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트니크가 만든 아이 오늘의 청소년 문학 40
장경선 지음 / 다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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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오사에게

일주일 전만 해도 '아리아인에게' 라고 적었지만, 이제 '알리오사에게'로 바뀌었다. 이 사실을 알리 없는 아리안 녀석이 복도에서 꽥꽥 소리를 내질렀다. (-7-)

습관이 되어 버린 발걸음은 익숙한 건물로 향했다. 습관이란게 무섭다. 고양이를 무조건 싫어하는 엄마처럼 말이다. 생각을 하느라 건물 앞 화단 앞을 지나면서 오른쪽 발을 든 채 주춤대고 말했다. 하마터면 '사라예보의 장미'를 밟을 뻔 했다. (-29-)

"죽음을 각오하고 첼로를 연주한 게 중요하지.부드러운 첼로 연주가 총알보다 더 강하다는 걸 우리는 알았으니까. 총알은 고통과 슬픔을 주지만 체로 연주는 희망과 기쁨을 주거든." (-94-)

"무슬림 여자다!"

나는 그대로 얼어 버렸다.

체트니크였다. 당장이라도 총구에서 총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109-)

"나타샤야, 네 엄마는 네가 체트니크의 자식이란 걸 아는 게 전쟁보다 더 무섭다더구나." (-124-)

"디노 메를린이다."

내 목소리는 함성에 묻혀 버렸다. 빨간 기타르 멘 디노 메를린이 무대 위를 걸어 나오며 손을 흔들었다. (-188-)

대한민국 사회는 세대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경험하지 않은 세대다. 정치와 사회적 목소리를 낼 때면, 전쟁이라는 예민한 화두가 전면에 나타날 때도 있다. 어떤 상황에 대해서, 전쟁을 야기할 끼미만 보여도, 전쟁을 실제로 경험한 이들은 그 반대의 목소리를 낼 개연성이 크고, 반대의 경우, 전쟁을 찬성할 여지를 남길 수 있다. 한국은 1950년 6월 25일에 일어난 내전에 대한 트라우마가 존재하고 있다.

책 『체트니크가 만든 아이』 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내전을 겪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무대로 하고 있으며, 세르비아 계 극단 민병대 군인 세력 체트니크가 벌인 실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으며, 애나, 로타, 나타샤가 체트니크가 만든 아이로 등장하고 있다.

보스니아에서 일어난 전쟁과 한국에서 일어난 한국 전쟁의 공통점은 내전이라는 데 있다. 내전이 참혹한 원인은 어제의 이웃이 오늘 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슬람 세력을 없애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죽음에 내몰게 했으며, 체트니크 들은 현지 여성을 대상으로 성범죄, 성추행을 저지르게 된다. 그로 인해 원하지 않은 임신과 출산이 이어지고, 어린 아이를 홀로 키워야 하는 상황이 나타난다. 소설은 절망스러운 전쟁 속에서, 사라예보의 장미'를 내세워서, 희망을 찾아가는 긴 여정을 다루고 있다. 전쟁 속에서, 폐허가 되었지만, 그 안에도 사람이 살아가며, 사람은 서로 ㅅ생존하기 위해 치열하게 전쟁,내전과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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