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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그리움을 적시고
김솔규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10월
평점 :
하다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녹녹한 봄이 다가왔습니다.
그런 날을 맞이하는
제 마음에도 살포시
봄 내음이 찾아왔습니다.
당신과 함깨
처음 대화를 나누게 된 그날은
밤늦도록 눈을 감지 못하고
고스라니 새웠습니다.
누군가는 그럽니다.
여자는 남자에게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과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유난히 사랑이 하고
싶어지는 날입니다. (-19-)
밤
창가에
어둠이 내려서는
그날 밤
그대와 처음
만났습니다.
잠 못 드는 내게
밤마다 찾아와
꿈을 전해주고 가는 그대
오늘도 당신의
꿈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42-)
놓지 못하는 연
침대에 널브러진 채로
매캐한 공기를
연신 들이마시는 걸 보고도
늘 곁에 있었다
매번 이런 식이었다.
혼자 남겨지는 삶에
익숙해질까 무서워하면서도
억겁의 전생을 반복하며
다시 만나길 기다렸다.
익숙해지지 않는 슬픔 또한
아무렇지 않아 하는 걸 보는 것도 질렸다.
항상 공허함으로
가득 채워지는 인연의 마지막은
이젠 놓아 보내려고 말하지만
실해하지 못하는 뭉툭한 고집은
그 한마디에 녹아 있었다
"하지만
다시 찾아와 주거든." (-73-)
어제는 울진 죽변 앞바다를 보고 왔다. 별을 보고 출발한 하루의 짧은 여행이 별을 보고 집에 도착했다. 울진 앞바다에서, 지구 별 밖에 밤이 있어서,그리움으로 채워진 시가 존재한다. 밝게 빛나는 빛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건, 그리움으로 채워진 밤이 있어서다.시집 『밤하늘에 그리움을 적시고』을 읽으면서 밤에 채워지고 있는 홀로 남겨지는 사람과 그리운 순간들을 꺼내보았다.
삶에서, 그리움을 느끼는 순간은 찰나에 불과하다. 그리움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건, 그 무언가를 소중하게 기억한다는 의미다. 시를 읽으면서, 나 또한 그리움에 젖어 버리고, 감정 이입을 자연스럽게 해 보았다. 말 한마디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살아간다는 것, 익숙해지지 않는 슬픔을 품고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는 그 사람의 슬픔을 견딜 수 있게 한다. 어젠가 홀로 남겨진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만, 그 시간이 나에게 도래하지 않길 바란다. 춥고 쓸쓸한 겨울이 되면, 그 쓸쓸함과 그리움은 더욱 더 깊어지기 마련이다.
만남과 인연, 억겁의 시간을 돌고 돌아서,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란 그런 것이었다. 삶이 있었고, 죽음이 있다. 만남도 있고,이별도 존재한다. 과거를 꼽씹어 살아가지만, 우리 삶에 슬픔과 후회만 남기고 떠날 수 있다.이럴 때일수록, 사람에게 더 아파하고, 시간에게 더 미워할 수 있다. 섭섭함 대신에 그리움을 남기고 살아간다면,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며, 함께 인생을 살아가도록 돕고 있다. 죽음 조차 허락되지 앉은 우울이 내 마음을 내려 앉게 해중 때면, 내면 속 꽁꼼 감추어진 불안과 두려운이 활화산처럼 솟아오르기 마련이다.그럴 수록 내 삶을 아끼고, 사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