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지 않는 세계
김아직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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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미지오는 울고 싶었다.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할 사제가 한낱 인간의 피조물인 로봇의 손에 놀아난 것으로도 모자라 목숨까지 빚졌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루치아, 아니 그 기계 놈의 설계였다. (-25-)

"그 사람은 호르투스데이라는 뒷배가 생겼다고 우쭐하겠지만 글쎄요. 시간이 좀더 지나봐야죠. 어떤 재앙이 기회의 얼굴을 하고 나타나는 법이거든요. 아무튼 그때부터 호르투스데이 이야기라면 귀가 절로 열려요. 이나가 가톨릭 정보국 직원이기는 하지만 호르투스데이에 대해 잘 모르더군요. 후원단체와 직접 교류할 일은 드무니까요.그런데 제이 씨가 갑자기 낙하산을 타고 등장한 거예요." (-86-)

"나의 첫 주인님은 돌아가셨습니다. 나느 주인님의 세 자녀에게 상속되었습니다. 그분들이 명령어 체계를 리셋하여 나의 새 주인이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나를 폐기 처분하기로 결정하고 나에 대한 법적 권리를 포기했지만 여전히 내 명령권자로 남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폐기 처분의 날을 하루 앞두고 나는 내 의지로 신부님에게 병자성사를 받았습니다." (-151-)

악차이 영감이라고 불리는 안드로이드 개조 전문가는 메가 시티-셔을 9지구 외곽에 살았다.

제이는 레미지오를 끈벌레 숙주처럼 만들었던 그 기술자를 제 발로 찾아갔다. 본업은 고철상이라는데 기계 이른 사실상 점원에게 다 맡겨놓고 악차이는 가계 안쪽 지하실에서 안드로이드 불법 개조일을 하고 있었다. (-243-)

인간만큼 섬세한 손가락을 지니고, 뚜벅뚜벅 걷고 , 인간의 말을 하면서도 신의 뜻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건 악마에게서 비롯된 본성이며, 저 기계가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 에서 말하는 것처럼 악마와 인간 사이의 매개물이란 증거다. (-288-)

소설가 김아직 작가의 『녹슬지 않는 세계』 는 SF 소설로서 ,인간과 기계가 충돌하는 새로운 문명이 어디서 시작되고, 미래의 모습은 어떻게 인간과 기계 문명을 보완할 수 잇는지 엿볼 수 있다. 문명의 충돌이 세계관의 충돌과 교차될 여지를 남겨 놓는다.21세기 인간 사회에는 종교,문화, 정치가 서로 유기적인 관게를 형성하고 잇으며, 원시 인간사회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흔적으로 남아 있지 않고 있다.

소설 『녹슬지 않는 세계』은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미래에 어떻게 현실이 될 수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계 루시가, 페기될 수 있는 상화에서 스스로 생존법을 터득하게 되는데, 신부님에 의해 병자 성사가 되어 루치아로 거듭나게 된다. 인간으로 치면 가톨릭 세레를 얻는 것처럼 루시도 루치아라는 세례를 받았다. 악인공지능에서, 강인공지능으로 바뀌게 되면,기계에 불과한 피조물이 인간처럼 생명으로 거듭날 수 있다.그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안드로이드는 기계가 아닌,인간처럼 세상을 이해할 수 있고,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소설에서 악차이 염감과 같은 존재가 기계와 인간을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지금 인간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봄다면, 3세기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세계다. 인간의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세상의 진리를 하나 둘 캐내는 과정에서, 기존의 세계관이 새로운 세계관으로 전환될 수 있었다. 소설 『녹슬지 않는 세계』또한 루시의 이방에서, 중세에 행해졌던 마녀 사냥이 미래에 안드로이드가 세사을 지배하게 될 때,신마녀사냥이 도래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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