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부 - 펩시 CEO 인드라 누이의 일, 가정 그리고 우리의 미래
인드라 누이 지음, 신솔잎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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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와 재계의 거물들은 금융과 과학기술, 화상여행을 통해 세상을 발전시키는 이야기만 하였다. 삶의 중심이 되는, 정신없으면서도 즐겁고 어려우면서도 귀중한 핵심 가치,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12-)

은퇴한 지방법원 판사였던 친할아버지가 전 재산을 털어 테라스와 발코니까지 있는 2층짜리 거대한 집을 설계하고 만들었다. 널찍한 집에서도 할아버지는 남성용 거실에서만 머물며 신문과 책을 읽고 캔버스 천을 씌운 큰 안락의자에 앉아 쉬며 시간을 보냈다. (-22-)

IIM 캘커타 1학년을 마칠 즈음 원자에너지부 Department of Atomic Energy 에서 여름 동안 인턴십을 할 기회를 얻었다. 봄베이에 있는 곳이었다. 마드리스는 조용했고 캘커타는 정치적인 곳이었지만, 서부 연안에 자리한 봄베이는 인도 상업의 중심지였다.높은 빌딩과 번쩍이는 아파트가 가득했고, 밤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으며,근로자들이 바삐 거리를 오가는 도시였다. (-60-)

어머니를 따라 병원에 온 두 살 난 프리타는 내 옆에 누워 울음을 터뜨렸다. 이상한 바의 이상한 침대에 각종 튜브가 연결된 나를 보고 잔뜩 겁을 먹은 아이는 내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몇 주 후 퇴원을 하고 집에 돌아온 나르 가족들이 매일같이 돌봐주었다.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다. (-130-)

펩시코는 오래전부터 퀘이커 오츠를 탐내고 있었다. 2년 전 비공식적으로 합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딱히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우리 측에서는 물론 이온음료 시장에서 게토레이가 차지한 대단한 시장점유율을 원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퀘이커의 트레이드마크가 트로피카나에 멋지게 더해지면 펩시코의 아침 제품 라인업이 완성될 수 있을 거란 판단했다. 아침식사용 상품을 만들려는 펩시코의 노력이 그다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실험적트로 프레토레이 바를 만들었지만 질척이는 식감에 맛도 좋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매력이 떨어졌다. (-211-)

이런 생각을 하는 동시에 새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제풉들에 시선이 갔다. 지역 브랜드에서 만든 단순한 디자인의 시솔트 팝콘, 명인이 소규모로 생산한 튀지 않는 폰트의 음료볍 등 하나같이 천연이나 저칼로리, 무방부제를 홍보하고 있었다. 우리가 새롭게 라임을 첨가했음에도 젊은 여성이 다이어트펩시가 아닌 그린티 콤부차나 코코넛 워털르 집어 드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시장에는 수많은 제품이 밀려오고 있었다. 멋진 니치 브랜드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지만 확장하지 못한다면 급히 추락하고 마는 '붐-스플렛' 을 경험했다. (-293-)

힐러리를 배웅하며 단 둘이서만 잠시 걸을 기회가 있었다."몇 주 후면 CEO 자리에 오른다고 알고 있어요." 힐러리가 말했다."제 번호를 드릴께요. 대화 상대가 필요하면 전화하세요. 저랑 연결이 안 되면 제 스태프에게 전화하면 그쪽에서 저한테 연락을 줄 거예요. 당신에게는 항상 시간을 낼게요.쉽지 않은 역할을 맡고 있잖아요."

상원의원인 클린턴이 펩시코 CEO 와 알고 지내는 거야 이상할 일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날 오후 나는 힐러리에게서 그 이상의 진심을 느꼈고,CEO가 된 첫 주에 가장 먼저 내게 인사를 보낸 사람 또한 그녀였다. (-356-)

인드라 누이(Indra Nooyi, Indra Krishnamurthy Nooy)는 2006.10~2018.10 펩시코 Pepsico CEO 였으며, 2010년, 2011년 2011년 포춘 Fortune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경제인 50인에 꼽혔다.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그녀는 인도에서 잘나가는 집안에 사는 여성이었다. 인도에서,바늘 구멍 뚫기보다 어렵다 하는 IIM 캘커타 대학에 입학하였고, 이후 미국에서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된다. 백인 일색이었던 마을에서 ,여성으로서, 정해진 환경에 순응하고, 차선책으로 선택한 직장이,펩시코 CEO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남성 일색의 정재계는 미국 또한 다를 없었다. 신분이 있었고, 신분간의 계급이 존재했던 인도사회에서,여성으로서 선택한 일은 미국 또한 자유롭지 못했다. 자신의 커리어가 무엇이든 ,여성에게 책임과 의무, 역할이 중요하다. 가정에 충실하고, 집안에 헌신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남성 중심의 사회 시스템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필요했고, 스스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여성으로서, 해야 할 일,펩시CEO 로서, 경영자가 해야 할일에 대한 원칙을 세워 나갔으며, 집안일은 가정부를 별도로 두어서,자신의 역할을 대신하게 했다.

인도 여성으로서, 남성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책에 적혀 있었다. 펨시 CEO로서,기업의 명운도 주요하지만,여성으로서, 엄마로서의 역할도 주요하다. 남성이라면 그렇지 않다.가정에 소홀히 해도, 사회에서,역할을 다하면 되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대부분이다. 여성CEO에 비해,남성 CEO 에게 관대한 이유다. 페이스북 2인자 셰릴 샌드버그도 그러했고, 미국 상원의원이었던 힐러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즉 제2의 인드라 누이 가 되기 위해서, 여성으로서 자신의 역할은 무엇이며,세상이 나에게 주는 편견과 한계에 대해서,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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