,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그리고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로 했다. 저자는 자신이 쓴 이 책을 아들에게 돌려주기도 다짐한다. 우리 인생에서,현재의 삶도 중요하지만, 과거의 죽음을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걸 깨우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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