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모자 (30주년 기념 특별판)
신형건 지음 / 끝없는이야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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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되려면

지우개랑 친해지려면

글씨를 자꾸 틀리면 되지.

몸이 다 닳아 콩알만 해진 지우개가

툴툴거리는 소리,귀에 들려올 때

그 소리에 솔깃 귀기울일 수 있으면

그제야 지우개랑 진짜

친구가 되는 거지. (-19-)

나와 나

아침마다 한결같이 동쪽에서 해가 뜨는 것처럼

나란히 나란히 어깨동무한 하얀 앞니들처럼

애써 찾지 않아도 언뜻 눈에 띄는 네 잎 클로버처럼

바람이 힘차게 깃발을 펄럭이게 하는 것처럼

지우개가 틀린 글자를 살살 지워 주는 것처럼

웃자란 손톱을 가지런이 깎아 주는 손톱깎이처럼

바라보면 그대로 얼굴을

비춰 주는 거울처럼

해가 진 뒤에 오래 남아 있는 저녁놀처럼. (-49-)

30센티미터 자를 산 까닭

가려운 등을 긁을 수 있지

손톱에 끼인 때도 파낼 수 있지

발뒤꿈치만 조금 들면

천장에 친 거미줄도 걷어 내지

귀찮은 파리를 쫓을 수 있지.

피리부는 흉내도 낼 수 있지

노래하며 손장단을 맞출 수 있지

얏! 얏! 신나는 칼싸움도 할 수 있지.

바람에 날리지 않게 시험지를 꾹 눌러 둘 수 있지

장롱 밑에 들어간 것도 꺼낼 수 있지.

그래, 힘들었으니 좀 쉬라고

그냥 놔 둘 수도 있지.

야아,이 좋은 생각이 이제야 떠오르다니!

얄밉게 구는 네 등짝을 힘껏

후려칠 수도 있잖하!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분명히 있을 텐데.....뭐지?

뭐지.....뭘까? (-87-)

1993년 현암출판사에서 현암아동문고로 나온 동시집 『바퀴 달린 모자』 은 30년이 지나 클래식 동시집으로 탈바꿈하여, 끝없는이야기 에서 재출간되었다. 1990년대 초반 어린이였던 이들은 어느 덧 성장하여, 어른이 되었고, 어린 아이들을 둔 부모 역할을 하고 있다. 클래식 동시집 『바퀴 달린 모자 (30주년 기념 특별판)』 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추억과 기억을 꼽씹께 해주는 고전 동시집이다.

친구,벗이라는 단어가 너무나 정겹다. 인생을 살면서,놓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친구다. 어릴 적 기억, 서로 미운 정도 정이었다. 성장하여,미웠던 벗이 고마운 벗이 될 수 있다. 기쁜 일이 있을 때, 서로 기뻐해주고, 부족한 것이 있으 때,서로 의지하면서,함께 할 수 있는 친구는 우리 삶을 따스하게 해주고,함께 살아가는 이유다. 책에서, 친구를 지우개와 엮고 있었다. 내가 틀렸을 때, 친구의 존재는스스로 지우개가 되었다. 때로는 툴툴거리고, 때로는 직접 해결해주는 해결사가 되기도 한다. 친구는 서로의 허물을 지우개처럼 지우고, 티나지 않도록 숨겨주기도 한다. 아이도 공감하고, 부모들도 공감할 수 있는 것, 동시의 매력이다.

동시 『바퀴 달린 모자』 에는 서정적이며,아날로그 냄새가 났다. 각박한 세사일수록 동시릉 읽어야 한다. 위로와 치유가 되기 때문이다. 꽃 향기를 맡으면서, 동시를 생각한다. 향기,꽃, 벌과 곤충, 콧노래,이들은 동시에서 맛있는 동시재료가 되고 있었으며, 생명,존중,배려와 공감을 느낄 수 있다. 나와 너는 서로 다른 존재가 이니며,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 더불어 함께 햐야 하는 존재였다. 바퀴 달린 모자 를 읽으면, 하늘을 볼 여유, 호수와 산을 보면서, 마음의 위로를 느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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