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네임 이즈
한완정 지음 / 메이킹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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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자신이 공감하지 못하는 일에 애써 사랑과 긍정을 쏟지 않는 생명체이다. 그렇게 못한다고 생각한다. 가식으로는 그럴 수 있어도 진심어린 손길을 빈 깡통이 꽉 채워진 것처럼 연기할 순 없단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희 할머니의 자기소개에선 앞선 둘째 녹희 할머니에게서 보이지 않던 외로움이 느껴졌다. 막둥이로 태어나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다 큰 언니들이 시집을 가서 홀로 보내야 했던 시간이 많았던 것,모두 선희 할머니의 살믜 목적이나 의도에서 벗어난 일이었다. (-21-)

셋째 할머니는 유독 사물로 행복을 기억하고 계셨다.

어머니의 아이롱 주황 티셔츠, 큰언니가 선물해 주었던 파란 플라스틱 슬리퍼, 그리고 그걸 입고 신으며 입꼬리도 맑게 개었던 마음의 나날들., 얼마나 가족들의 사랑이 좋았고 고팠는지 알 것 같아 괜히 마음도 눈가도 축축해졌다. 유난히 나 자신이 좋았고 자랑스럽고,기뻤던 나날로 첫째 딸을 낳았던 시절을 꼽는 것도 자식에게만큼은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돌려주고 싶고, 조금은 부족했던 사랑은 그럴 일 없게 충족시켜 주고 싶은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사실 이것은 나에겐 모르는 영역이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느껴진다. 할머니는 이 형제들 중 누구보다 어머니의 사랑이 그리울 사람이라는 것을.그렇기에 누구보다 자신의 자식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주고 싶으셨을 것이라는 걸. (-53-)

그렇기에 나는 나이가 든다는 건 죽어가는 것이라고 할아버지의 말씀에 동의하면서도 부정하고 싶다. 그리고 자유와 젊음은 어쩌면 같은 결이 아니란 생각도 해 본다. 젊다고 해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고 나이가 들었다 해서 마음이 늙는 건 아니니까. 나이가 찰수록 옥죄는 걸 벗어던지고비고 자유로워지시는 분이 내 눈앞에 계셨기 때문에 산이든 바다든 전국을 여행하면서 죽음이라는 단어에서 오히려 자유로워지시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난 이것도 젊음이 아닐가 생각해 보았다. (-97-)

책 『마이 네임 이즈』은 첫째 이명희 할머니, 둘재 이녹희 할머니, 셋째 이선희 할머니, 그리고 막내 이은승 할아버지와 함께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살, 나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해 주었다.

주어진 삶에 대해서 성찰과 반성, 그리고 후회와 원망, 저자는 네 사람의 인생 발자국을 인터뷰, 혹은 구술을 통해서, 그들이 평감한 삶을 기록하고 있었다.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인간은 누구나 나이와 무관하게 청춘으로 남고 싶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제나 자유로워지고 싶은 삶이 있다. 내 안의 선입견과 편견을 덜어낼 수 있는 시간, 독서의 즐거움이 여기에 있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인정하며,공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평생 누구를 오해하고,미워할 수 밖에 없는 착각의 늪, 후회의 늪에 빠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자 족쇄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행복과 기쁨, 만족은 먼 곳에 있지 않았다.외로움을 덜어내고, 내가 가지지 못했던 것을 누군가에게 되물림하고 싶지 않다. 좋았던 일상, 긍정했던 일상이 내 마음 속에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에 있었다. 사람은 결국 삶 속에 반복된 죽음이 존재한다. 그 죽음조차도 긍정하고, 행복으로 느끼며 살아가며,살아있는 생명체나 사물에 대한 추억이 필요하다.아픔과 고통, 상처는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그것을 견디는 것은 오로지 내 몫이며, 삶에 있어서, 놓칠 수 없는 시간과 기억을 한나 하나 목록으로 만들어서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따스함과 행복은 남이 아닌 내가 만들어 준다는 것을 내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서 , 한 가족의 삶에서, 깨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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