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기록
임진아 지음 / 뉘앙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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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한 가지 일에 몰두하기보다는 이 일 저일 왔다 갔다 해야만 즐거움이 그나마 유지되는 산만한 스타일이다 보니 무언가를 완성하기까지 긴 시간과 아주 뾰족한 집중이 필요하다. 결국 여러 일을 해내는 것은 나라는 작업자가 여러 일을 해야만 나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22-)

마을버스를 타고 창밖을 멍하게 쳐다보다가 눈이 동그래졌다. 동네를 매일 지나다니며 갑자기 가게 하나가 없어지거나 건물이 부서져도 이렇게 박력 있게 놀란 적은 없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느껴지지 않는 어제와 다름없는 풍경이었겠지만 내게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마주한 목소리였다. 작은 술집의 문에 어떤 목소리가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64-)

카페에서 일할 때의 나는 몇 가지의 약속을 정해 지켰는데, 그중 하나가 '앞치마를 입은 채로 화장실에 가지 않는다'였다. 카페나 식당에서 일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단 화장실에 가는 타이밍을 잡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고, 당분간 부를 일이 아마도 없을 약 21분가량의 공백을 잘 골라야 한다.화장실에 가는 모습을 누군가 한 명은 반드시 쳐다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보란듯이 앞치마를 벗어 작업대 위에 살포시 올려 둔다. (-77-)

한강 다리에는 닿을 리 없는 응원의 메시지가 아무렇지 않게 적혀 있는 것도 이상해서 미칠 것 같다. 그것을 읽지 못하는 사람도 한강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 낡은 표현이네요. 조금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해 보시라고요. 한강 가까이에 사는 어떤 사람은 한강이 보이는 장면에서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자신의 무릎을 잡고 바닥에서 일어난다. (-107-)

나이가 들어가며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는 것이 간혹 무섭기도 하다.그 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온전히 내게서 번져 온 것인가, 혹은 내 생각과 다른 주변의 무언가를 향한 때늦은 참견에 해당하는 것인가 묻는다면 대답할 수 있을까. 나의 세상과 나의 하루에 꾸준히 말을 걸면서 지금 할 수 있는 말을 쏟아내고 싶다. (-216-)

작가 임진아는 읽고 그리는 삽화가이며, 생활하며 쓰는 에세이스트다. 기록을 통해 기억을 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으며, 그녀가 쓴 에세이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에는 삶을 객관화하며,나를 돌아보게 하는 글과 적절한 삽화가 배치되어 있다. 우리 일상 속에서, 삶과 밀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나의 삷과 생각을 작가의 글 속에서 엮어 볼 수 있다.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생각이 달라지면,가치관이 바뀌며, 어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얻는다. 더 나은 어르이 된다는 건 스스로 어른으로서 현자가 되기 위한 노력이다. 나이가 들어서, 생긴 습관은 견고한 원칙과 선입견이 만들어진다. 용기가 부족하지고, 안정과 평화를 우선한다. 도전보다는 모난 돌이 되지 않기 위한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매순간 죽음을 응시한다.

이 책에서는 어른으로 거듭나기 위한 저자의 불굴의 노력이 기록되어 있었다. 아는 만큼, 자신을 어필하고 싶어서, 말하고 싶어지는 어른은 그로 인해서, 현실에서 만나는 평범한 꼰대가 될 수 있다. 다 나은 어른이란, 성찰하는 삶이다. 통찰로서, 안목을 키우는 것도 더 나은 어른이 되는 것이다. 삶과 나이가 쌓이면서, 형성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적절한 변화다. 남을 의식하는 삶, 민폐가 되지 않는 삶,지혜와 책임있는 삶이 되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 새롭게 거듭나야 하며, 나를 객관화하며,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이 이 책에서 임진아 작가가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채워지고 있었다.결국 스스로 알에서 깨고 나가는 것,그것이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변화이면서, 듣기 좋은 말과 하기 싫은 말을 적절한 타이밍에 할 수 있어야 어른으로 인정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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